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어린 시절에 여름이 아니면 일주일에 한 번 목욕을 하러 대중 목욕탕을 갔었다. 일주일에 한 번 하는 목욕이라 때를 미는 것이 필수 코스였다. 그 당시에도 집에 보일러 시설이 있어서 따뜻한 물이 콸콸 나오고, 집에서 일년 내내 목욕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없지는 않았겠지만 대다수는 대중목욕탕을 이용해야만 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어른들에게는 묘한 냄새가 났던 기억이 생생하다. 40년 전의 깨끗한 남자는 몸에 때가 없고, 냄새가 나지 않고, 깨끗한 옷을 입고 다닌다는 의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요즈음 저자가 외래 환자를 맞이할 때 “어떻게 오셨어요?”하면 “얼굴이 좀 더 깨끗해졌으면 좋겠어요”라는 말을 하는 성인 남자 환자가 적지 않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수염을 영구적으로 제거하기를 바라서 오는 남자 환자들이다. 수염이 코밑과 턱뿐만이 아니라 목과 볼까지 침범해 매일 아침 면도하기도 힘들고, 오후가 되면 직장에서 면도를 하지 않고 출근한 사람 취급을 받는데 답답함과 불편함을 느껴서 오는 사람들이다.
요즘은 깔끔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선호하는 20~30대 남녀가 증가해서 면도를 점점 더 짧게 해야 하지만, 거칠고 굵은 남자 수염 털은 면도를 하면 할수록 피부가 상해 모낭염이나 착색까지 동반돼, 피부가 더 지저분해 보이는 악순환을 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덥수룩한 털을 제거해 깨끗한 남자로 재탄생하는 과정은 통증이라는 고통이 뒤따른다. 시술하는 의사도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굵고 밀도가 높은 털을 제거하는 노하우와 시술 경험이 필요하다. 하지만 털이 제거되고 모낭염과 착색이 사라진 얼굴은 통증을 감수할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시대가 되었다.
1~2년 뒤에 다시 털이 올라오는 어설픈 제모시술의 결과가 아니라, 대부분의 털이 영구적으로 제거된 상태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결국 피부도 좋아진 상태를 경험하는 ‘진짜 영구제모’의 효과를 경험한 사람들이 많아졌다. 따라서 얼굴 제모가 남자들의 피부개선 방법 중 가장 중요한 방법의 하나로 자리를 잡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아직은 털이 없는 깨끗한 얼굴을 보면 꽃미남이라고 좋아하는 여성들도 정작 남자가 얼굴의 털을 제거하는 영구제모시술을 받고 깨끗한 인상의 꽃미남이 되었다고 하면 아직은 색안경을 끼고 보는 모순이 조금은 남아 있다.
하지만 인류 진화의 방향을 조금 앞 당겨서 얼굴의 털이 줄어든 깨끗한 남자가 갑자기 길에 넘쳐나는 일이 있을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제이엠오피부과의원
고우석 대표원장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