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분들이 많다. 이번에 한·중·일 공통 한자 800자가 발표되면서 좀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어떻게 가르치는 것이 좋을까?
한자는 오래전에 만들어진 글자여서 옛날의 뜻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저자 시(市)라는 글자는‘시장’이라는 뜻이다. 시장에는 물건을 팔고 사려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도 쓰인다(대전광역시 - 大田廣域市).
‘시장 시’라고 하면 좋을 텐데‘저자 시’라고 하니까 아이들은 어렵다고 느낀다. 그리고‘저자’라는 말을 다시‘시장’이라는 말로 이해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오래전에 가르쳤던 한 학생은‘저자’라는 말이 어려웠던지 배웠던 글자 읽기를 시키면 市를 ‘저자식’으로 읽어서 이해하는 것을 보고 놀랍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
모 방(方)이라는 글자도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에게 물어보면 정확하게 무슨 뜻인지 대답하는 경우가 없다. 한자는 뜻글자이기 때문에 그 글자가 무엇을 뜻하는지 정확하게 알 때 모르는 단어가 쉽게 풀린다.
여기서‘모’는 모서리를 뜻한다. 모서리는 갈라지는 것을 뜻하는 글자로 방향(方向)이나 변방(邊方)의 뜻으로 쓰인다. 천원지방(天圓地方)은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게 방정하다는 뜻이다. 품행이 방정(方正)하다고 할 때도 쓰는데 말이나 행동이 나무랄 데 없다는 뜻으로 쓰인다.
한자는 적어도 초등학교 4학년이나 5학년이 되어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중학생이 되어서 해도 늦지 않다. 경험이 있어서 이해의 폭이 넓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능력이 크기 때문이다.
어릴 때 한자를 배워야 한다는 관념에 잡혀 오랫동안 붙들고 씨름하면서 한자를 질리게 하는 것보다는 아무것도 배우지 않은 채 중학생이 되어 시작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1~2년만 해도 2000자 정도는 거뜬히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은 해야 할 것이 정말로 많다. 거기에 한자까지 더해서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것 보다는 받아들이는 때(時)가 되어 가르치면 시간도 돈도 경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박성란원장 (한자지도사, 깨모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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