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마비 때 뇌출혈 의심

지역내일 2013-06-11

얼마 전 47세 여자환자가 내원했다. 약 3개월 전 우측 귀의 통증과 함께 우측 안면마비가 발생했다고 했다. 병이 발생하기 전 자녀 문제로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으며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고 했다. 동네 한의원에서 ‘구안와사’로 진단 받고 2달 동안 침과 한약을 복용했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안면마비 증세를 호소하는 환자가 종종 병원을 찾는다. 스트레스로 인한 가벼운 증상일 확률이 크다. 하지만 자칫 방치했다가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또 집에서 민간요법을 사용해 치료하려다 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빨리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진단 받은 후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안면신경은 뇌신경중 7번째 신경으로 안면근육의 운동을 관장한다. 이 신경의 기능이상으로 안면근육의 마비가 오는 것이 안면신경 마비이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는데 뇌종양이나 뇌출혈이 있을 때도 안면마비가 올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특별한 원인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런 경우를 이 병을 처음 기술한 의사의 이름을 따서 벨 마비(Bell’s palsy)라고 부른다. 벨 마비는 대부분 저녁 취침 후 발생하는데 부분적으로 마비가 오기도 하고 또는 완전히 마비가 와서 입이 반대편으로 돌아가고 눈을 감을 수가 없으며 이마 주름을 만들 수 없게 된다. 안면신경은 귓속의 소리를 전달하는 이소골근육과 혀의 앞부분의 맛을 느끼는 기능도 있어서 마비되면 청각과민이 오거나 맛을 느끼지 못한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한쪽 뇌의 종양이나 출혈 등 뇌 자체의 이상에 의해 마비가 오는 경우는 이마에 주름이 생길 수 있다. 이때는 뇌 MRI 등의 정밀검사가 꼭 필요하다.


 벨 마비는 환자마다 증상의 심한 정도가 다른데 심하지 않은 경우는 대부분 치료 없이도 호전이 되지만 눈이 잠기지 않는다거나, 입이 아픈 쪽으로 전혀 돌아가지 않는 완전마비인 경우에는 영구장애가 남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벨 마비와 감별해야 할 마비 중엔 대상포진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안면신경마비가 있다. 바이러스에 의한 경우는 귓불, 귓구멍 등에 작은 수포가 생기면서 청력장애가 나타난다는 점인데 이를 람세이 헌트증후군(Ramsay Hunt syndrome)이라고 한다. 물론 포진바이러스에 의한 경우도 수포가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 어렸을 때 수두를 앓고 난 후 포진바이러스가 안면신경에 감염된 상태로 있다가 어떤 원인에 의해서든지 재활성화 되면 염증을 일으킨다. 

장용호 지인통증네트워크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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