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해 취득세율을 인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8월말까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정기국회에서 입법화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안전행정부, 국토교통부는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합동브리핑을 열고 이러한 내용의 합동의견을 발표했다.
정부는 합동의견에서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해 취득세율을 인하한다는 기본 전제하에 관계부처 간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지방세수 보전 문제는 지방소비세ㆍ지방소득세 등 지방세제 개편을 포함한 중앙ㆍ지방정부 간 기능조정에 따른 재원조정 문제를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8월말까지는 관계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한 후 정기국회에서 입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6월 말로 취득세 감면이 종료된 이후 거래 절벽 현상이 나타나면서 시장 활성화를 위한 업계와 경제계의 취득세 감면 연장에 대한 꾸준한 요구가 있었다. 이런 우려는 실제 현실로 나타났다.
부동산써브가 전국 회원 중개업소 1천63곳을 대상으로 “지난 6월 말 취득세 감면 종료 이후 매수 문의가 줄었는가?”란 질문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0.6%(963명)가 줄었다고 응답했다고 23일 밝혔다. 평상시와 비슷하다는 8.3%(88명), 문의가 늘었다는 답변은 1.1%(12명)에 불과했다.
취득세 인하를 모두 반기는 것은 아니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정부의 ‘취득세율 인하방침’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는 23일 3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취득세율 인하방침’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시도지사협의회는 "주택거래가 소비자의 주택가격 예측을 기반으로 실주거 용도와 투자목적 등의 요인에 따라 결정된다"며 "정부의 취득세율 인하조치는 주택의 거래시점 조정효과만 발생시켰다"고 주장했다.
또 취득세 감면정책이 소비자에게 노출되는 순간 주택수요자가 정책 결정시까지 주택거래를 관망하게 됨에 따라 부동산시장을 왜곡시킨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취득세가 지방세임에도 논의과정에서 시도지사를 배제한 데 대한 유감을 표하고 지방세수 감소로 인한 지방재정 악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건설사와 아파트 입주 예정자, 부동산업계 등은 정부의 취득세 영구 인하에 대해 환영하고 있으며 시장활성화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시기에 대해서는 촉각이 곤두서 있다. 특히 미분양 아파트 처리에 사활을 건 건설사와 입주 예정자들은 정부의 취득세 인하시기에 따라 수혜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관심이 크다. 취득세 인하시기가 아파트 준공 때보다 늦어지면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구상중인 취득세 인하 방침은 준공이 난 주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취득세 인하시기가 늦어지면 세제 혜택을 못 볼 수도 있다. 잔금을 납부했어도 아파트 사용승인이 나지 않으면 취득세 감면을 받지 못한다. 사용승인이 나지 않은 아파트는 법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건물이므로 과세 대상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입주 예정자들이나 건설사 들은 취득세율 인하가 이른 시일 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취득세율 발표 전에 거래하거나 입주하는 경우는 소급 적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입주 예정자들은 불과 몇 개월 차이로 세제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취득세율과 관련한 재미있는 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23일 부동산써브가 전국 회원 중개업소 1,063곳을 대상으로 ''취득세 영구인하 필요성''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의 96%가 적정 취득세율을 2% 이하라고 답했다.
적정 취득세율이 1.1~2.0%라고 응답한 비율은 49.2%(523명), 1% 이하가 46.9%(499명)였다. 이밖에 △2.1~3.0%가 3.4%(36명) △3.1~4.0%가 0.3%(3명) △5% 이상 0.2%(2명) 순이었다.
취득세 영구인하에 대한 찬성은 92.3%(981명), 반대는 4.5%(48명), 잘 모르겠다(보류)는 3.2%(34명)로 집계됐다.
취득세 영구인하가 주택거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거래량이 소폭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이 68.0%(723명)로 가장 많았다. 대폭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은 20.2%(215명), 거래량 증가에 큰 영향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11.8%(125명이나 됐다.
김경래 리포터 sigol@oksig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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