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 진로 캠프 - ‘학부모가 바라는 진로교육’
“진로교육은 아이가 행복한 직업 갖게 도와주는 것”
바람직한 진로 환경, 학교 학부모 사회가 함께 만들어야
지난 6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하 직능원)은 ‘진로교육 학부모 모니터단’을 발족했다.
모니터단은 교육부가 진행하는 진로교육에 학부모 아이디어를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국무총리 산하 국책 연구기관인 직능원이 전국에서 응모한 학부모 300여 명 중 70명을 선발했다.
내일신문은 직능원에서 운영하는 6개 모니터단 중 1차 팀보고서 최우수 팀으로 뽑힌 ‘징검다리 팀’을 지난달 31일 무주에서 만났다.
대다수 학부모들은 성적 중심 줄 세우기식 입시교육 속에서는 한국의 진로교육 문제점을 지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충청?전라 지역 학부모로 구성된 징검다리팀은 “학교와 사회 학부모가 함께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를 살아갈 우리 청소년들을 위해 어떤 진로교육이 바람직한지 진로교육 학부모 모니터로 활동하는 징검다리 팀 의견을 모아 지면에 옮겼다.
* 징검다리팀 토론 모습. 이 토론은 팀원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1박2일
자녀 동반 진로교육캠프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이날 토론 참여자는 좌로부터 손경화(43 광주) 송민희(46 천안) 윤순미(41 광주)
강현희(38 전주) 정성진(37 전주) 모니터 5명이다.
- 진로교육에 대한 생각은
강현희(이하 강): 아이들이 자신이 가야 할 길, 가고 싶은 길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손경화(이하 손): 아이가 무엇을 자신있어하고 즐거워하는지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는 것이다. 나는 현재이지만 내 가능성은 미래이다. 꼭 꿈을 지금 당장 정해야만 하나?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내 아이 미래 울타리를 미리부터 좁힐 필요는 없다.
입학사정관제도 꿈과 연관 있는 스펙을 갖춰야 인정받는다. 꿈과 다른 탐색을 해보면 왜 안 되는가. 내가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면서 살고 싶은지 찾는 것이 진로 아닌가.
윤순미(이하 윤): 내가 원하는 내 아이의 직업을 아이도 진정 원할까의 문제도 크다. 직업이 생계유지만 아닌 그 이상 자아실현까지 생각해야 한다면 진로교육이 단지 대학진학과 취업을 목표로만 해야 하는지 더 고민해야 한다. 진정 아이들이 원하는, 자신에게 적합한 일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 현재 진행하는 진로교육, 무엇이 문제인가
강: 진로관련 수많은 교육을 받아봤지만 대부분 진로교육 강사들은 성격유형 검사 등 다양한 검사자료를 직업 선택 시 참고하기 좋게만 가르친다. 엄마가 원하는 직업에 맞춘 교육이다. 이런 교육을 받은 학부모는 진로라는 이름으로 아이에게 직업에 대한 제한적인 선택을 하게 하고 아이를 더 잡게 만든다. 진로를 이용해서 결론은 ‘공부해야 돼’로 처방전 제시하듯 끌고 가는 학부모들이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과제다.
송민희(이하 송): 진로를 언급하기 전 아이와 친밀한 교류가 먼저다. 특히 천안은 비평준화지역으로 고교 선택부터 아이들에게 상당한 고충이 따른다. 사춘기 시기 진로를 주제로 더 많이 대화해야 하는데 근본적인 부모자식간 신뢰가 없다면 원만한 진로교육은 힘들다.
손: 진로체험교육들은 거의 형식적인 체험 일색이다. 아이들이 제대로 알고 진로를 결정하거나 직업을 선택하기 어렵다.
윤: 교육정책을 제정하고 집행하는 사람들이 수많은 공문과 형식에만 기준을 두고 정작 아이들의 특성과 의사는 반영하지 않기 일쑤다.
송: 정치는 우리 생활과 정말 밀접하다. 정권만 바뀌면 또 바뀌는 교육정책, 정치인들이 좌지우지하는 교육정책 때문에 이 땅의 학부모들은 또 풍랑이 이는 파도에 떠밀린다.
- 진로교육의 구심점은
이구동성: 학교다. 진정한 구심점이 되기 위해 개선이 매우 필요한 곳이다.
정성진(이하 정): 유치원에서 학교가 필요한 인성교육기반을 만들어 보낸다. 학교가 많이 변화했다고 하지만 아직도 교사에게 맞추는 수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강: 새학기가 되면 담임의 성향에 따라 아이 반응이 다른 것을 다들 봐왔을 것이다. 교사들 안목과 관점에 따라 아이들이 바뀐다. 학교와 교사는 아이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윤: 교사 중심 수업, 학교규정에만 얽매인 학생지도, 입시위주 진로지도 모두 문제다. 부모들도 어쩔 수 없이 학교가 원하는 교육을 시키게 된다. 획일화된 교육이 만연하는 이유다.
손: 학교가 아이들 다양성을 인정해야 창의적 인재양성도 가능하다. 교과서에 소개한 직업들은 아주 일부고 교사들도 직업세계에 관한 경험이 적다. 학교는 다양한 직업세계와 또 파생된 직업들에 대해 현실과 정합하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한다.
송: 재능과 소질이 있어도 성적 앞에 무력해지기 쉽다. 하물며 마이스터고도 공부를 잘해야만 갈 수 있다고 한다. 획일화된 스펙 쌓기 진로교육이 아니라 유연하고 다양하며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진로교육이 시급하다.
- 학교가 진로교육을 제대로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송: 아이 학교에서 보충수업 시간에 배드민턴 방과후교실을 진행한 적이 있다. 스포츠를 폭넓게 접할 수 있어 나는 반가웠는데 다른 학부모들은 그 시간에 공부 안 시킨다고 불만이 많았다고 하더라. 학교가 바뀌려면 학부모들도 바뀌어야 한다.
강: 현재 초중고 학생들 학부모 대부분 학창시절 제대로 된 진로교육을 받지 못했다. 지금은 그때와 너무 다른 사회 여건이 진로교육을 더욱 어렵게 한다. 제대로 된 진로교육을 위해 학부모 대상 내실 있는 진로교육이 필요하다. 아버지들 교육 참여가 필요하다는 생각만으로 그칠 것인가.
정: 아이들 꿈을 보면 돈 많이 버는 직업을 갖기 위해 세상을 유지하는 수많은 직업들이 매도당한다. 국회의원과 버스기사, 둘 다 없어서는 안 될 직업이다. 그러나 엄청난 보수의 차이가 있다. 이 차별을 줄여야만 우리 아이들은 무슨 직업을 택하든 행복한 직업을 가질 수 있다. 사회가 반성해야 하는 부분이다.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l.net
■ 진로교육 고민하는 학부모들에게 추천해줄만한 책
* <행복한 진로학교> 박원순 외 7인 저, 시사인북 출판사.
박원순 임영신 등 7인의 멘토가 전하는 직업 찾기 발상전환에 대한 신선한 경험담을 담았다.
* <세상이 학교다 여행이 공부다> 박임순 저, 북노마드 출판사.
교사라는 천직을 버린 부모와 학업을 끊은 세 아이들 이야기. 학교 밖 세상을 통해 자녀교육은 속도가 아닌 ‘방향’임을 일깨워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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