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을 평화롭게 하는 은은한 연잎 향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성남아트센터 큐브미술관 2층 입구에 아는 사람만 가는 아담한 카페, ‘예랑’이 있다. 레트로 풍의 심플한 원목가구에 화려하고 따뜻한 질감의 쿠션들이 벽면을 따라 올망졸망 놓이고 그 위로 별자리 장식이 어우러져 북유럽의 목가적인 느낌이 펼쳐지는 곳. 치즈나 오픈샌드위치가 어울릴 것 같은 이곳은 의외로 음료와 더불어 간단하게 연잎 밥과 전통차 세트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개인 쟁반에 담아 나온 연잎 밥은 보기에도 깔끔해서 이곳에 딱 어울리는 메뉴이다. 연잎 밥은 각을 잡아 얌전하게 연잎으로 싸고 쪄낸 후 하얀 무명실로 묶어내어 단정한 자태를 뽐낸다. 촉촉하고 쫀득한 찰밥에는 연근과 은행, 대추, 콩 등이 들어가 구수하면서 달큰한 맛을 낸다. 연잎은 피를 맑게 해주고,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여 세포노화를 막아주며 암을 유발하는 유해산소를 제거해주는 항산화 작용과 항암작용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 당뇨병 등 각종 성인병을 방지해 주기도 한다.
찬으로는 담백한 맛이 나는 열무 얼가리 된장국과 정갈한 장아찌 세 가지가 곁들여 나온다. 먹으면 약이 될 것 같은 장아찌는 머위, 씀바귀, 민들레, 방풍, 참나물, 마늘종 등을 이용해 주인장이 직접 담근 것. 향과 맛이 좋아 자꾸 손이 가게 된다. 어느새 동이 난 아쉬운 찬그릇과 찻잔을 다시 채워주는 푸근한 인심도 정이 간다.
‘예랑’의 오정선 사장은 아들과 함께 간단한 건강식과 몸에 좋은 전통차 개발에 힘쓰고 있다. 아이들 간식으로 몸에 해로운 설탕이 많이 들어간 케이크보다 예쁘게 생긴 설기 떡을 권한다. 앞으로 우리 음식을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집안의 내림음식에 관한 책을 10여명이 모여 집필하고 있다. 책은 내년 상반기에 출판될 예정이라고 한다. 5월엔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떡 전시회도 가졌고 장한나의 앱솔루트 클래식 음악회의 VIP 다과도 준비했다.
연잎 밥, 답례용 떡과 떡 케이크도 주문 가능하다. 주차비는 3시간 무료로 여유 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지만 많아야 20여 명이 앉을 수 있어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아늑한 사랑방에서 건강식으로 힐링하는 곳, 한번 가보면 마음이 따스한 누군가를 데려가고 싶은 곳이다. (문의 031-702-2181 성남대로 808 성남아트센터 큐브플라자 2층 미술관 옆)
이지윤 리포터 jyl2011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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