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여성의 열정으로/생활체육의 꽃 송파구 여성축구단

송파구 여성축구단 주장 김정희

지역내일 2013-08-06

“ 저희 송파구 여성축구단은 1998년 창단되어 햇수로는 16년째예요. 실력으로도 전국 최강의 자리에 올라와 있고요, 항상 어디 나가면 우리들은 송파구 여성들의 상징이다 저는 선수들에게 항상 그렇게 말을 해요. 우리들은 행동도 생각도 모두 송파구를 대표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송파구 여성축구단 주장 김정희(54)씨의 자부심은 남달랐다. 아직 깨지지 않은 전국 여성부 장관기 4연패 기록을 자랑하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무엇보다 자랑스러운 것은 단단한 팀웍이라고. ’98년 창단 때부터 자리를 지킨 김 주장을 비롯해서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선수들은 모두 축구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그래서 월?수?금요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계속 되는 강도 높은 훈련도 마다 않고 열심히 받는다. 
 
송파여성축구

김 주장은 1998년 동사무소에서 자원봉사를 하다 주위의 권유로 송파구 여성축구단의 전신인 아줌마축구단부터 시작했다. 축구를 하다 보니 그 재미에 푹 빠져 지금까지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하게 됐다는데 처음에는 남편의 반대가 심했다고 한다.
 “ 점점 시간이 흐르고 인지도도 높아지고 팀도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니까 뭐라고 안하죠. 저 같은 경우에는 40대 중반부터는 남편이 운동하는데 힘들다고 보약까지 지어줬어요. 하하하”
아이들도 운동하는 엄마를 자랑스러워한다고. 특히 두 아들이 사춘기를 겪으면서 오는 어려움과 갈등을 축구를 통해 풀 수 있었다고 한다. 사춘기 아이들 특유의 행동 때문에 상처 받으면 축구로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을 다스렸다. 건강해진 심신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많이 받아주고 너그럽게 대해 이겨 나갈 수가 있었다는 것이다. 다른 주부 선수들도 그렇지만 운동을 하면서 더 열심히 살림을 했다고 한다. 1년에 많이 시합 나갈 때는 5번도 나가게 되는데 지방에 가면 1박2일 길게는 3박4일도 집을 비우게 되면서 평상시에 남들보다 더 열심히 했다. 주부로서 운동하면서 오히려 생활의 활력이 되었다. 많은 대회 중에서도 2005년 여성부 장관기 첫 대회가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
“ 경주에서 열린 대회였는데 결승전에서 우리가 2대0으로 지고 있었거든요. 경고 두 번 맞은 선수처럼 악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후반전에 만회를 하고 이겼어요. 지금도 생각하면 가슴이 뜁니다.”
송파구 여성축구단 사무실 벽면은 대회 참가 사진으로 빙 둘러싸여 있다. 그 사진을 바라보는 김 주장의 눈가가 촉촉해지는 듯하다.    
“ 사진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껴요. 동생 같은 나이 어린 후배들이 들어오면서 이제는 제가 엄마 같은 언니에요. 20대들이 들어와서 의외로 보람을 느끼는 부분이 있어요. 아들보다 어린 선수들에게 언니라는 소리 듣고 어쨌든 팀을 키워 왔다는 것이 뿌듯해요.”
 14년 동안 곁에서 김정희 주장을 지켜봐 온 박경혜 총무의 말이다.
“ 주장언니는 카리스마가 있어요. 그 카리스마로 단체에서 빠져 나가는 일이 생기면 하나로 모아 이끌어가는 힘이 있죠. 선수들 관리를 너무 잘하세요. 예리한 관찰력으로 어려운 일 대처도 잘 하고 축구단을 위해서 이것 저것 생각이 많으세요. 그리고 그대로 따르면 옳을 때가 많아요. 다른 사람이라면 못하는 것을 다 잘해오셨어요.”    
송파구 여성축구단 김정희 주장은 말한다.
 “ 우승과 준우승의 차이가 너무 커요. 뛰는 입장에서 보면 우승과 준우승은 힘들게 결승까지 올라가는 것은 똑같거든요. 스포츠에서 경계해야 되는 것이 우승과 준우승의 차이는 정말 한 끗 차이 라는 거죠. 실력은 비슷비슷한데 그때의 운의 차이에 따라 승패가 결정이 나요. 그런데 결과 차이는 너무 커요. 우승 했을 때는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고 준우승 했을 때는 내가 안 뛰었을 때도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 들 정도에요. 생활체육에서는 사람들이 생각을 바꿨으면 해요. 생활체육은 개인이나 단체가 일상생활 속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해 참여하는 자발적인 신체 활동 자체를 말하잖아요. 승부에만 연연하지 말고 경기를 위해 뛰는 노력은 똑같다고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는 실버축구단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남자들도 60,70대가 조기축구회에서 운동하고 있듯이 여자들로 이루어진 50,60대를 위한 실버축구단을 꿈꾼다. 
“ 송파구 여성축구단을 좋은 눈으로 바라봐주세요. 여성축구단원 모두 사고가 건전해요. 건전한 사고로 운동 열심히 하는 팀이라는 것, 항상 송파구를 생각하면서 운동한다는 것 그리고 구민들에게 항상 감사하면서 운동한다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해요.” 
인터뷰를 마친 후 금방 비가 쏟아져 내릴 것 같은 운동장으로 전혀 개의치 않고 뛰어가는 김정희 주장과 선수들에게서 그들의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오현희 리포터 oioi33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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