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병초등학교 ‘친환경'' 동아리
친환경 농사요? 건강한 미래의 씨앗이죠!
친환경 농사, 수확, 판매, 요리 등 다양한 활동으로 살아있는 교육 실현
전교생이 직접 모내기와 추수를 하고, 매일 아침 학교 텃밭에서 수확한 농작물을 급식 재료로 사용하는 학교가 있다. 3년 전, 친환경 농사를 시작해 아이들과 함께 기름진 땅을 일궈가는 학교, 신동면에 자리 잡은 ‘금병초등학교’ 이야기다.
이벤트 성 체험 행사와는 달리, 매일 같이 농작물을 관리해야 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을 터. 책이나 교실을 벗어나 자연에서, 시장에서, 식탁 앞에서 건강한 미래를 배우는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금병초’ 학생들을 대표해 친환경 농사를 책임지고 있는 ‘친환경’ 동아리를 만나봤다.
농작물과 함께 자라는 아이들.
매일 아침, ‘친환경’ 동아리 회원들은 학교 텃밭으로 향한다. 농작물을 관리하고. 그날 학교 급식에 사용 될 재료를 수확하기 위해서다. 상추와 고추, 청경채, 근대, 배추, 쑥갓 등 학교 급식 재료로 쓰이는 농작물만 19개 품목. 학교 텃밭에서 생산된 농산물의 70~80%를 학교 급식재료로 사용하고 있는 만큼, 매일 아침 회원들의 두 손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친구들의 점심 식사를 위해 교실이 아닌 텃밭에서 0교시를 맞는 아이들. 매일 아침 일상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힘들지는 않을까? “솔직히 힘들 때도 있지만, 다른 곳에서는 할 수 없는 경험이잖아요. 자부심이 느껴져요.” “친구들이 밥 먹는 모습을 볼 때면 왠지 뿌듯하고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작은 벌레 하나만 봐도 소리를 지르며 도망갔던 아이들이 이제는 벌레가 많은 아욱도 툭툭 털어내며 수확한다. 씨를 파종하고 모종을 심는 것은 전교생이 함께 하지만, 그 이후 꽃을 따주고 잡초를 뽑아주며 농작물을 키워내는 것에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아이들. 그래서인지 농작물이 자라나는 만큼 아이들도 자라고 있었다. 자연과 환경을 생각하며 음식과 건강을 고민하는 아이들로.
농작물을 나누면서 크는 아이들
‘친환경’ 동아리가 농사만 짓는 것은 아니다. 경제부 활동을 겸해서 학교 급식 재료로 쓰이고 남은 농작물을 판매하기도 한다. 물론 그냥 나눠줄 수도 있겠지만, 경제적 가치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가지 1개에 2백원, 고추 25개에 1천원... 믿을 수 있는 친환경 농산물인데다 시중과는 비교할 수도 없이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만큼 교사들은 물론 친구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학부모들에게도 반응이 좋아, 열무나 총각무 등은 별도로 기획 판매 했을 정도.
물론 ‘친환경’ 동아리 학생들은 조금이라도 비싸게 받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하지만 국영주 담당교사는 좋은 음식을 나누는 것에 교육적 의미를 두고 아이들을 설득했다. “물론 판매 수익을 통해 학생들이 좀 더 다양한 활동을 해나가고 있지만, 그보다 더 의미 있는 점은 농사짓는 분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과 함께 정당한 대가에 대해 배우게 되는 것입니다.”
국교사의 제안으로 지난해에는 다양한 활동의 수익금을 모아 유니세프에 기부 활동을 하기도 했다. 물론 아이들의 뿌듯함은 배가 됐다. “우리가 수확한 농산물을 많은 사람들이 먹을 수 있고, 그것으로 돈을 벌수도 있고, 또 다른 사람을 도울 수도 있다는 것이 정말 뿌듯해요.”
자연과 생명을 느끼고 배우다.
농작물을 키워내고 나누는 ‘친환경’ 동아리 회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요리 활동. 퓨전 고추장, 버터를 넣지 않는 쿠키, 삼색 수제비 등 건강 음식을 위주로 메뉴를 결정하면 재료 구입을 직접 하기도 한다. 텃밭에서 나는 재료 외에는 재래시장과 마트 등을 다니며 시장조사를 하기 위함이다.
처음에는 무조건 저렴한 가격의 물건을 골랐던 아이들이지만, 지금은 변화가 생겼다. 밀가루에도 여러 종류가 있음을 알게 됐고, 엄청난 첨가물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역시 아이들이다. “그래도 케이크 만들기가 가장 좋았어요. 맛있고 예쁘잖아요. 첨가물이 들어간 음식들을 안 먹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건강을 위해 잘 조절은 해야겠죠.”
복숭아가 얼어 죽는 것을 보고 환경 재해에 강한 농작물을 만드는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민영이와 천연재료를 이용한 건강한 빵을 만드는 제빵사가 되고 싶다는 은영이. 그리고 조금은 불편한 몸이지만 밭으로 와 농작물을 따고 요리에 참여하는 지우와 재원이처럼 ‘금병초등학교’ ‘친환경’ 동아리는 자연과 생명을 느끼고 배우는 소중한 경험을 해나가고 있었다.
친환경동아리 활동학생 > 5학년 변민영, 백채연, 박서연/ 6학년 최은영, 김하윤, 홍규화, 이지우, 최재원
현정희 리포터 imhj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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