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동 단독주택재건축 제동 걸리나

지역내일 2013-08-08
서초15구역 주민 295명 주민감사 청구
"동의서·서명 조작 … 기초조사자료 허위"

최근까지 순항하고 있던 서울 서초구 방배동 단독주택 재건축 사업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지난 5월 주민투표로 사업추진을 결정한 재건축예정구역인 서초구 방배2동 일대(서초15구역) 주민들이 '재건축예정구역 주민요청사업은 무효'라며 서울시에 주민감사를 청구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최근 양 모(서초구 방배2동)씨 등 295명이 "서초 15구역의 주민요청사업은 재건축 요청 주민 연명부 서명을 허위로 조작했고 주민동의서에 서명사실이 없어서 무효"이며 "도시주거환경 정비예정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기초조사자료도 허위로 작성됐다"며 주민감사를 청구했다고 공표했다.

청구인 양씨는 "주민대표가 서초15구역 재건축예정구역 토지 소유자 등 1/2이상 동의를 받아 사업을 요청했다고 하지만 청구주민들은 전혀 알지 못한 일"이라며 "연명부 서명은 허위로 조작됐고, 동의서를 본 적도 서명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재건축예정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2006년 7월 제출한 기초조사자료에도 342필지의 준공년월이 허위로 기록돼 노후도가 37.42%로 높게 나와 재산권 행사를 못하는 등 불이익을 당하고 있어 감사를 청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서초15구역은 지난 5월 사업추진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에서 토지 소유자 등 791명 중 546명이 투표해 이 중 356명이 사업 추진에 찬성(투표자 찬성률 65.2%)했다. 이후 사업추진을 위해서는 서초구가 정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계획수립에 들어가는 비용 절반을 서울시로부터 지원을 받기 위해 주민들이 50% 이상 재건축에 동의한다는 서명(연명부)을 받아 제출해야 한다. 이 과정에 서 주민대표가 주민 1/2이상 동의를 받지 않고 서류를 허위로 조작해 구청에 제출했다는 주장이다.

서울시가 뉴타운·재개발 출구전략을 내놓고 본격적으로 구역 해제요청이 늘어나는 시점인데도 방배역(2호선)·이수역(4·7호선) 등 지하철역이 가까운 등 교통여건이 좋아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지역이다.

하지만 이번 주민감사 청구 결과에 따라 재건축 사업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초15구역 주민감사 청구에 대해 조만간 감사청구 심의회에 상정·심의한 뒤 감사 실시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만약 주민감사 결과 불법 사실이 드러나면 고발조치는 물론 사업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방배동 재건축 구역들이 재건축조합장 지위 상실, 사업방식 이견 등 여느 재개발·재건축 구역처럼 잡음이 일고 있어 사업이 주춤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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