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보미지원센터, 아기스포츠단, 어린이 방과후 교실, 청소년 문화존, 청소년 쉼터 등. 춘천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낯설지 않은 이 프로그램들의 공통점은 춘천YMCA가 펼치는 주요활동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아동, 청소년 프로그램 외에도 지역공동체를 위한 다양하고도 열정적인 행보를 보여 온 YMCA임은 지나온 65년의 역사가 대신 말해주고 있다. 지난 2월 춘천YMCA 제10대 사무총장으로 취임한 남궁제정 사무총장을 만나 지역 속에서의 YMCA의 모습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춘천시민과 함께한 65년의 소중한 역사
1800년대 산업혁명 이후 영국에서 기독교를 중심으로 사회·문화운동을 시작한 YMCA. 우리나라에는 1903년 대한제국 말기 일제 식민통치가 시작될 무렵, 당시 독립운동을 하던 민족의 지도자들을 통해 들어와 2.8독립운동, 3.1운동, 물산장려운동 등 독립과 민중계몽에 힘썼다. 그리고 1949년 한국전쟁 발발 바로 직전 춘천YMCA가 창립되었다. 110년이 넘은 한국 YMCA 역사에 못지않게 무려 65년이란 긴 시간은 춘천YMCA가 지역민과 소통하며 ‘사랑과 나눔, 평화의 공동체’를 실현해온 과정이다. 조용하지만 부지런한 문화운동을 전개해 온 춘천YMCA는 1980년대 초반, 시민들의 후원을 받아 지금의 팔호광장 외환은행 자리에 새롭게 둥지를 틀고 본격적으로 지역사회에 다가가기 시작한다.
“당시 춘천시 최고의 신식 건물로 신문에 기사화되기도 했지요. 춘천 최초의 실내 수영장으로 기억하시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춘천 토박이인 남궁 사무총장은 이때가 춘천시민들에게 YMCA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 계기였다고 회고한다.
영유아에서 노인까지 대상별 다양한 서비스
현재 춘천YMCA는 춘천시로부터 ‘아이돌보미지원센터’를 위탁받아 영유아 대상의 시간제 보육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또한 노인들을 위한 경로잔치, 김치 담그기 등의 활동과 ‘노인 운동처방’ 바우처 사업도 진행하고 있는 등 활동 영역은 갓 태어난 아기부터 노인까지로 이어지고 있다.
YMCA 아기스포츠단은 그 가운데서도 가장 주목을 받아온 프로그램이다. 초기 YMCA가 국내에 소개됐을 때 야구단을 통해 스포츠맨십을 보급했던 것처럼, 유아교육의 근간을 ‘건강’에 두고 다양한 신체활동을 진행한다. 현재 운영 26년을 맞아 초기 졸업생들이 이제는 자신들의 자녀가 입학하는 시기가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어린이집으로 전환되었지만 당시 제도적으로 유아교육이 실시되고 있지 않던 때에 춘천에서는 사설학원을 제외하고 유일한 프로그램이었다.
“지금의 누리과정이 과거 YMCA 아기스포츠단의 다양한 콘텐츠를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자랑스러운 일이죠.” 남궁 사무총장은 더불어 아기스포츠단 아이들을 통해 그 가족들이 YMCA의 좋은 주제들을 접하고 함께 경험하고 실천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청소년 대상의 리더십교육과 지구시민교육
초중고 청소년들에게는 다양한 동아리 활동 지원을 통해 ‘리더십’을 강조한다. 스스로 자치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동아리는 대표와 나머지 멤버들 각자에게 역할을 맡겨 자체적으로 활동을 진행하는 가운데 전체 동아리의 결과물이 나오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존감이 생기고 자신의 역할에 대해 책임감을 갖게 된다. 이것이 대학생들로 이어지면서 다양한 지역봉사를 통해 ‘민주시민교육, 지구시민교육’으로 나아가 지구 온난화 등 여러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해보도록 한다.
청소년 지원 사업 중에는 집을 나와 각종 유해환경에 노출되어 있는 아이들을 위한 ‘청소년 쉼터’ 운영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현재 6개월 이내 보살핌을 제공하는 단기쉼터와 1년 이상 생활 도움을 제공하는 장기쉼터가 있으며, 최근에는 일주일 이내 아이들을 돌보는 일시쉼터도 생겼다.
한편 IMF 때 복지적인 측면에서 시작한 방과후 아이들의 공부방 사업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고 있다. 지금은 지역아동센터라는 이름으로 후평동센터와 만천리 임대아파트 내에서 진행 중이다. 이외에 피부미용, 네일아트 등을 가르쳐주는 청소년 취업사관학교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경제교육, 인터넷 중독 예방교육 등의 각종 교육프로그램도 진행한다.
행동하는 시민을 만들기 위한 YMCA의 역할
“춘천의 미래를 만들어 갈 소중한 사람들을 키운다는 생각입니다. 우리 모두가 바라는 지역공동체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시민이 되길 바라는 것이지요.” 남궁 사무총장은 리더십 교육과 지구시민 교육 등을 통해 유아동에서부터 청소년, 대학생은 물론 그들의 가족까지도 좀 더 생각하는 시민이 되길 원한다는 바람을 전한다. 또 단순히 선거 때만이 아니라 상시적으로 시의 정책에 의견을 내고 언제든 참여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그런 분위기 속에서 춘천을 위한 참신한 아이디어도 나온다고 강조했다.
“개발과 발전도 좋지만, 춘천은 지금의 모습 안에서 지속가능한 관광도시로의 변모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이곳에서 나고 자라면서 초중고교 내내 중도 느티나무 아래로 소풍 간 추억을 갖고 있지요. 그 추억의 연장선상에서 단계적으로 변모해갔으면 합니다.” 춘천에 대해 덧붙이는 바람이다.
신임 사무총장으로서의 새 각오
시민단체이자, 청소년단체, 지역단체의 성격을 띠고 있는 춘천YMCA. 제10대 사무총장으로서 그가 가진 비전은 문화운동에서 복지운동으로의 변화를 적극 실행해 나가는 것이었다.
“과거 우리사회의 복지 개념이 단순히 형편이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작은 범위였다면, 이제는 문화와 계층을 아우르는 큰 범위로 확대되었습니다. 즉 대상자별 서비스에서 지역복지로 나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로써 전체 삶의 수준이 높아지는 보편복지를 모든 시민들이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정책을 본격적으로 실행하고자 이사회에서 저를 선임한 만큼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굳은 의지를 다지는 남궁제정 사무총장. 4년의 임기를 놓고 보면 그의 활동은 이제 서서히 시작돼 본 괘도에 오를 것이다. 그의 바람대로 YMCA와 함께 지역사회에서 한층 더 성숙된 복지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김연주 리포터 fa1003@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