리포터가 떴다 _ 안산 주민참여예산대회 참가기
안산 예산 우리가 만들어 볼까요?
‘청소년 문화공간 만들어줘요’ 정책 제안 1위
지방자치제도 시행 20여년. 과연 어떤 것이 스스로(自) 다스리(治)는 자치일까? 최근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주민들의 정치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 중이다. 그 중 가장 획기적인 방법이 예산편성에 주민의 의견을 반영하는 주민참여예산제도다. 안산시는 지난해 약 50억원의 예산을 각 동별 주민참여예산으로 편성했으며 올해는 동 단위 예산에서 벗어나 안산 전체 예산편성에 앞서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주민참여예산대회를 열었다. 12살 꼬마부터 여든이 넘은 어르신까지 200명의 안산시민이 참가해 내년도 안산시 예산편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정책제안에서 참았던 불만까지 쏟아진 참여예산대회를 취재했다.
다양한 연령 다양한 직업 안산시민 200인 참가
안산시민 200인이 참여해 직접 정책을 제안하고 예산편성을 요구하는 주민참여예산대회는 안산에서 처음 열리는 행사다. 가장 어린 참가자인 12살 김가온 양과 교복을 입고 예산대회에 참가한 고등학생 등 젊은이들과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다양한 직업을 가진 안산시민이 한양대학교 게스트하우스에 모였다. 모든 이들의 얼굴에는 직접민주주의를 체험한다는 설렘과 열정이 가득했다.
행사 시작에 앞서 진행 된 기념식. 김철민 안산시장은 “시민들이 다양한 의견을 받아서 시정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다짐했고 전준호 안산시의회의장은 “오늘 이 자리가 로마의 집정관들이 모여 직접민주주의를 시행했던 콜로세움 광장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예산 1조 5천억. 어디에 써야 할까?
간단한 기념식이 끝난 후 시민 200명은 각자 배정된 조별로 모여서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 진행은 진행자의 주도로 정해진 시간동안 정책을 제안하고 의견을 나누는 순서. 다양한 연령과 다양한 직업군이 모인 만큼 대회 참가자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도 다양했다. 최연소 참가자인 김가온양은 동물들이 자유롭게 놀고 만질 수 있는 ‘강아지 공원’을 만들어 달라고 제안했으며 어르신들은 ‘노인일자리 확대’등을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최대 3개까지 자신의 정책을 제안한 쪽지를 작성한 후 투표를 통해 조별 3개의 의견을 수렴했다.
리포터가 속한 토론 조에서는 주민센터 간호사배치, 학교 상담교사 지원, 한부모가족지원센터건립 등이 제안됐다. 학교상담교사 지원 정책을 제안한 단원고등학교 000양은 “어른들과 이런 토론을 하는 것이 처음인데 의견을 귀담아 들어줘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청소년 관련 정책 쏟아져
각 조별 토론에서 제안된 정책은 모두 60개. 다음 순서는 투표권 10개를 가진 참가자들은 자신이 공감하는 정책에 투표를 하고 20개 제안정책을 확정하는 것.
이 과정에서 참가자들의 가장 많은 공감을 끌어낸 정책은 ‘청소년 문화공간 확보’다. 20개 제안 정책 중에서도 그동안 정책결정에 소외되어 온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요구사항이 특히 많았다. 청소년 문화공간 확보와, 학교 상담교사 배치, 직업 인권교육 강화를 위한 지원 등 누구보다도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많이 담겼으며 시민들 또한 그들의 요구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시민들의 불만이 높은 안산시내버스노선을 편리하게 바꿔 달라는 요구도 4위에 올랐다. 그 밖에 복지시설에 대한 지원 강화와 환경 개선을 위한 투자, 사회안전망을 더욱 세심하게 다듬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20개 정책은 다시한번 그룹토의를 거쳐 정책제안과 이해충돌에 관해 토론을 한 후 시에 제출한 정책제안서에 정리됐다.
토론대회를 준비한 경실련 김경민 사무국장은 “최종 선정된 20개 정책은 안산시 내년도 예산 수립에 반영할 수 있도록 제안할 예정이며 각자가 제안한 정책도 함께 전달될 예정이다. 안산시민들이 시 예산에 관심을 갖고 적극 참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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