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 하러 갈 때 꼭 알아야 할 것들

벌 쏘임에서 전염병까지 위험요소 많아

쓰쓰가무시증 5년새 40% 늘어

지역내일 2013-09-06 (수정 2013-09-06 오후 9:33:04)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 오면서 집집마다 벌초가 한창이다. 요즘은 벌초를 해주는 업체가 있어 직접 하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조상을 잘 모셔야 한다는 유교적인 관습은 여전하다.

몇 해 전 홍천에 있는 시부모의 산소에 벌초하러 갔을 때의 일이다. 벌집이 눈에 보이지도 않았는데 무성한 풀숲 사이에서 출몰한 벌떼 때문에 깜짝 놀라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다행이 수 십 마리밖에 되지 않은데다 벌떼가 나타나면 최대한 자세를 낮추고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다는 말을 들었던 것이 생각나 한참을 남의 산소 옆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워낙 흔하게 발생하는 일이라 ‘그까짓 것’ 쯤 하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당장 내 앞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면 당황하기 일쑤다. 벌초할 때 주의해야 할 것들, 알고 있더라도 다시 한 번 상기하자.




첫째, 벌집을 건드렸다면
안전사고 유형 중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면서도 위험한 사고가 벌 쏘임이다. 행여 말벌 집을 잘못 건드렸을 때 말벌의 집중 공격을 받게 되어 목숨까지도 위협 받을 수 있다. 벌에 쏘이는 것을 예방하려면 향수나 짙은 향이 나는 화장품, 헤어스프레이 등의 사용을 금하고 밝은 계통의 옷은 피한다. 만약 벌에 쏘였을 때는 응급처치로 벌침이 박힌 곳을 신용카드나 전화카드 등으로 밀어내는 것이 좋다.
민감한 체질인 경우 간혹 쇼크가 일어날 수 있으니 얼음찜질로 통증과 부기를 가라앉히고 안정을 취한 후 119에 신고하여 즉시 병원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둘째, 예초기를 사용할 경우
예초기를 사용할 때는 긴 장화, 정강이 보호대, 긴소매 옷, 장갑 등을 착용하고 되도록 보호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칼날이 돌에 부딪히지 않도록 주의하고 혹시 작은 돌 등 이물질이 눈에 들어갔을 경우 고개를 숙이고 눈을 깜박여 눈물과 함께 자연적으로 이물질이 빠져나오게 한다. 예초기 사용 중에 상처를 입었다면 상처 부위를 깨끗이 씻고 소독약을 바른 후 병원으로 이동하는 것이 좋다. 만약을 대비해서 벌초하러 가기 전에 파상풍 예방접종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셋째, 독뱀에게 물렸다면
가을철 뱀은 독성이 높아 독사에게 물리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뱀에 물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두꺼운 등산화를 신고 잡초가 많아 길이 잘 보이지 않을 때는 지팡이나 긴 장대를 이용해 안전한 지 확인하는 것이 최상이다.
혹시 뱀에 물린 사람이 있을 때는 환자를 눕혀 안정을 취하게 하고 움직이지 못하게 한 후 물린 부위가 통증과 함께 부풀어 오르면 물린 곳에서 5~10㎝ 위를 손수건이나 끈 등을 이용해 묶고 병원으로 이동한다.




넷째, 유행성출열혈과 쓰쓰가무시 주의보

벌초를 다녀온 후 발열이나 오한, 두통, 발진 등과 같은 증상으로 입원을 했다가 불과 며칠 사이에 사망한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특히 야외 활동이 많은 9월에서 11월 사이에 감염된 진드기(유충)에 의해 전염되는 쓰쓰가무시증과 야생 쥐 등의 소변과 분변의 접촉으로 인한 유행성출열혈이 자주 발생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쓰쓰가무시 같은 경우 백신이 없고 발생 즉시 항생제를 투여해야만 증상이 심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쓰쓰가무시는 최근 5년간 40%나 발생률이 증가했고 사망률 또한 높다. 비슷한 경로를 통해 감염되고 증상 또한 유사한 전염병으로는 렙토스피라증과 SFTS(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이 있다.
야외활동을 할 때는 긴 소매, 긴 바지를 입고 활동하고, 되도록 풀밭에 앉지 말고, 산소 주변에 고여 있는 물웅덩이에 들어가지 않도록 한다. 집에 돌아온 즉시 목욕이나 샤워를 하고 옷은 바로 세탁하는 것이 좋다.

해마다 반복되는 일인지라 자칫 주의력이 떨어져 준비를 소홀이 할 수 있다. 철저하게 대비하면 화를 면할 수 있지만 준비하지 않으면 일이 닥쳤을 때 당황할 수 있다. 벌초하러 가기 전 잠깐만 생각하자.

최선미 리포터 ysbw@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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