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마을 개발방식 갈등 최고조

지역내일 2013-06-18 (수정 2013-06-18 오후 1:56:01)
서울시, 수용+환지방식 '최후통첩'
강남구, 재차 공개질의·협의체 불참

무허가촌인 구룡마을 개발방식을 놓고 서울시와 강남구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서울시가 시의 개발 방식(수용+환지방식)을 강행하겠다고 강남구에 최후통첩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6월 기존 수용·사용방식에 환지방식을 18%(5만4000㎡) 가량 적용한 혼용방식으로 구룡마을을 개발하겠다고 밝혔지만 강남구는 공영개발의 원칙을 살려 100% 수용·사용방식을 고수해야 한다고 맞서왔다.

수용·사용방식은 부지 개발 후 토지를 모두 수용하고 나서 소유주에 돈으로 보상하는 것이며, 환지방식은 소유주가 개발 비용 일부를 내는 대신 일정 규모의 땅을 받아 본인 의사에 따라 개발하는 것이다.

18일 서울시와 강남구에 따르면 서울시는 구와 논의 없이 환지방식을 도입했다며 강남구가 지난 4월 23일 제출한 공개질의서에 대해 이날 자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과정에서 입안권자(강남구청장)와 충분히 협의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반드시 거쳐야 할 사항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통보했다. 이어 지난해 5월 1차 도시계획위원회 심의결과를 구에 통보했고 이에 대해 구가 6일 뒤 의견을 밝혀온 만큼 논의 과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라면서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구의 주장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민 재공람을 하지 않은 것이 절차 위반이라는 강남구의 지적에 대해서도 "이 사안은 재공람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며 재공람 절차가 의무사항도 아니다"며 "구와 함께 운영 중인 정책협의체에 조속히 참여해달라"고 촉구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답변서는 시가 강남구에 하는 사실상의 최후통첩"이라며 "강남구가 성실히 협의에 임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SH공사의 채무가 심각해 개발비용을 줄이고 분양가를 낮추려면 환지방식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강남구는 환지방식이 끼면 개발이익이 사유화되고 외부 투기세력 개입 가능성이 있다며 서울시의 방침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강남구 관계자는 "이번 답변서에서 시 측은 대규모 토지를 매수한 토지주의 비리나 로비에 대한 질의에는 답도 하지 않아 재차 공개질의를 할 것"이라며 "환지방식을 끼고 논의하는 이상 정책협의체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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