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에 다양한 야생화를 심어 자연학습장을 만든 곳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무작정 찾아가보기로 했다. 주소를 찾아 네비게이션에 찍고 찾아가는 길. 정부종합청사 쪽으로 꺾어 과천 중앙고등학교 정문을 지나 중앙공무원교육원 방향으로 올라가니 ‘과천 야생화자연학습장’이라는 표지판이 눈이 들어왔다. 표지판을 따라 가니 왼쪽에 작은 오솔길이 나있고, 그 길을 따라 들어가서 군부대를 지나 100미터 정도 산길 위로 올라가자 ‘과천 야생화자연학습장’이 눈에 들어왔다.
지도에도 잘 안나와있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는 곳이 아닌 한적한 곳 이다보니 찾아가는 길에 조금은 헤매기도 했지만, 자동차로 갈 수 있도록 길이 나있어 걷는 수고는 덜었다.
신비한 야생화 군락이 눈앞에 펼쳐진 비밀정원!
과천시 갈원동에 위치한 과천 야생화자연학습장은 6,900㎡의 면적에 총 112종의 야생화와 수목들이 식재된 지역에서 보기 드문 야생화 단지다.
쉽게 찾아올 수 없는 곳에 꼭꼭 숨어 있지만, 오는 사람은 누구나 자유롭게 야생화를 만날 수 있도록 연중 개방에 입장료나 주차료도 없는 곳이다.
지난 2010년에 개방된 이곳은 다양하고 이색적인 야생화들이 군락을 이루며 자태를 뽐내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제비꽃, 민들레, 은방울꽃, 작약, 원추리 등에서부터 개미취, 금불초, 기린초, 금마타리, 줄무니비비추, 꽃범의 꼬리 등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이름의 야생화와 식물들도 지천으로 널려있다.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것부터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 멀리는 남미와 북아메리카 등지에서 온 식물들까지 국적도 다양하다.
야생화 군락 사이사이로 난 작은 오솔길을 따라 걸으며 꽃들과 식물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조성돼 있으며 꽃과 식물들 앞에는 작은 푯말을 꽂아 이름과 개화시기, 특징 등을 알리고 있다.
아이들과 마음에 드는 식물이나 꽃 앞에서 사진을 찍거나 푯말을 일일이 읽어가며 걷다보면 다양한 야생화의 이름을 아는 것만으로도 야생화 박사가 된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아는 사람만 오는 곳이라는 소문처럼 찾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 했다. 그래서일까? 이곳은 숨겨진 비밀정원처럼 신비한 느낌마저 들었다. 또한 이곳의 야생화와 식물들은 사람의 손을 타지 않아 자유분방하게 자신의 멋을 드러내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 뿐인가. 꽃이 있으면 나비도 있는 법. 말 그대로 수 백 마리의 호랑나비가 떼 지어 날아다니고 수많은 흰나비들도 이 꽃 저 꽃을 돌아다녔다. 단, 벌도 보이니 주의해야 한다.
연못에는 온갖 수생식물과 개구리들도 보여
야생화자연학습장을 걷다보니 중간쯤에서 요란한 새소리가 들려왔다. 이곳에 새들도 많이 있구나 생각하는 순간 눈앞에 커다란 새장이 들어왔다. 새장 앞에 ‘잉꼬새’라고 쓰인 이름표가 붙어있고 안에는 십 여 마리의 잉꼬새들이 모여 있었다.
아이들이 우리처럼 생긴 새장 앞에서 잉꼬새가 모이 먹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했다. 한적하고 조용한 이곳에 잉꼬새의 요란한 소리는 시끄럽기 보다는 심심치 않아 좋았다.
자연학습장 곳곳에는 생태연못과 습지도 있었다. 이들 주변에는 개연꽃, 수련, 창포, 애기부들 등 각종 수생식물들이 자라고 있고, 개구리밥으로 불리는 식물들이 연못을 덮고 있었다.
연못 가까이 다가가 꽃과 식물을 감상하고 있자, 풀숲에서 개구리 한 마리가 뛰어나와 ‘폴짝’ 하며 연못 속으로 들어갔다. 개구리를 잘 보지 못하는 아이들의 함성과 놀라는 소리가 울려 퍼지자 이에 보답이라도 하듯 연못 속에서 얼굴을 내밀기도 하고 수영도 하면서 제대로 ‘팬 서비스’를 해 주었다.
계절별로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는 곳
이곳의 야생화들은 개화 시기가 모두 다르다. 꽃이나 보니 봄에 피우는 종류가 가장 많았고, 여름이나 가을 등에 개화하는 야생화들도 있었다. 그래서 이곳은 계절마다 피는 꽃의 종류에 따라 모습들이 조금씩 다르다.
지금이 여름이다 보니 개화한 꽃이 많지는 않았지만, 여름만의 짙은 녹음과 화려한 꽃들이 어울려 강렬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또한 자연학습장 뒤쪽에 자리 잡은 코스모스 군락은 지금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고 있었다. 코스모스가 군락을 이뤄 지금도 장관인데, 가을이 다가오면 더 많은 코스모스가 피면서 아주 아름다운 풍경이 될 것 같다.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야생화자연학습장 곳곳에 놓인 벤치와 원두막 등에는 더위를 식히거나 담소를 나누며 자연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또한 학습장 한편에는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넒은 잔디밭과 중요무형문화재인 줄타기를 훈련하는 연습장도 자리하고 있었다. 근처 어린이집과 유치원등에서 자연체험학습과 숲 체험 하러 많이 들른다고.
주소 : 과천시 갈현동 520번지
주차 : 10여대 가능
이재윤 리포터 kate25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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