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형 목욕탕엔 운영비 폭탄 없었다"

1000원 목욕탕 운영 분석 … 공기 데워 연료비 대폭 줄여

지역내일 2013-07-31
정부가 농어촌지역에 1000원대의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목욕탕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박근혜정부 지역발전 정책을 총괄하는 ''지역발전위원회''는 지난 18일 청와대에서 1차 보고회를 열고 6대분야 17개 과제를 제안했다. ''사각 없는 지역복지·의료'' 분야에서 농어촌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강화 하겠다며 ''장날 목욕탕'' 사업을 제시했다. 전북 등 지자체가 먼저 벌이고 있는 작은목욕탕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작은목욕탕 사업은 주민들의 큰 환영을 받고 있지만 지자체가 현실적 이유를 들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매년 수천만원에 달하는 운영적자를 지자체가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부터 1000원 목욕탕 사업을 펼치고 있는 전북 무주군은 1곳당 연간 3000~4000만원의 적자를 감수하고 있다. 작은 목욕탕 사업을 가장 활발하게 벌이고 있는 전북도의 관련 조례도 ''운영비''를 탓하는 도의회 반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북도가 작은목욕탕 운영비 딜레마를 해결할 열쇠를 찾았다. 지난 4월30일 전북 고창군 대산면에 만든 작은목욕탕 1호점에서다. 전북도에 따르면 5월 수익·비용분석 결과 적자폭이 46만원에 머물렀다. 연간(10개월)으로 환산하면 500만원 수준으로 ''적자가 수천만원에 달할 것''이란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지난 5월 한달간 대산면 작은목욕탕엔 1147명의 주민이 다녀갔다. 1000원을 내는 65세 이상 노인과 아동이 727명이었고, 무료인 기초수급자와 장애인이 192명이었다. 118만원을 벌었고 지출은 164만원이었다. 공기의 열을 회수해 물을 데우는 에너지 절감형 보일러가 운영비 감소에 큰 기여를 했다. 기름보일러로 물을 데우는 대신 공기열을 전기로 데워 물의 온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전북농협이 후원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겨울철 운영비 상승을 고려해도 1곳당 연료비를 1000만원 수준에서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정부의 ''장날목욕탕''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운영비 장애 해소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전북도의 작은목욕탕 사업은 활기를 띨 전망이다. 전북도는 내년까지 부안군 등 11개 시·군에 작은목욕탕 50개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전주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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