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는 단지 시원한 바람만을 가져다주는 도구에 불과할까? 아니다. 우리의 작은 바람, 소망을 담아내는 것이 또한 부채다. 예부터 부채에서 일으키는 바람 역시 그런 바람을 담아냈다는 점에 착안, 여름의 무더위를 날려 버릴 5색(色) 바람이 선보인다.
▷바람 하나. 옛 바람_ 부채의 역사와 정치성에 대한 이야기로 전설 속의 서왕모 부채, 고구려 고분벽화 속 부채, 후백제왕 견훤이 왕건의 고려 건국 소식을 듣고 보낸 부채는 모두 깃털부채였다. 옛 바람은 세상을 교화하기 위한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존재였다.
▷바람 둘. 어진 바람_ 조선시대 왕이 매년 단옷날 신하들에게 준 부채에는 왕의 마음이 담겨있었다. 백성을 생각하는 왕의 마음은 “은혜의 부채(중략), 궁궐에서 새로 만든 것이기에 긴 여름도 그것 때문에 시원했지”라는 다산 정약용의 글에서도 잘 엿볼 수 있다.
▷바람 셋. 맑은 바람_ 부채의 기능은 단연 시원함, 고려나 조선 사대부들은 이를 그림으로 담아내려고 했다. 부채에 펼쳐진 절경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은 힐링 그 자체였다. 고려의 부채, 고려선이 대표적이다.
▷바람 넷. 아름다운 바람_ 사대부들의 접는 부채와 달리 민간에서는 단선(團扇)이 사용됐는데, 그 용도는 외출 시 얼굴가리개, 벌레를 쫓거나 불을 피울 때, 혼례나 제례용, 판소리 때 흥을 고조시키는 역할 등으로 다양했다. 이런 부채에서 불어오는 8덕선(八德扇)의 바람은 분명 아름다운 바람이었다.
▷바람 다섯. 새로운 바람_ 선풍기, 에어컨의 등장으로 부채의 기능은 후퇴된 대신 예술적인 측면이 부각됐다. 부채바람을 통해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하고, 행복을 열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현대작가의 부채그림에 담겼다. 새로운 바람은 지친 현대인들에게 생기를 주고, 마음과 마음을 전달하는 유쾌한 바람일 것이다.
3점의 보물, 5점의 지정문화재를 포함해 전통과 현대 부채, 그리고 부채 관련한 장식품 등 모두 122건의 187점이 출품되어 우리 부채의 다양함을 만날 수 있다. 부채의 역사성과 예술성뿐만 아니라, 부채에 담긴 의미를 되새기고자 하는 메시지 ‘부채특별전: 5색바람이 분다’를 통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시원함을 만나게 된다. 청곡부채전시관 금복현 관장의 특별전 기념 ‘부채의 역사와 종류’ 강연회도 9월26일 오후2시에 열릴 예정이다.
전시일정 ~11월3일(일) 오전10시~오후6시
전시장소 경기도박물관 기획전시실, 중앙홀
관람료 성인 4천원, 초등*청소년*군인 2천원(경기도민 50% 할인)
문의 031-288-5400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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