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캠핑체험-하동 평사리공원 캠핑장
지리산을 베개삼고, 섬진강을 이불삼아~
“자연에 몸과 마음을 맡기면 일주일동안 쌓인 피로가 싹 달아나는 느낌이에요”
주말이면 텐트 칠 생각에 즐거워지는 캠핑마니아들의 이구동성이다. 요즘 여행의 키워드는 ‘캠핑’. 자연 속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으려는 캠핑족이 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따라 개수대와 샤워시설 등을 완비한 오토캠핑장 또한 인기다. 국립자연휴양림의 야영장을 비롯해 각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캠핑장, 다양한 테마체험을 할 수 있는 사설캠핑장 등 인기있는 곳은 예약하기가 하늘에 별따기. 다행히 선착순 입장하는 캠핑장도 있어 갑작스레 캠핑을 계획하는 이라면 이런 곳을 추천한다.
주말에 좀 놀러다닌다는 리포터 가족도 캠핑마니아인 지인 가족을 따라 1박2일 캠핑족에 합류했다.
섬진강에서 재첩잡는 재미까지
경남 하동 섬진강변에 위치한 평사리공원 캠핑장은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캠핑장으로 탠트 300여 동을 칠 수 있는 넓은 캠핑사이트와 앞으로는 섬진강이 흐르고 뒤로는 지리산으로 둘러싸여 자연경관이 뛰어나다.
경남 하동 섬진강변에 위치한 평사리공원 캠핑장, 텐트 앞으로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과 지리산으로 둘러싸인 캠핑장 전경도 선택의 한 몫을 했지만 네 가족이 갑작스레 계획한 캠핑이라 선착순 입장하는 이곳이 우리의 목표지가 됐다.
토요일 아침 7시 부산에서 출발, 중간에 휴게실에 들러 간단히 아침을 먹고 10시쯤 도착. 하동 평사리공원 캠핑장은 텐트 300여 동을 칠 수 있는 넓은 캠핑사이트가 있어서인지 아직 자리는 넉넉해 보였다. 하지만 섬진강이 바로 내려다뵈는 앞자리는 일찍부터 경쟁이 치열했다.
중앙 도로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사이트가 구성돼 있고 사이트가 따로 구획되지 않아 자유롭게 텐트를 칠 수 있었다. 차도 텐트 바로 옆에 주차할 수 있어 짐정리 하기에 편했다. 우리 일행은 다행히 강 쪽을 향해 3개의 텐트를 치고 중앙에 타프(그늘막)를 마련했다. 남자들이 열심히 집을 짓는 동안 아이들과 함께 여자 일행은 평사리공원을 둘러봤다.
드넓은 잔디밭에 여기저기 동물 조각상도 보이고,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기는 분수대, 원두막, 개수대, 샤워장, 매점도 있다. 또 공원 안의 큰 소나무에는 캠퍼들이 설치한 해먹(그물그네)에서 여유롭게 쉬는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공원을 둘러본 뒤 오는 내내 기대했던 섬진강 재첩잡이에 나섰다. 캠핑장내 섬진강에서는 수영금지였지만 야트막한 물높이와 깨끗한 모래는 아이들이 물놀이하기에 좋았다. 1급수에만 산다는 재첩. 한참 모래바닥을 훑다보니 뭔가 걸리는 게 있다. 국으로만 먹어본 재첩을 직접 잡으니 마냥 신기하다. 한 소쿠리 가득 잡아오는 한 아저씨의 귀띔으로 우리 일행도 국 끓여 먹을만큼의 제법 많은 양을 잡았다. 물살이 잔잔한 곳과 모래가 부드러운 곳에서 잘 잡힌다는 것이 팁.
몸은 불편해도 마음만은 편하다
저녁상은 남자들이 준비했다. 집 나가서조차 밥을 해야한다는 여자들의 부담감을 남자들이 눈치챘다. 숯불에 불을 피우고 바비큐 요리가 저녁메뉴. 삽겹살과 소시지 등 냄새만으로도 행복하다. 코펠냄비엔 시원한 재첩국이 끓고 지리산 산등성이로 노을이 지고 있다. 이 맛에 캠핑을 하나보다. 수그러든 숯불에 고구마, 감자, 옥수수도 구워본다.
