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일에, 아이들 돌보느라 바쁜 주부들의 정리정돈을 도와주는 정리 & 수납 컨설턴트가 인기다. 정리와 수납을 통해 생활의 활력과 일자리를 찾은 정리수납의 달인들. 그들을 통해 복잡한 집안 살림을 똑 부러지게 정리하는 법부터 취업과 창업 노하우까지, 정리 수납 전문가의 세계를 들여다보았다.
유광은 리포터(lamina2@naver.com)
진작 이런 강의를 들었으면 살림살이가 훨씬 편했을 것을
“냉장고 안의 불빛이 어두워지면 무슨 생각이 드시나요? 저는 음식물이 너무 많구나하는 생각에 장을 보지 말고 냉장고 음식을 먼저 해결하자는 생각을 해요. 이것이 가장 기본이 되는 정리지요.”
강미연 수납 컨설턴트의 말에 수강생들은 모두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떡거린다. 매주 금요일 영등포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열리는 정리수납컨설턴트 2급 강좌의 모습이다. 작년 9월에 개설해 지금까지 꾸준히 인기를 모으는 강좌다. 이날은 2급 강좌의 마지막 날, 냉장고, 욕실, 책장 정리 노하우가 줄줄 이어진다.
강의를 듣는 수강생들은 모두 열 명 남짓. 그 중 청일점 한 명이 눈에 들어온다. 주부들 사이에서 앳된 모습으로 열심히 적는 모습이 열성적이다. 대학생 이태현씨다.
“정리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어서 왔어요. 일을 할 때마다 물건을 찾느라 애를 먹어요. 그래서 일도 잘 진행이 안되구요. 주변 정리가 안 돼 있으니 머릿속까지 복잡해지는 느낌이었어요. 강좌를 통해 정리 수납하는 것도 배웠지만 무엇보다 좋은 습관 하나를 얻게 돼 만족스러워요.”
새내기 주부들과 달리 주부의 연륜이 돋보이는 이영훈씨는 굳이 정리정돈 강좌가 필요 없을 듯 보인다.
“이제까지 전업주부로 지내왔어요. 정리정돈을 잘하는 편이라 주위에서 정리, 수납 전문가를 해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요. 길게 보면 비전도 있고 해서 자격증을 따 취업을 할 생각이에요. 실습 겸해 지인의 집을 정리해 주었더니 아주 좋아하더라구요. 덕분에 자신감이 생겼지요.”
강미연 수납컨설턴트는 정리수납 강좌는 주로 40대 이상의 주부들이 많이 참가한다고 한다. “전업주부로 지내다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은 주부들이 많이 신청하세요. 요즘은 군 입대를 앞둔 청년들이 옷 개는 법 등을 배우러 오기도 해요. 사업을 염두하고 강의를 들으러 오시는 분들도 많아지고 있어요.”
집안 정리는 물론, 자격증 취득 후 취업 창업도 가능 한국정리 수납컨설턴트협회에서 주관하는 정리 수납 컨설턴트 자격증은 크게 두 가지다. 기초과정인 2급과 고객 상담 및 강사 등으로 활동 가능한 1급이다. 2급 강좌는 1회 세 시간씩 주 5회 과정. 이 과정을 마친 수강생들은 정리수납관련 시험과 실습 포트폴리오를 제출해 통과하면 2급 자격증을 따게 된다. 여기에 좀 더 전문적인 정리 기술과 현장 실습까지 겸하면 1급 자격증까지 취득할 수 있다.
2급 자격증 필기시험을 앞두고 있는 조호은 씨는 미래의 꿈을 위해 이 과정을 배우고 있다. “직장생활을 하다가 집에 있어보니 좋기도 하지만 소속감이 없어 우울해 지기도 해요. 경제적 이유보다는 미래의 나를 위해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신청하게 됐어요. 열심히 배워서 나만의 일을 해보고 싶어요.”
영등포여성인력개발센터 황수향 프로그램 담당자는 “대부분의 주부들이 살림에 도움을 얻고자 정리수납을 배우러 왔다가 자연스럽게 취업으로 이어진다”며 “이러한 여성들의 경제적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센터에서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전한다.
영등포여성인력개발센터는 오는 10월부터 두 달 동안 수납 컨설턴트 1,2급 자격증 취득이 가능한 국비지원 강좌를 개설한다. 국비지원이기 때문에 수강료는 없다. 소득에 상관없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지만 면접을 통해 수강 대상자를 선정한다. 선정기준은 취업에 대한 강한의지라고 한다. 창업과 취업을 준비하는 주부들에게는 좋은 기회다.
수업을 마무리하는 시간. 나이 지긋한 주부의 강의 소감이 인상적이다.
“살아오던 방식대로 그대로 살아가면 되는 줄 알았는데 이곳에 와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제가 많이 발전한 것 같아 행복합니다.”
강의실 문을 나서는 수강생들의 손엔 강좌 수료증이 쥐어져 있었다. 그들의 미소엔 정리수납의 노하우를 전수받은 뿌듯함과 새로운 꿈을 향한 설렘이 담겨 있었다.
새 학기를 맞는 아이들을 위한 책꽂이 정리 노하우
1. 책제목이 잘 보이게 꽂는다.
2. 책을 쉽게 뺄 수 있을 정도로 약간 여유 있게 꽂는다.
3. 책을 달력이나 연필꽂이 등으로 가려 놓지 않는다.
4. 책장도 작은 도서관이라 생각하고 종류별로 분류한다.
5. 책꽂이에 책이 빽빽할 때는 중간에 액자를 두어 여유를 둔다.
영등포구여성인력개발센터 국비지원 정리 수납 컨설턴트 강좌
10.1~11.27 (월~금) 취업희망 미취업여성
정리수납 컨설턴트 1급 및 2급 자격증 취득 가능
www.ywcajob.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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