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_ ‘언수외’에서 ‘국영수’로의 변화 ‘이젠 개념이다’

수능 영역별 ''고득점'' 학습 전략→ 기본개념으로 돌아가자

지역내일 2013-06-16

2014학년도 수능은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에서 국어·수학·영어로 과목이 변경되고 국어·수학·영어를 난이도에 따라 A형과 B형으로 나눈다. 교육부는 언수외에서 국영수로 변경의 가장 큰 핵심은 ‘교육과정과의 연계성 강화’라 밝혔다. 이는 시험 문제에 교육과정과 연계성이 있는 성취 기준의 내용을 출제하고 또 개념 지식 관련 문제까지 출제하겠다는 의도로 파악된다. 이번에 치러진 모의평가에서도 교과와 연계된 개념이 직접 노출되는 경향이 있는 것을 보면 ‘핵심 개념’의 정리가 다시 필요해졌다. 과목의 명칭이 ‘언수외’에서 ‘국영수’로 달라진 것은 다시 ‘개념’을 공부해야 한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뜻. 그래서 준비했다. 내일신문에서는 국어과 수학 과목에서 개념공부 방법과 1등급을 받는 학생의 개념정리 비법과 노트를 공개한다.


개념이 뭐길래~
흔히 언어과목은 책을 많이 읽고 독해력이 풍부하면 충분히 유추해서 맞출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최근의 수능국어는 ‘개념’을 정확히 알아야만 정답률을 높일 수 있다. 윤권호 국어논술학원 윤권호 원장은 “단어는 사전을 찾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용어는 배워야 한다”며 “용어를 자습서를 보고 혼자 공부하기에는 역부족인 부분이 있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공감각적 표현을 묻는 문제가 나오면 먼저 ‘공감각적 표현’이라는 용어를 알아야 한다. ‘공감각적 표현’은 하나의 감각을 다른 감각으로 전이시키는 표현방식으로 공감각적 표현이 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조건이 필요하다. 즉 개념은 조건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 첫 번째 조건이 서로 다른 감각, 두 번째가 지각 가능한 감각을 지각 불가능한 감각으로 전이시켜 표현한다는 것이다. ‘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는 ‘종소리’를 ‘푸르다’는 표현으로 청각을 시각화 시키면서 지각 가능한 종소리를 지각이 불가능한 푸른색으로 표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핵심은 ‘종소리는 들을 수 있지만 소리가 색깔을 가질 수는 없다는 것’ 이런 개념과 용어, 조건이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사실상 국어에서 1등급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수학도 마찬가지 정확한 개념의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 수학에서 개념정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학생은 없다. 하지만 수학에서 개념정리를 제대로 하는 학생도 드물다. 로드맵수학학원 이영택 원장은 “어느 과목보다 개념이 중요시 되는 과목이 수학”이라며 “용어의 정의와 기본 원리를 이해하고 하나하나 순차적으로 규칙성을 찾고 그 규칙성을 통해서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을 연습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사실, 학생들이 함수나 통계, 방정식, 부등식 등의 문제는 잘 풀지만 함수가 무엇인지, 방정식의 정의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학생은 드물다. 답은 구하지만 왜 그렇게 나오는지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학생들은 거의 없다는 것.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초부터 차례대로 연계되어있는 정확한 수학적 이론, 개념과 더불어 수학적 사고력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도움말: 윤권호 국어논술학원 윤권호 원장
        로드맵수학학원 이영택 원장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개념과 용어 정리하는 것이 국어 공부의 시작
국어 과목-진명여자고등학교 3학년 장지연 학생
“개념이나 용어를 정리하는 것이 국어 공부의 시작”이라 소개하는 진명여고 3학년 장지연 학생. “제시문에서 요구하는 용어를 정확하게 모르면 답을 적을 수 없기 때문에 자습서를 보던 학원을 다니던 국어 공부를 잘 하려면 개념과 용어가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다고 개념만으로는 고득점을 받을 수 없을 터.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되 제시문을 스스로 분석하고 유사한 작품이나 지문에 대한 응용력을 길러야 한다”며 “이는 단순한 암기로는 힘들다. 문제에서 요구하는 개념이 무엇인지 먼저 인식하고 그 개념들 간의 관계와 차이점이 정리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개념이 정확하게 정리가 되었을 때 비로소 지문의 독해가 가능하고 제시문의 분석력과 해결력도 키울 수 있다는 결론.
그렇다면 국어 1등급 지연양은 개념 정리를 어떻게 했을까?
먼저 ‘시’를 공부할 때는 시의 전문을 A4지에 쓴 다음 글의 갈래는 무엇인지 성격은 어떤지 시의 주제는 무엇인지 특징은 어떤 것이 있는지 적어둔다. 가령 김현승 시인의 ‘플라타너스’의 경우 ‘의인화’에 대한 부분을 정리하고 시의 어디에 의인화가 쓰였는지도 표시해둔다. ‘낙화’ 같은 경우는 자연사와 인간사를 접목시켜 정리해두고 역설적 표현법이 쓰인 곳과 내용적인 표현과 형식적인 표현을 구분하여 색깔펜으로 칠해 두었다. 특히 고전시 ‘서경별곡’ 같은 경우는 고려가요의 특징과 구비전승, 서경별곡과 가시리를 비교하고 이 시가 가지는 의의에 대해 구분해둔 것을 엿볼 수 있다.
문학의 경우는 등장인물별로 성격과 특징을 정리해두고 지문에 나오는 문장 중 개념의 정리가 필요한 부분이나 문학적 의미가 있는 부분은 따로 표시해 용어정리를 해 두었다. 최초의 근대장편소설인 ‘무정’은 작품이 갖는 형식적인 측면과 내용적 측면을 구분해 두고 등장인물별로 성격을 파악하고 인물의 기본구도를 도형으로 그렸다. 특히 ‘무정’에서 핵심은 ‘계몽’인데 이 부분을 작품에서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중점적으로 정리했다.
“작품을 하나하나 배울 때마다 노트에 쓰다보면 개념과 용어가 정리되고 표현법이나 문법도 이해가 된다”며 “이것이 국어에서 1등급을 받는 비결”이라 지연양은 소개한다.
또 한 가지, 지연양이 추천하는 개념정리 비법. 문법은 체계적으로 음운론부터 형태론 통사론 화용론 등의 내용을 정리해 둘 것. 특히 고대문법은 현대와 달라진 점을 중심으로 비교할 것. 고전시는 본문을 모르면 해석이 안 되기 때문에 시험범위에 나오는 위주로 작품해설된 것을 보되 본문과 비교해가며 볼 것. 비문학은 많은 기출 지문을 주제별, 영역별로 분류해서 읽으면서 표제와 부제를 파악하고 제시문의 주제인 키워드로 정리할 것. 문학은 포인트 있는 구절만 적고 구절에서 사건진행의 단서를 주는 단어를 표시해 둘 것을 권했다.