모닥불 앞에서 다들 마음의 문을 연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속마음이 내비친다. 불편한 잠자리며 씻는 것을 걱정하던 여자일행도 마음을 내려놓은 듯 편안해보인다. 스마트폰에서 해방된 아이들도 맘껏 뛰놀수 있는 자연 속에서 비로소 즐거움을 느낀다. 그렇게 캠핑의 밤은 깊어가고 총총한 별밤하늘 아래 잠을 청한다.
캠핑 둘째날, 원래 계획은 아침을 일찍 먹고 주변 볼거리를 둘러보는 것. 박경리 소설 ‘토지’의 무대가 됐던 최참판댁, 화개장터, 쌍계사 등 국제슬로시티로 지정된 하동 악양면 일대를 거닐며 느림의 미학을 느껴보고자 하는 바램이 큰 무리였을까. 일행은 아침을 먹자마자 다시 섬진강으로 직행, 재첩잡이 삼매경에 빠져 시간가는 줄 몰랐다.
텐트를 접고 우리 일행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준비를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늦은 점심으로 먹은 참게탕과 은어튀김은 섬진강변의 별미. 1박2일 캠핑동안 먹는 게 거의 전부지만 자연 속에서만이 느낄 수 있는 여유는 새로운 일상을 준비하는 힐링이 됐다.
초보라면 캠핑용품 대여로 체험 먼저
캠핑은 하고 싶은데 텐트를 비롯해 챙겨야할 각종 캠핑장비가 걱정이라면 캠핑용품을 대여해 먼저 체험해보는 것이 좋다. 처음 캠핑을 떠나는 사람이라면 무턱대고 장비부터 사기보다는 캠핑을 먼저 체험해보고 캠핑의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는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 자신의 스타일을 알고 난 후 그에 맞는 장비를 사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부산텐트나라, 캠핑초이스, 스타캠프 등의 온라인 사이트를 활용해 캠핑용품을 대여할 수 있다. 4인 가족 기준에 10만원 내외. 또한 캠핑장에서 텐트나 장비를 대여해 주는 곳도 있다.
캠핑장은 국립자연휴양림에서 운영하는 야영장과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오토캠핑장을 이용할 경우 부담이 적다. 비용은 1만원에서 2만원 사이. 여기보다 비용이 더 들긴 하지만 사설 캠핑장 중에는 소시지나 스무디를 직접 만드는 등 테마체험을 할 수 있는 곳도 있다.
불편한 건 싫은데 캠핑은 하고 싶다면 초호화 캠핑인 ‘글램핑(글래머러스와 캠핑의 합성어)’을 추천한다. 글램핑은 완벽하게 갖춰진 텐트와 장비 그리고 다양한 먹거리를 간편하게 즐기기만 하면 된다. 제주 롯데호텔, 제주 신라호텔, 부산 웨스틴조선호텔, 경주 현대호텔 등 주로 특급호텔 패키지로 진행되는 글램핑은 인테리어와 부대시설, 각종 장비가 고가제품으로 꾸려져 있어 초호화 호텔에서 묵는 느낌마저 든다. 글램핑 패키지 가격은 1박에 43만~53만원 수준으로 봉사료는 별도다.
Tip. 부산 근교 오토캠핑장
굳이 멀리가지 않아도 부산 도심에서도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삼락생태공원과 서구구덕야영장 등이 있으며 송도해수욕장 내 오토캠핑장도 조성예정이다.
부산 근교엔 밀양 쪽에 많이 밀집돼 있었는데 최근엔 기장 더사이트 오토캠핑장(텐트대여가능), 기장 민캠프 등 기장 쪽에도 사설 캠핑장이 들어섰다. 그 외 언양 자수정동굴나라캠핑장, 배냇골캠핑장, 밀양 알프스캠핑장, 창녕 우포마을캠핑장, 양산 오토캠핑장 등이 있다.
국립자연휴양림 내 캠핑장으로는 남해 편백, 함양 지리산, 울주 신불산폭포, 청도 운문산, 함양 용추, 합천 오도산, 양산 대운산휴양림 등이 있다. 대부분의 캠핑장들이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어 캠핑을 계획한 이라면 미리 문의해 보는 것이 좋다. 캠핑하기 좋은 시기엔 이미 예약이 끝난 곳도 있다. 하동 평사리공원캠핑장(055-883-9004)과 같이 선착순 입장하는 곳도 있다.
김영희 리포터 lagoon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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