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강남역 인근 ‘또 잠겨’

지역내일 2013-07-22 (수정 2013-07-22 오후 2:24:41)
일부 차량 운행 멈추고 하수구 빗물 역류 … 출근길 시민 불편

서울 강남역 인근과 사당역 일대가 22일 오전 쏟아진 폭우로 침수되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서울시가 지난 5월 상습침수지역에 대한 맞춤형 수방대책을 내놓았지만 또다시 침수돼 논란을 빚고 있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하루 150㎜의 폭우가 예상된 가운데 이날 새벽부터 이어진 폭우로 오전 7시쯤 서울 강남역 인근 일부 지역이 폭우로 침수됐다. 서초구 일대는 시간당 최대 67㎜의 폭우가 쏟아졌다.

강남역네거리와 진흥아파트네거리에 물이 차면서 일부 차량은 물에 잠겨 운행이 멈추는가 하면, 하수구에서는 빗물이 역류했다. 주변 건물들은 차량 침수를 우려해 주차장을 폐쇄하는 등 긴급조치를 취했다.

누리꾼들은 이날 강남역 침수상황에 "출근길 이제 막 시작인데", "해마다 강남역은 항상 저러는 건가", "어떻게 출근해야 할지 막막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강남역네거리 등 일부 구역에 물이 찼다"면서 "차량 통행에는 문제가 없고 비가 잦아들면서 물이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당역 인근 일대도 폭우로 도로가 침수되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새벽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22일 오전 7시 10분 현재 잠수교 보행자 통행이 통제되는 등 서울시내 일부 도로와 보행로가 통제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오전 6시 30분을 기해 양재천로 하부도로가 영동1교부터 KT 앞까지 양방향 통제되고 있고 잠수교도 오전 7시 10분부터 보행자 통행이 금지됐다. 청계천이 시작되는 곳부터 황학교까지는 오전 5시 40분부터 출입이 통제됐다.

서울시는 지난 5월 여름철 우기 상습 침수 지역에 대한 맞춤형 수해방지대책을 내놓은 지 2개월여만에 침수사고가 발생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당시 서울시는 상습적인 침수가 발생하는 △사당지역 △관악산 도림천 △강남역 △광화문 △신월 5개 주요지역에 대해 개별 대책을 수립했다.

사당지역의 경우 남태령 방향에서 쏟아지는 빗물을 최대 6만톤까지 저류할 수 있는 대규모 저류공간을 조성, 시간당 40~50㎜ 폭우에 침수가 발생했던 사당역 일대의 방재능력을 5㎜정도 향상시켰다고 시는 밝혔다.

대표 상습침수 구역인 강남역 일대에는 차량높이 만큼 차오르는 노면수를 처리하기 위한 1만5000톤 규모의 빗물저류조를 만들어 폭우에 대비키로 했다.

그런데도 상습침수 구역인 강남역과 사당역 일대가 침수되면서 서울시의 수방대책이 헛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민 김 모(48·서초구 서초동)씨는 "출근하다가 큰 불편을 겪었다"며 "강남역 일대가 침수될 때마다 서울시가 대책을 내놓았지만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현재 지역별 강수량은 여주 152.0㎜, 원주 144.0㎜, 광주 143.0㎜, 평택 108.5㎜, 서울 관악구 97.5㎜, 용인 96.5㎜, 성남 94.0㎜, 서울 서초구 90.5㎜ 등이다. 기상청은 23일까지 서울·경기도와 강원도에 50∼100㎜, 많은 곳은 150㎜ 이상의 비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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