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탐방길-전라북도 순환관광(군산·선유도권)
우리가족 올 여름 휴가 ‘전북순환관광버스로’ 떠나요!
선유도 자유여행·새만금 상설공연까지...맞춤식 알짜여행?
아이들 여름방학이 막바지에 이를 즈음 좀처럼 맞추기 어렵던 아빠의 휴가와 맞물리는 날 이 있었다. 그날을 놓치지 않고 우리가족은 전북에서 자랑하는 ‘만원의 행복’이란 여행상품에 합류하기로 했다. 애초 우리가족은 올 여름 휴가지로 선유도를 낙점했는데 비싼 숙박료로 포기해야만 했다. 그런데 ‘도의 지원(?)’까지 받으며 이렇게 선유도에 발을 디디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구나!
일 년 중 이맘때가 가장 복잡하고 시끄러울 곳이지만 그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나서보기로 했다. 자동차가 아닌 배라는 조금 낯선 교통수단으로 떠나는 이번 가족여행에 우리는 조금씩 설레기 시작했다.
* 선유해수욕장
도내 유명 관광지, 전북순환관광버스로 떠나세요!
얼마 전 도내 문화와 역사, 관광명소를 한눈에 둘러보고 체험할 수 있는 관광상품인 ‘전북순환관광버스’가 올 여름 휴가철을 맞아 군산과 선유도 코스를 확대 운영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우리가족은 계획했던 선유도로의 여행이 무산되면서 나름 실망하고 있던 터라 저렴한 비용(1인 25,000원 유람선·공연비 포함)으로 선유도와 새만금 상설공연까지 볼 수 있다는 ‘전북순환관광버스’가 반갑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군산·선유도권 코스는 예약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순환관광 운행코스 중 여름철에 가장 인기가 많은 코스라 한 가족이 여행취소를 하지 않았더라면 우리에게 이번 기회는 없을 뻔했다.
“엄마! 그런데 무슨 사람이 이렇게 많아요? 이 사람이 다 우리랑 같이 가는 거예요?” 종합경기장 앞에서 순환버스를 기다리며 작은 아들이 하는 말이다.
그렇다. 원래 ‘전북관광순환버스’는 타 도 관광객을 유치하고 전북을 알리기 위해 만든 상품인데 도민들이 더 많이 이용하는 듯 싶다.
오늘 우리가 떠나는 군산·선유도로의 여행은 야미도에서 유람선을 타고 선유도 도착 후 자유시간을 갖고 다시 40분가량 고군산군도를 유람한 다음 새만금상설공연관람, 새만금방조제를 달려 김제 벽골제 농경문화 박물관을 둘러보는 일정이다.
* 우리가 탄 선유도 유람선 일억조 호
전동차를 탈까? 자전거를 탈까?
평소에 크루즈 여행을 해 보고 싶다던 아이들이다. 그래서 유람선에 몸을 실으며 내심 기대가 컸는데 생각보다 육지에 발을 빨리 디디게 되었다.
선유도에 도착하면서 우리 가족은 이견을 보이기 시작한다. 초행이라 길을 모르니 같이 전동차를 타자는 쪽과 남자들이다 보니 좀 더 독립(?)적인 자전거 여행을 하자는 쪽이다.
결국 자전거(1시간 3,000원)를 이용하기로 하고(사실 서두르지 않아 전동차가 이미 동이 나 선택의 여지가 없었음) 자전거 대여점으로 이동해 보지만 그곳도 이미 만원이다.
* 자전거 대여점
우여곡절 끝에 선유도를 샅샅이 뒤질 기회가 생긴 우리는 망주봉-선유해수욕장-장자대교- 장자도를 돌아 나와 선유대교까지 향한 뒤 선유 3구 선착장으로 되돌아 왔다.
너무 아쉽다. 선유도에서 자유시간(2시간)이 너무 짧다보니 맘 편이 선유도를 즐기기엔 여유가 없다. 바지런을 떨며 자전거 페달을 밟아 보지만 두 아들에게 눈총을 받기 일쑤다.
“느림보 엄마! 자전거도 잘 못타면서 사진 찍느라 더 늦잖아요?” 아들 녀석이 톡 쏘아 붙인다. “아들아! 우린 여행을 온 거지 자전거 경주를 온 게 아니란다!”
선유해수욕장에 발이라도 담가 볼 요량으로 돗자리와 간단히 먹을 간식도 챙겼건만 땅위를 구르는 바퀴달린 물건으로는 무리인 듯. 자전거로는 4개 섬(무녀도-선유도-장자도-대장도)을 다 돌아보려면 4시간은 꼬박 걸린다더니 그 말이 맞다. 신선이 되어 구름을 타고 선유도 상공을 날지 않는 한 우리에겐 불가능한 일이었다.
결국 선유도는 우리가족 ‘다시 와 봐야 할 곳’에 리스트를 올리게 되었고, 합장하며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는 신기리 포구의 빨간 등대를 뒤로 하고 배에 몸을 싣는다.
* 두 손 합장하고 기도하는 신기리 빨간 등대
새만금 상설공연, 관객과 하나되어 그 재미도 “판타스틱해요!”
점심시간의 야미도항은 식당보다 찾은 이가 더 많은 듯. 어느 식당마다 분주하다. 시도 때도 없이 자장면을 찾는 아이들을 달래 바지락 칼국수로 점심을 해결하고 빨간색 지붕을 하고 손님들을 맞는 아리울 예술창고로 향했다.
* 새만금 상설공연
새만금 상설공연 ‘판타스틱’은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내용으로 영상과 뮤지컬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으며, 그 속에 판소리 난타 국악이 녹아 있다. 역시 세계인이 찾는 곳이라 공연도 외국어 자막까지 친절하게 올라오며, 대사 없이 배우의 몸짓과 표정으로 꾸며져 관객들이 빠져들게 한다.
6월까지만 하기로 했던 ‘판타스틱’이 인기몰이로 8월에 막을 내리게 되었다는데. 9월부터는 무대 위에서 음식이 직접 요리되고 국악이 직접 연주되는 ‘아리울 쿡’이 무대에 오른다.
그리고 우리는 한반도 지도를 바꾼 새만금 방조제를 가로 지른다. 또 곧 육지가 될 바다를 바라보며 아이들의 새로운 미래도 설계해본다. 그리고 국내 최고최대의 농경유적으로 평가받고 있는 벽골제에 들러 농경문화적 가치와 중요성을 다시한번 일깨워보고 전주로 향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속에서 점처럼 찍힌 고군산군도의 아름다운 섬들이 파노라마처럼 뇌리를 스친다. 몹쓸 사춘기가 찾아와 사진 찍기를 무엇보다 싫어하는 큰아들 녀석 때문에 온전한 가족사진 한 장 못 남기고 또 구석구석 돌아보지 못해 아쉬움이 크게 남는 선유도.
전북의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역사와 문화까지 즐길 수 있는 ‘전북순환관광버스’ 덕분에 올 여름 사랑하는 사람들과 멋진 추억을 담기에 충분한 여행이었다.
문의 : 남북여행 063-285-8800/ 순환관광버스 홈페이지 (www.jbtour.or.kr)/ 전라북도 문화관광 홈페이지(www.gojb.go.kr)
김갑련 리포터 ktwor04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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