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청소년 동아리-성남 금융고등학교 ‘고운매’

지역내일 2013-06-17 (수정 2013-06-17 오후 12:08:27)


함께 만들어가는 우리 소리의 흥겨움을 연주하다



2012년 성남시 청소년종합예술제와 경기도 청소년종합예술제에서 최우수상 수상에 이어 2013년 성남시 동아리발표회 최우수상 수상까지 성남 금융고등학교의 사물놀이 동아리 ‘고운매’의 수상 경력은 화려하다. 노력 없이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19명의 친구들은 오늘도 하나 된 소리를 만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화려한 수상경력보다 노력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고운매’의 친구들을 만나보았다. 


우리나라의 소리를 널리 알리다
‘아름다운 맵시’라는 뜻을 가진 사물놀이 동아리 ‘고운매’는 성남시에서 활동운영비를 지원받을 정도로 대외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10년의 세월을 지내오면서 학교의 대표 동아리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현재 19명의 친구들로 구성된 ‘고운매’는 15명이 1학년일 정도로 신입생에게 인기가 많다. 동아리장인 이채은 학생(3학년)은 “신입생들을 선발할 때 악기를 다루는 능력보다는 가지고 있는 흥미의 정도와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우선하여 선발해요”라며 함께하는 시간이 많은 ‘고운매’에서 최우선으로 삼고 있는 기준을 알려주었다.
동아리 담당 이상곤 교사는 “저희 동아리는 사물놀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문화를 바로 알고, 나아가 세계 속에서 우리나라의 음악 및 악기에 대한 자부심과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를 갖게 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또한 학생들이 동아리 선후배와 친구들 간의 관계를 통해 공동체 의식을 배울 수 있다는 장점도 갖고 있습니다”라고 동아리를 소개했다. 이 교사는 “이런 포괄적인 의미도 중요하지만 제가 곁에서 지켜보면 아이들이 사물놀이를 배우면서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서로 소통하는 방법과 끈기, 그리고 적극적인 자세와 행동들을 배워나가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고운매’는 저희 학교 내에서도 선생님들이 가장 믿는 동아리 중에 하나입니다”라고 귀띔을 해준다.
또한 동아리 부원들의 동아리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도 대단하다. 학교를 졸업한 선배들은 경연을 앞두거나 강사 선생님이 자리를 비울 때면 일부러 시간을 내 모교를 찾아온다고 한다. 후배들의 연습을 도와주는 선배들의 내리사랑을 받은 재학생들도 졸업 후 그런 모습을 자신들의 자연스러운 역할로 인식하고 있다.





''덩 더쿵~ '' 사물놀이의 매력에 빠진 친구들
총학생회장이자 ‘고운매’ 동아리의 대표이기도 한 이채은 학생은 “중학교 3학년 때 우연히 듣게 된 사물놀이의 소리를 잊을 수 없어요. 밴드부를 하고 싶었는데 사물놀이 소리에 매력을 느껴 덜컥 꽹과리를 시작하게 되었어요”라며 사물놀이와의 첫 만남을 이야기했다. 한때 북을 연주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꽹과리를 치며 상쇠로서의 중요한 책임을 맡고 있다.
“연주를 하는 중에 소리가 딱딱 맞을 때가 있는데 그 때의 기분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어요. 사물놀이는 연주를 하고나면 달리기를 한 것처럼 호흡도 가빠지고 땀도 나서 기분이 상쾌해져요. 이런 과정을 통해 스트레스도 풀리고 전통악기이다 보니 우리나라 전통에 대한 관심과 매력을 더 찾게 되더라고요”라며 상기된 표정으로 사물놀이의 매력을 이야기한다.
정기운 학생(3학년)은 “1학년 때 시작한 사물놀이가 재미있어서 지금껏 하고 있어요. 진짜 재미있어요”라고 말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어렵지만 연주를 하고나면 그 시간들의 소중함과 함께 하는 것에 대한 의미를 배울 수 있어서 좋아요”라고 덧붙였다. 수줍지만 반짝거리는 눈빛은 정기운 학생에게 사물놀이가 어떠한 의미인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학교생활에서 ‘고운매’가 차지하는 비율이 70%나 된다는 김해은 학생(1학년)은 공고 붙은 것을 보고 호기심에 시작했지만 지금은 사물놀이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고 한다. 이전에 전혀 악기를 다뤄본 적이 없는 김해은 학생은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친구들과 함께 연습하며 점차 나아지는 실력을 느낄 수 있어 지금은 재미있어요. 많은 연습 때문에 부모님들이 처음엔 반대하셨지만 지금은 열심히 하라고 지원을 해주세요.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재밌고 연주를 하고나면 너무 신나요”라며 석 달 만에 ‘고운매’에 푹 빠진 이유를 설명했다.


네 가지의 악기가 모여 한 가지 소리를 내는 흥겨움
사물놀이는 꽹과리, 북, 장구, 그리고 징으로 구성돼 있으며 전통음악의 신명나고 건강한 부분을 계승해 ‘국악은 따분하도록 늘어지는 음악’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국악은 가장 한국인의 체질에 맞고 신명나는 음악’이라는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신명나는 한 판을 만들어주는 사물놀이의 네 가지 악기는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채은 학생은 “처음에는 자신이 원하는 악기를 연주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요. 그러다가 서로 어울리는 악기를 찾아가게 되더라고요”라며 자신의 개성과 맞는 악기를 찾는 과정을 설명했다.
“지금은 꽹과리를 치며 상쇠역할을 하고 있어요. 전반적으로 저희 팀을 조율하고 이끌어 가는 상쇠역할이 힘들기는 하지만 재미있어요”라며 당차게 말하는 이채은 학생. “장구는 다른 악기보다 팔이나 몸의 동작이 많고 화려해요. 서양악기의 드럼과 같다고나 할까요?”라며 장구의 매력을 이야기하는 정기운 학생. 북과 징이 더 중요하다고 서로 목청 높여 말하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자신을 닮은 악기를 사랑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손가락에 잡힌 물집 탓에 일회용 밴드를 붙이고 어깨에 통증도 심해 파스까지 붙인 학생들의 열정적인 모습은 ‘고운매’ 부원들에게는 너무도 익숙한 모습이다. 이러한 아픔도 함께 이겨내며 하나 된 가락과 소리를 위해 오늘도 신명나게 자신의 악기 채를 집어 드는 ‘고운매’부원들. 그들이 연주하는 우리나라 전통의 가락을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어깨춤이 나오고 발로 장단까지 맞추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경화리포터 22kh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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