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 오염될수록 사람들이 ‘나를 위해 건강한 먹거리를 먹겠다’는 요구가 커지면서 가족이 먹을 작물을 직접 재배할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도심 빈 자투리땅이나 건물 옥상, 아파트 앞 텃밭 등 한 뼘의 땅에 채소를 심는 사람들이 늘어갔다. 이런 경험을 누린 사람들은 매 끼니 텃밭에서 수확한 농산물로 차린 밥상을 안심하고 먹는다.
“텃밭서 가꾼 농산물 먹었더니 건강도 좋아졌어요!” =
김홍기(51. 아산시 인주면)씨는 요즘 이웃들과 아파트 공터에 심은 농산물을 수확하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
“제철채소를 집 앞에서 금방 따먹는 재미가 크지요.” 김씨가 웃으며 말했다. “이게 진정한 로컬푸드 아닌가요? 내가 키운 농약 안 친 깨끗한 작물을 많이 먹어서 그런지 텃밭서 나는 채소를 먹기 시작한 후부터는 체중이 줄고 혈압도 많이 내려갔어요.”
아이들한테도 보여 줄 게 많다는 김씨. 땅의 양분을 먹고 날마다 잎과 줄기가 커지고 열매가 쑥쑥 자라는 모습, 다양한 풀벌레를 접하는 모습은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경험하는 생태학습이 된다.
김씨는 “텃밭을 가꿔보니까 우리가 먹는 농산물이 결코 쉽게 생산되는 것이 아닌 것을 알겠더라”며 “버리는 것도 한 번 더 생각하게 돼 알뜰하게 먹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텃밭 가꾸기는 농사에 대한 이해를 바로잡으며 로컬푸드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데도 기여한다고 분석한다. 도시농업을 연구하고 있는 김용기 ‘풀벗도시농부들’ 대표는 “도시민들이 텃밭을 가꾼다고 해서 자급자족할 정도는 안 된다. 도시에서 텃밭을 가꾸는 것은 농업인들의 생업을 뺏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농업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다”며 “이는 농사의 가치를 알게 해 귀농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취미나 여가활동을 넘어서 농촌과 지속적인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김홍기씨 텃밭. 김씨의 부지런한 발소리를 듣고 건강하게 잘 자란 채소들이 가득하다.
직거래장터 활기 타고 로컬푸드 전문점 늘어=
텃밭을 가꾸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다. 건강 먹거리에 대한 요구는 있으나 바쁜 현대인들은 텃밭 가꾸기도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다. 이런 사회적 현실을 인식하고 각 지자체나 농협은 로컬푸드 직거래장터를 속속 개설하고 있다.
아산시 온양농협은 지난 6월부터 온양농협 앞마당에서 ‘상설직거래장터’를 운영했다. 상설직거래장터는 근거리 지역 소규모 농가 소득 향상과 시장경쟁력 확보에 도움을 주고, 소비자들에게는 우수 농산물을 싼값에 공급하고 있다.
* 지난 6월 19일 개설한 온양농협 직거래장터.
싸고 좋은 농산물을 사기 위해 아침부터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김준석 온양농협 조합장은 “생산농가에게는 연중 판매할 수 있는 안정적인 판로를 보장하고 공판장 가격보다 높게 수매해 주고 있다”며 “소비자는 아침에 따온 신선한 농산물을 시세보다 20~30% 이상 싸게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조합장은 “새 품목이 들어올 때마다 농약 잔류검사를 실시하고 과일은 당도 측정까지 한다. 온양농협으로 표기해 서울로도 판매하고 있는 안심계란 등 농산물 실명제를 실시한 소량 다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총 120여 농가가 참여했으며 소비자들 반응이 아주 좋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조합장은 “상설직거래장터를 기반으로 장기적으로 로컬푸드 전문점을 개점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직거래 참여농가들에게 지속적인 품질 교육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로컬푸드 전문점은 전북 완주군, 경기 김포시, 안성시 등이 이미 운영 중에 있으며 직거래장터 열기를 타고 매우 활성화 되는 추세이다.
아산시농업기술센터에서 지원하는 로컬푸드 직거래장터는 음봉농협 ‘금요장터’와 탕정주민자치위원회가 운영하는 탕정 ‘목요장터’가 있다. 아산시농업기술센터 전영미 박사는 “두 직거래장터는 농부들이 생산 품목을 직접 판매하며 지역 상가와 아파트에 들어서는 정기장터를 고려해 매주 1회씩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안시도 지역 농?특산물 정례 직거래 장터를 지난 5월부터 운영했다. 농?특산물 정례 직거래장터는 종합운동장 국민체육센터 옆 주차장에 10개의 부스를 설치하고 매주 수요일마다 장터를 개설한다.
무·저농약 등 친환경인증 및 도시자, 시장 인증 농?특산물을 우선 판매하며 품질을 보증하고 시중보다 싼 값에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간편한 소포장과 소액단위 판매와 택배서비스, 신용카드 결제도 가능하다.
천안시가 운영하는 직거래 장터는 아파트에서 직거래하는 ‘목요장터’와 시청 민원실 앞에서 여는 ‘금요장터’ 두 곳이다. 정순우 시 축산경영팀장은 “목요장터는 30여개 아파트를 두 개조로 나눠 순회하며 20~30분씩 집중 판매한다”며 “금요장터도 목요장터 팀이 주축이 돼 다양한 로컬푸드와 가공품을 판매한다”고 말했다.
천안시 정례직거래장터 :521-2385, 순회장터 521-2974
아산시 직거래장터 : 540-2085
아산시 온양농협 상설직거래장터: 544-4864~7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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