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병훈, 최선 2인전 ‘흰 대나무 그림으로부터’

회화와 설치작업으로 재탄생한 ‘열녀서씨포죽도’

지역내일 2013-09-06
조선후기 이명기의 작품 ‘열녀서씨포죽도’는 깨끗하고 정갈한 필체로 그려진 집 한 채, 그 뒤로 초록의 숲이 우거진 그림이다. 그림 속에는 이른 나이에 남편과 사별한 서씨부인의 서러운 뒷모습이 담겨있는데, 그녀의 사무친 정이 깊어 푸른 대나무 밭에서 하얀 돌연변이 대나무가 솟아났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TV에 소개된 ‘열녀서씨포죽도’를 통해 직접 이 그림을 만나본 최선, 도병훈 두 작가는 인간 내면의 깊은 감각을 일깨우는 감흥의 힘을 각자의 개성을 살린 회화와 설치작업으로 표현하기로 했다.
‘흰 대나무 그림으로부터’는 조선후기 이명기의 작품 ‘열녀서씨포죽도’의 현대판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도병훈 작가는 인류문명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으로부터 시공간 속의 존재를 탐색하면서 현대회화 작업을 해온 작가로, 이야기의 주인 서씨 부인의 후손이기도 하다. 그는 ‘열녀서씨포죽도’를 보면서 “나라는 한 개인은 한정된 시간 속에 살지만, 그 형성과정은 장구한 역사 속에 사는 존재임을 느끼게 됐다”고 피력한다.
최선 작가는 구제역이나 불산 유출 사건을 다룬 오브제 작업 등 인간 마음의 근원을 흔드는 현대미술작업을 활발하게 발표해온 작가로, 이번 전시에서는 자연의 본능적인 성질과 법칙들이 내재되어 있는 담쟁이와 칡넝쿨을 벽면에 설치한다. 설치된 넝쿨 식물들이 전시의 시간흐름에 따라 변화된 모습으로 펼쳐지는 것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전시일정 ~9월12일(목) 화~일 오후12시~7시
전시장소 대안공간눈 제1,2전시실
관람료 무료
문의 031-244-4519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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