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지리산으로 내려갔어요. 거기서 곰보배추를 알게 됐지요. 피부염이나 종기에 사용하는 걸 보면서 ‘저걸로 비누를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그리고는 6개월여 시행착오를 거치며 곰보비누를 만들었지요.”
곰보배추는 논둑이나 들에서 자라는 꿀풀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천연항생제라 불릴 정도로 항균·항염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한바탕 인기를 끈 적이 있다.
보통 물을 넣고 달여 먹거나 짓찧어 피부에 붙이는데, 곰보비누 진창숙(41·아산시 배방읍) 대표는 비누로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리산 청정지역 노치마을에서 깨끗하게 자란 곰보배추를 채취해 깨끗이 씻어 말린 후 가루를 내어 천연비누를 만든다. 그렇게 만든 비누가 ‘곰보비누’다.
* 곰보비누 만드는 방법을 설명하는 진창숙 대표
자연과 나에게 이로운 것을 나누고 싶은 마음=
진창숙 대표의 천연비누에 대한 관심은 그의 어머니로부터 시작되었다. “천연비누를 쓰고 좋아하시던 엄마의 모습이 떠올라 비누 만들기에 관심이 생겼어요. 한 번 만들면 제법 많은 양이기 때문에 사람들과 나눠 썼는데 사람들이 좋아하는 걸 보니 상품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도시생활을 접고 농촌생활을 해보려고 들어갔던 지리산에서 곰보배추나 하수오가루 등 천연재료를 만나게 된 진 대표는 그곳에서 비누를 만들며 인터넷쇼핑몰 준비를 해오다가 지난 해 아산시 배방읍에 자리 잡았다. 아무 연고도 없는 곳이었지만, 서울로의 접근성이 좋고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천연비누를 만들고 판매하는 일을 통해 진 대표는 “자연이 주는 치유와 좋은 것을 나누고 싶은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며 “천연비누를 만들고, 필요한 사람들과 같이 쓰는 일이 그것”이라고 말했다. 진 대표의 곰보비누 인터넷쇼핑몰은 입소문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교감하고 있다.
IT관련 업종에서 오래 근무했던 진 대표는 미국 파견근무를 했고 제주도 대전 지리산 등지로 옮겨다니며 생활해 왔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진 대표는 쇼핑몰 디자인과 사진촬영, 카피 문구 하나까지 직접 만들며 유료광고 없이 쇼핑몰을 운영한다. 광고비를 들이지 않고 제품의 가격대를 낮춰 소비자들에게 문턱을 낮추는 작업을 하고 있다. “천천히 가더라도 제대로 가고 싶어요. 조금 시간이 걸리고 품이 들더라도 좋은 제품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모이기 마련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한 발자국씩 내딛고 있는 중이에요.”
* 항균·항염작용이 뛰어나 여드름피부에 좋은 곰보비누
곰보비누, 하수오샴푸바, 쌀겨비누, 항균뽁뽁비누 =
진 대표가 추천하는 제품은 항균·항염작용이 뛰어나 여드름피부에 좋은 곰보비누, 흰머리가 검어진다는 이름이 붙은 하수오로 만든 하수오샴푸바, 뽀얀 피부를 위한 쌀겨비누, 곰보배추 진피 어성초 삼백초가루로 만들어 촉촉함을 주는 항균뽁뽁비누다. 사용하는 재료 중 곰보배추와 하수오 가루, 쌀겨분말은 지리산에서 채취하거나 농사한 것이다.
진 대표의 곰보비누는 답례품이나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있다. 손으로 직접 만드는 비누는 투박하지만 소박하고 자연스런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천연제품이 피부에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기간에 엄청난 변화를 나타내거나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자연에는 적절한 시기와 질서가 있듯이 시간이 쌓이면 해독이 되고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어요.” 진 대표의 당부다.
진창숙 대표는 꿈이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있는 지역과 사회에 공헌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건을 만들고 사용하는 일이 환경보호에도 일조할 수 있어야 하고 사람들에게도 이로운 일이 되어야 그 일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진 대표는 “지금은 비누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그 소통이 좀더 성숙해지면 제가 가지고 있는 기술이나 지식들을 나누어 다른 사람의 꿈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생각해 보니 비누는 원래 만들어 썼다. 편리성 때문에 잊혀져 세월 저 너머로 묻혀 버렸을 뿐. 폐식용유나 가성소다를 이용해 비누를 만들어 쓰던 것이 그리 오래 전 일은 아니다.
거기에 좋은 재료를 더해 정성으로 만들어지는 천연비누, 반갑다!
곰보비누 www.bbokbbok.kr 070-4196-7172
남궁윤선 리포터 ako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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