문제를 풀기 전 이 문제와 연관된 기본개념을 먼저 찾을 것
수학 과목-마포고등학교 1학년 최낙현 학생
수학에서 개념정리 방법은 다소 간단하다고 전하는 마포고등학교 1학년 최낙현 학생은 순차적으로 기본적인 용어를 정리하고 심화 문제를 푸는 것이라 단순하게 소개한다.
낙현 학생의 노트를 보면 먼저 용어의 뜻이 적혀있다. ‘명제’라는 단원을 보면 ‘명제는 참과 거짓을 판별할 수 있는 문장과 식’이라 정의했다. 예로 ‘3>5’ 이것도 명제라고 적어둔다. 명제의 표시방법은 p, q, r이 있고 명제의 부정은 ‘~p’로 ‘p가 아니다’로 표시한다. ~(p 또는 q)⇔~p이고 ~q까지 적어두었다. 조건과 진리집합의 조건은 x를 포함하는 문장, 식이며 조건의 표시까지 적어두었다. 진리집합은 전제집합의 원소 중 조건 P를 참으로 하는 원소들을 모아서 만든 집합으로 대문자 P, Q, R로 표시한다고 한다. 그냥 안다고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는 ‘절대부등식’에 대한 정의도 ‘항상 성립하는 참인 부등식’이라고 용어를 정리해둔다.
남학생이 이렇게까지 노트필기를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텐데 낙현군은 “개념을 노트에 정리해두면 기억에 오래 남고 최근 내신에 출제되는 서술형 문제 증명에도 도움이 많이 된다”며 “자기가 알고 있다고 쓰는 게 아니라 증명을 해주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이번 중간고사에서 서술형에서 1점이 깎였는데 이유는 복소수상등에서 당연하다고 풀었는데 증명을 안했기 때문에 점수가 깎였다. 이것이 몸에 밸 때까지 연습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수학 1등급 낙현군이 추천하는 수학의 개념정리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개념서로 기본 용어에 대한 정리를 하면서 예제 문제를 푼다. 그 단원에 맞는 기출문제를 블랙라벨로 풀고 어려운 문제는 오답노트로 정리한다. 낙현군은 특히 오답노트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다. “틀린 문제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왜 틀렸는지 이유를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고 오답노트에 꼭 필기해두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낙현군은 시험 직전에는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오답노트를 보는 것만으로도 1등급을 받을 수 있다고.
그렇다면 왜 많은 학생들이 그렇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도 수학을 포기할까. 낙현군은 “주구장창 문제집만 풀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정확한 개념정리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같은 유형에 숫자만 바꾸어 나와도 풀지 못하는 친구들이 있다”며 “문제를 풀 때 단순히 맞고 틀리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문제는 어디 단원에서 나왔으며 그 단원의 개념이 문제에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서 문제가 풀리는지 등을 파악하면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문제를 풀기는 풀되 분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접근해야 한다는 것. 문제를 풀 때마다 이 문제가 요구하는 개념을 먼저 생각하며 풀다보면 개념이 완벽하게 정리가 된다고 한다. 단, 개념의 정리가 단순한 공식 암기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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