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을 시작하며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지만 그 중 하나가 이웃과의 관계다. 실제 이웃과 사이가 좋지 않아 마음 고생하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이웃과 불편해 진 이유가 이웃과 친해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는 경우가 많다. 외지에서 들어와 살려면 어떻게든 원주민들에게 잘 보이고 그들과 어울리려 노력해야 왕따도 안 되고 편하게 살 수 있는데 그걸 못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결국 전원생활이나 귀농을 하는 사람들에게 이웃과 친해지는 것을 강요한다.
하지만 살아보면 원주민들과 쓸데없이 가까워지려다 불편해 지는 경우도 많고 너무 친하게 지내면서 생기는 불편함도 많다. 적당히 거리를 두고 생활하는 것이 원만하게 전원생활을 하는 방법일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전원생활을 말할 때 이웃들과 어울려 사는 재미, 공동체 생활의 가치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 그래서 이웃과 친하게 지내고 잘 어울리는 것은 전원생활의 최고 덕목이라 치켜세운다. 물론 어울리는 공동체 의식은 좋은 풍습이고 간직하고 보존해야 할 가치다.
하지만 어설픈 공동체 흉내를 내며 마을 사람들과 친해지고 쉽게 어울리다 문제가 되는 경우도 많다. 많이 아는 것이, 자주 어울리는 것이 다양한 이해관계를 만들어 불편해 질 수 있다는 얘기다.
공동체적 생활을 유도하기 위해 정부에서 펴는 정책도 마을사람들이 공동으로 무엇을 하도록 유도한다. 모두가 이상적인 모습이고 그럴 듯해 보이지만 그것들 또한 허울뿐이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서로 다른 계산을 하고 모양만 공동체인 경우도 많다. 그 속에는 많은 이해관계들이 존재해 서로 시기하고 질투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무슨 사업이라고 하여 정부 돈이 들어와 개발을 하는 마을에서는 하나같이 갈등이 있다. 이런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열심히 어울려 살 요량으로 잘 못 끼어들었다 오히려 힘든 이웃관계가 되는 경우도 많다.
전원생활을 시작했다면 이웃과 의도적으로 친하게 지내려 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바르게 산다면 내가 편한 대로 이웃을 대하면 된다.
이웃과 친하게 지내야 왕따 당하지 않고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의식해 마음 내키지 않는데도 친해지려 하고, 또 너무 많이, 너무 깊게 알려하고 그래서 스스럼없어 지면 오히려 불편한 전원생활이 될 수 있고 불편한 이웃이 될 수도 있다. 내가 도덕적이고 상식적이며 경우가 맞게 산다면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좋은 이웃을 만드는 방법이고 행복한 전원생활이다.
김경래 리포터 oksigol@oksig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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