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카페에서 마주한 바쁜 일상의 나
인형을 뜻하는 순수 우리말인 ‘꼭두’를 간판으로 사용하는 이곳은 주변의 주민들과 함께 카페, 인형공방, 갤러리, 음악회 등으로 정신문화운동을 실천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오랜 기간 동안 발도르프 인형을 만들고 가르치는 개인 공방을 운영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인형을 매개로 주변 분들이 편안히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욕심나더라고요. 그래서 커피라는 익숙한 매개물을 찾게 되었죠”라며 ‘꼭두’의 탄생스토리를 이야기해주는 정선훈 대표.
정 대표는 발도르프인형작가, 예술치료사, 그리고 생협 활동을 한 다양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꼭두’는 다양한 활동들이 조화롭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주변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 정신문화운동의 장이 되고 있다.
“제가 핸드드립 커피만을 고집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소모되는 전기량이 많지 않다는 것과 정성과 함께 좋은 파장을 손님들께 전해드릴 수 있기 때문이에요”라는 정 대표의 말에서 친환경 카페를 꿈꾸는 그녀의 신념이 느껴진다.
‘꼭두’에서는 전시회뿐만이 아니라 매달 전기 사용 없이 천연 밀랍 초로 밤을 밝히는 ‘촛불음악회’가 열린다. 전문 연주가뿐만 아니라 주부가 꾸민 시낭송, 아이들이 꾸민 그림자극 등 참가하는 사람도 다양하다. 정 대표는 올해도 단골손님들이 가진 장기자랑을 펼치는 힐링 파티를 계획 중이다. 연주자의 호흡까지도 느낄 수 있는 연주회는 내가 사는 마을에서 느낄 수 있는 보너스이다.
냅킨을 눌러 놓은 돌, 비커에 꽂힌 풀, 그리고 차와 함께 나오는 꽃잎. 꾸미지 않은 듯한 자연스러움이 곳곳에 녹아있는 이곳은 여유가 넘친다. “우리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생각도 못 할 정도로 여유 없이 살고 있어요. 앞만 바라보고 달리다가 어느 순간 ‘느림’을 접해보면 어떨까요?"라는 정 대표의 말처럼 ‘꼭두’의 많은 것들은 ‘느리다’. 한 땀 한 땀 만드는 인형과 천천히 내려지는 핸드드립 커피, 그리고 내부 곳곳에 숨어있는 그녀의 작품들.
“저는 애써 이 공간을 꾸미지 않아요. 정성을 다해 순간에 충실하면 나머지는 고객들의 몫이니까요”라며 자연스러움을 말하는 정 대표의 얼굴에 그녀가 만든 인형과 닮은 미소가 번진다.
위치 분당구 정자3동 231-6
문의 031-718-8769
이경화리포터 22kh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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