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탐방길-진안 마이산 연인의 길

진안 ‘마이산 옛길’이 ‘연인의 길’로 재탄생!

푸르른 녹음 아래에서 반가운 사람들과 이야기보따리 풀어

지역내일 2013-08-12 (수정 2013-08-12 오전 9:57:26)

한여름 햇볕이 뜨겁다 못해 짜증으로 밀려오는 요즘,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든지 짙은 녹음 속으로 몸을 숨기고 싶은 충동이 솟구친다.
이 여름에 ‘바다가 좋다! 산이 좋다!’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리포터 같은 아줌마에겐 산과 계곡이 더 반가운 게 현실이다.
모처럼 소식이 닿아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 어디로 발길을 돌려볼까 고민하다 초록의 그늘아래서 또 다른 마이산의 매력을 느껴볼 수 있는 ‘연인의 길’을 찾아 걸어본다.



둘이 혹 셋이 걸어도 넉넉한 ‘환상의 연인의 길!’
전주역에서 진안 마이산 북부주차장 방향으로 약 40분가량 달리다 보면 우측으로 홍삼스파가 보이고 곧 좌측으로 진안역사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연인의 길’은 마이산 북부주차장에 들어가기 전 역사박물관 옆 옛길을 두고 하는 말인데 오늘은 북부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전망대 탐방길을 따라 올라보려 한다.



약 한 시간 가량 소요되는 짧은 산책길을 북부주차장-전망대-연인의 길-천황문-사양제-북부주차장으로 다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로 잡아본다.
전북도민은 물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마이산을 한번쯤은 찾아봤을 법하지만 마이산 전망대 탐방길을 아는 이는 그리 흔치 않다.
전망대 탐방길은 약 500미터 정도의 짧은 오르막길로 마이산의 풍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전망대를 가로질러 하산하다 보면 ‘마이산 옛길’ 즉 ‘연인의 길’과 합류하게 되며, 그 길은 마이산 암마이봉과 숫마이봉이 갈라지는 두 봉우리 사이 천황문까지 연결된다.
가파른 경사를 따라 거세게 숨을 헐떡이며 10여분도 안 되는 길을 오르다 보면 ‘한여름에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이 스치지만 갖가지 운동시설과 마이산이 가까이 보이는 전망대에 오르면 그 생각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다. 시원한 바람이 귓볼을 건드린다. 마이산의 정기가 온몸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듯한 쾌감을 느끼며 발길을 재촉한다.



미니기차 타고 ‘연인의 길’ 완전정복!
‘연인의 길’은 옛날 마이산 중턱까지 차를 타고 갈 수 있는 유일했던 길이라고 전해지고 있으나 지금은 차량을 통제하고 ‘연인의 길’이란 이름으로 산책로를 만들어 지난해 11월 미니기차가 운행을 시작하였다.
관계자는 “‘환상의 연인의 길’을 달리는 미니기차는 마이산 북부주차장에서 정상부근 천황문까지 운행하는 기차(왕복 5,000원 편도 3,000원)예요. 그동안 북부주차장에서 마이산에 오르는 길이 오르막길에 계단이라 불편해 하는 관광객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상행길에 미니기차를 이용하시는 손님들이 늘고 있어요. 한여름에도 시원한 그늘을 머리에 이고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달릴 수 있어 더없이 좋은 길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반가운건 문화재 관람료 3,000원을 내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는 정보가 입수되었다.
마치 콘크리트를 바르고 일부러 구멍을 숭숭 뚫어 놓은 듯 신비로운 마이산, 산을 오르고 탑사와 은수사를 찾는 것도 큰 즐거움이지만 한여름 더위를 피해 반가운 이들과 그늘을 벗 삼아 걷는 이 길이 또 다른 마이산을 찾은 기쁨으로 다가온다.
왕복 채 4킬로미터도 되지 않는 짧은 ‘연인의 길’은 연속으로 난 S자 길과 이름 모를 들꽃들의 향기를 맡으며 걸을 수도 있다. 가을에 단풍과 낙엽으로 진정 ‘환상의 길’을 연출할 것 같은 ‘연인의 길’은 다시 한번 찾아야 하는 이유로 다가온다.



“마이산의 또 다른 모습을 본거 같아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오르는 길에 살짝 몸을 적신 땀방울들이 공기 중으로 스며들었는지 하산 길에는 피부가 오히려 뽀송뽀송하다.
“마이산에 이런 길이 있는 줄 몰랐어요. 남부주차장으로 가는 길은 벚꽃피는 봄에 한번씩 찾는 길이지만 북부주차장 길은 오르막길이라 피했었는데 이렇게 좋은 길이 있었네요”라고 함께 한 일행이 상기된 목소리로 말한다.
주차장으로 향하며 사진작가들의 사랑을 잔뜩 받고 있는 마이산 사양제를 한바퀴 도는 것으로 산책을 끝내려 한다. 코스모스가 지천에 깔린 가을날이나 새하얀 눈덮인 겨울 마이산 반영으로 실제 마이산보다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사양제. 하지만 수변공원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단계라 곳곳에 공사중인 사양제는 그다지 멋이 없다.
마이산의 찾는 사람들이 발길이 더 이어지는 곳이 되기를 기대해보며 사양제를 크게 한바퀴 돌아본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고추와 속이 꽉 찬 옥수수들을 보니 인근 농부들의 부지런함이 눈에 선하다.
남들은 “덥다! 덥다!” 하는 여름날 오후, 산을 찾은 우리더러 ‘이상타!’ 할지 모르지만 그 동안 만나지 못했던 마이산의 면모를 본 것 같아 가슴 뿌듯하다.
35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서도 발걸음을 옮기며 익숙하고 편안한 사람들과 나누는 이야기는 또 다른 삶의 활력으로 다가온다.




김갑련 리포터 ktwor04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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