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날인 강일고 백수정

‘늘 발전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지역내일 2013-07-09

“중학교 때 제가 음치란 걸 처음 알게 됐어요. 친구들과 노래방에 갔는데 제 노래를 들은 친구들이 ‘노래 정말 못한다’ ‘연예인 현영 같다’며 놀리더라고요. 제가 음치란 걸 알고 나서부터 음치의 이유에 대해서 궁금해지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인지심리학, 나아가 심리학 전체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인지심리학자가 되고 싶은 꿈이 생겼습니다.”
백수정(3학년 문과)양이 자신의 꿈을 가지게 된 계기를 들려준다. 자신의 단점을 알게 되면서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들도 더 잘 이해하게 됐다는 수정양. 도전의 연속인 그의 고등학교 생활을 소개한다. 
 
백수정
 
교내학술대회, 과정의 중요성 깨달아
“우리 학교가 신설 학교다보니 다양한 프로그램이 새로이 만들어졌어요. 대부분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려 노력했습니다. 또 여러 프로젝트에도 참가하게 됐고, 더불어 많은 경험들이 쌓여갔죠. 학교의 덕을 톡톡히 본 것 같네요.”
 수정양이 ‘가장 보람되고 재미있었다’고 기억하는 학교 프로그램은 1학년, 2학년 때 각각 참가한 교내 학술대회다. 학생들이 스스로 실험의 주제를 정하는데 그 당시 수정양의 궁금증은 ‘앉는 자리와 집중력의 관계’였다. 하지만 심증으로는 ‘분명히 관계가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든 반면 그것을 증명하기가 만만치 않았다.
 “자리와 집중력의 관계를 증명하는 과정이 정말 힘들었어요. ‘왜 결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걸까’를 고민한 결과 그 방법이 적절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됐죠. 전체적인 연구방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다음엔 연구방법부터 꼼꼼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수정양 팀은 ‘앉는 자리에 따른 집중력 차이에 대한 연구’로 ‘교내 학술대회 학자상’을 수상했다. 
 한 번의 경험을 토대로 2학년 때에는 주제 선정 시 결과를 얻기 위한 과정까지 고려했다. ‘주변국의 대한민국 역사 왜곡 및 문화재 약탈에 대처하는 청소년들의 태도에 관한 연구’란 제목으로 학술대회에 참가한 수정양. 설문조사를 담당했는데 1학년 때와는 달리 설문조사법에 대한 공부부터 집중했다.
 “설문조사를 하며 의외로 많은 학생들이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저희 설문조사를 통해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심리학 관련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
자신의 관심 분야인 심리학에 대한 다양한 활동도 펼쳤다. 지난해 초 수정양은 고등학생 심리학 인터넷 카페 ‘알이즈웰’에 가입했다. ‘알이즈웰’은 심리학 관련 책을 읽고 독서토론도 하고 주제를 정해 각자 주제에 대한 자료조사 활동을 펼치는 카페다. 가입 당시 4명으로 시작한 ‘알이즈웰’은 현재 회원 수가 600명을 바라보는 큰 카페가 됐다.
 “카페 회원 대부분이 고등학생이라 전문적인 지식이나 정보를 얻을 순 없지만 같은 관심을 갖고 또 같은 꿈을 꾸는 친구들과 소통할 수 있어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또 심리학이라는 소중한 꿈을 계속 유지하는 데에도 큰 힘이 되고요.”
 올해에는 상담교사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또래상담동아리’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수정양은 “또래상담활동을 통해 친구들과 보다 속 깊은 이야기를 하게 됐다”며 “나만 힘든 게 아니라 모두들 똑같다는 걸 알게 되면서 큰 힘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자기주도학습으로 이룬 성적 향상
학업에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처음 고등학교 진학 후 본 중간고사 성적은 수정양에게 커다란 터닝포인트가 됐다.
 “1학년 1학기 중간고사에서 받은 수학점수가 50점 대였어요. 등급으로 계산해보니 5등급이더군요. 정말 커다란 ‘쇼크’ 그 자체였습니다. 이래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그날 이후 공부 방법을 완전히 바꿨다. 전체 공부 시간의 절반을 수학에 투자했고, 방과후학교와 수학학원에도 열심히 다녔다. 1학기 기말고사에 그의 수학성적은 3등급. 2학년 내신에선 수학과목 1등을 할 정도로 향상됐다. 하지만 모의고사 성적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의욕도 떨어지고 슬럼프에 빠질 3학년 초, 드디어 그의 문제점을 꼭 집어 알려주는 수학선생님을 만나게 된다.
 “선생님을 만나며 저의 문제점을 알게 된 거죠. 점수 올리기에 급급한 나머지 사고력을 키우기보다 문제 푸는 기술에만 매달렸다는 걸 알게 됐어요. 또다시 공부법에 변화를 줬습니다.”
 먼저 다니던 학원을 그만뒀다. 마음 맞는 친구들과 스터디그룹 ‘오투문’을 만든 것도 그 즈음이었다. ‘한 문제를 풀더라도 제대로 풀자’는 마음으로 자기주도학습에 매달렸다. 조금씩 모의고사 성적도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 해 12월 KBS ‘도전! 골든벨’에 강일고 최후의 1인으로 남기도 한 수정양. 다른 사람들에게 늘 ‘발전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기 바란다는 수정양은 “인지심리학자가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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