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철 앞둔 안산, 전세 물량이 없다!

저금리 지속으로 ‘전세→월세’ 전환 아파트 늘어

지역내일 2013-09-04

“신도시 주변은 전세 물건 자체가 없습니다. 전세가 나오면 바로 연락을 달라는 대기자가 여러 명이지만 물량이 없으니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아요. 물건이 나와도 몇 백에서 몇 천씩 가격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_ 안산 고잔동 A부동산 관계자
“초지동 소형평수의 경우 월세 물량은 좀 있지만 전세 물량은 없어요. 전세 만기가 되는 물량 중에는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도 많아요. 소형평수를 구입해서 월세를 놓는 경우도 있어서, 소형평수는 중·대형에 비해 매매나 월세 거래가 조금 더 되는 편입니다.” _ 안산 초지동 B부동산 관계자

전세는 물건이 없고, 매매는 거래가 없고
아파트 전셋값이 연일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여기에 전세 품귀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일부에서는 집값보다 전셋값이 더 비싼 역전 현상도 벌어졌다.
안산도 예외는 아니다. 전세 품귀현상이 빚어지면서 세입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지난 8월 30일, 리포터가 안산지역 부동산을 돌았을 때도 부동산 업체 관계자들은 “전세를 찾는 사람은 많지만, 전세 물건은 없다”라고 공통되게 설명했다.
사동에서 만난 C부동산 관계자는 “지금까지 부동산이 이렇게 조용한 경우는 처음이다. 전세는 물건이 없고 매매는 거래가 되지 않다보니 부동산을 찾는 사람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의 자료에 따르면 8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지난달보다 0.13% 하락(경기도는 0.23% 하락)했다. 반면 전세값은 물건 부족 현상과 수요가 늘어나면서 0.42% 상승했다.
이처럼 전셋값이 상승하고 있는 이유는 주택 구입을 원하는 수요자들이 주택 매매 시장의 불안정성 등을 이유로 구입을 미루고 전세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고잔동에서 만난 D부동산 관계자는 “아파트를 투자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크게 준 것 같다. 더 이상 아파트 가격이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다. 그렇다보니 무리한 구입보다는 전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매매 시장은 판매자와 구매자가 생각하는 가격 차이가 크다보니 거래가 쉽지 않다. 대형평수는 최근 가격이 많이 하락했지만 구매를 하려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선부동에 있는 한 부동산에서 만난 박모(35) 씨는 “내년 봄에 결혼할 계획인데, 전세로 신혼집을 차릴 예정이다. 지금 가진 돈에서 조금 대출을 받으면 구입도 가능하지만 그럴 생각은 없다”고 했다.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집주인들이 전세 물량을 보증부 월세(보증금을 내고 일부는 월세로 내는 방식)로 전환하는 현상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소형평형뿐만 아니라 중·대형평형도 월세로 전환되면서 월 80∼100만원의 월세를 내는하는 아파트도 늘었다.  

안산 전셋값 얼마나 올랐을까?
안산지역 부동산 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아파트 전셋값은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최소 몇 백만원에서 몇 천만원까지 상승했다고 했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평균 아파트 전세가율(매매 가격에서 전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8월 9일 기준으로 57.21%로 지난 2001년(60.16%) 이후 12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경기도는 평균 전세가율이 59.85%로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있어 조만간 60%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산지역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는 대부분 평균 전세가율이 60%를 넘어섰고 일부 아파트는 80%에 육박했다. 초지동 그린빌18단지 15평형의 경우 매매가격은 1억3000만원∼1억3700만원 정도이고, 전세는 1억원 이상에서 거래가 되고 있다.
초지동 E부동산 관계자는 “그린빌18단지는 매매가 대비 전셋값이 워낙 높다보니 전세를 구하러 왔다가 매매로 돌아서거나 투자를 위해 구매를 하기도 한다”며 “15평형은 2000만원 보증금에 월 45만원∼50만원선”이라고 말했다.

이춘우 리포터 leee874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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