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영화? 아니, 3D 명화 보러 가요~
미술관으로 떠난 피서 - 디지털 명화 오디세이 ‘시크릿 뮤지엄’
첨단기술과 만난 명화를 감상하는 색다른 전시회…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서 9월까지
테오도르 제리코의 ‘메두사호의 뗏목’
입추가 지나면서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지만 아직도 한낮은 불볕더위다. 색다른 피서지로 미술관은 어떨까. 서울 예술의전당 내 한가람미술관 1층에서 전시중인 디지털 명화 오디세이 ‘시크릿 뮤지엄’이 안성맞춤이다.
명화를 디지털로 재구성, 원화는 없어
2010년 파리 시립 미술관인 프티팔레에서 파격적인 전시회가 열렸다. ‘원화 없는 명화전’이 개최된 것. ‘다 빈치’부터 ‘고흐’까지 서양 미술의 큰 획을 그은 거장들의 회화를 디지털 영상을 통해 재조명한 것으로 대성공을 거두었다고 한다. 그 전시회를 우리나라에서 다시 열게 된 것이 ‘시크릿 뮤지엄’이다.
선, 색, 빛, 그림자, 시간, 원근법, 마티에르(그림의 재료), 감정 등 8가지 주제로 나누어 작품을 전시하고 각각의 주제들이 작품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설명하고 있어 관람객의 이해를 돕고 있다. 다비드, 모네, 렘브란트, 고갱 등의 그림을 작품의 특성에 따라 고해상도 모니터, 대형멀티스크린, 홀로그램, 애니메이션, 사운드, 3D멀티스크린 등 다양한 디지털기술을 전시에 이용했다. 명화 속 인물의 머리카락, 모자, 얼굴의 각 부분, 옷 속의 섬세한 무늬, 팔, 손가락, 발, 신발 등등의 모습을 대형 스크린을 통해 크게 확대하여 어떻게 표현했는지 볼 수 있다. 명화의 한 부분, 한 부분이 크로즈업 되어 대형 화면에 비출 때마다 섬세한 표현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시크릿 뮤지엄은 ‘미술 작품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없애고 그림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임에 틀림없다. 단, 원화는 없으니 원화를 기대하고 가면 곤란하다.
보는 것 넘어 생각하고 즐길 수 있는 전시회
전시회장에 들어서면 자신의 얼굴을 디지털 화면으로 전환해 볼 수 있는 체험이 기다리고 있다. 자신의 얼굴이 동전만한 크기로 명화 속에 가득 채워지는 것이 신기해서인지 제법 차례를 기다려야 찍을 수 있다.
안드레아 만테냐의 ‘그리스도 죽음에 대한 애도’는 원근법을 이용한 대표적 작품으로 미술 교과서를 통해 배운 그림을 전시회에 와서 보게 되는 즐거움이 있다. 또한 반 고흐의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은 그림 주변을 밤하늘처럼 꾸미고 풀, 벌레 소리가 들리는 등 그림과 어울리는 환경을 만들어 줌으로써 단순히 시각적으로 보는 것을 넘어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
전시 작품 중 가장 대작인 테오도르 제리코의 ‘메두사호의 뗏목’(사진)은 망망대해에서 조난당해 표류하는 사람들이 저 멀리 보이는 배에 필사적으로 구조요청을 하는 줄거리가 있는 그림이다. 그림 속 인물들을 자세히 보면 구조되기를 포기한 사람, 기대하는 사람들의 각각의 표정들이 확대돼 ‘그림 속의 사람들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을 자연스럽게 갖게 한다.
출구에 가깝게 전시된 뵈클린의 ‘죽음의 섬’은 3D 영상으로 제작돼 그림 속의 배가 서서히 움직여 죽음의 섬까지 다가간다. ‘그림은 무조건 2D이고 벽에 걸려 움직이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전시회다.
디지털 명화 오딧세이 시크릿 뮤지엄은 입장료는 어른 1만2000원, 중고생은 1만원으로 9월22일까지 전시한다.
윤정미 리포터 miso08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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