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시네마 열차
와인열차 타고 한여름 밤 추억 만들기
7, 8월에 떠나는 울산, 청도, 영동, 순천만·하동 기차 여행
일상처럼 저녁을 먹고 텔레비전 앞에 모여 앉아있기에 여름은 너무나 뜨거운 계절이다. 여름밤의 흥을 제대로 즐겨보자며 리포터와 지인들이 선택한 코스는 와인열차로 떠나는 울산 별밤열차 여행. 7, 8월에 한시적으로 운행하는 와인&시네마 열차는 달리는 열차 안에서 개봉 영화를 관람하고 와인을 마시며 다양한 이벤트와 함께 하는 특화된 관광 전용 기차 여행이다.
울산 별밤열차 타고 출발~
꼬맹이 둘, 아줌마 넷. 6인 1조로 울산행 별밤열차에 올랐다. 객실 내부는 카페 분위기가 나도록 특별 개조된 열차였다. 저녁 7시 부산역에서 출발한 기차는 부전역, 동래역, 해운대역을 거쳐 울산 태화강역에 도착할 예정. 사회자는 와인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함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팁을 일러준 뒤 시음을 권했다. 화이트, 레드, 복분자 등 영동 지방의 포도로 만든 우리나라 와인이라 그런지 더욱 정감 가는 맛이었다. 탁자에는 와인에 곁들이는 안주와 간식이 마련되어 있었다.
아직 해가 지지 않은 저녁 어스름 무렵이라 창밖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를 감상할 수 있었다. 사회자는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며 가는 내내 왁자지껄 유쾌한 여행의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했다.
별빛 아래 태화강 십리대밭을 걷다
8시 30분쯤 태화강역에 도착해 대기하고 있던 전세버스에 올랐다. 생태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십리대밭에 도착한 관광객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30분. 별빛과 조명을 받아 은은하게 반짝이는 한밤의 대숲은 낮과는 또 다른 운치를 선사했다. 일행들은 쉬엄쉬엄 걸으며 여름밤의 낭만을 만끽했다.
기차는 10시경 다시 부산으로 출발했다. 돌아오는 객차 안은 라이브 무대로 꾸며졌다. 고객만족 100%를 지향한다는 사회자는 7080가요와 함께 아이들을 위한 동요, 청춘들을 위한 최신가요를 입맛에 맞게 들려주면서 흥을 한껏 돋우었다. 출발 후 40분쯤 지났을까. 대부분의 일정은 끝이 나고 나머지 시간은 같이 간 지인들의 대화로 채워졌다.
광안동에 사는 정수원 씨는 “좋아하는 동생들과 뜻 깊은 여행이 됐다”면서 “기차에서 맛난 와인과 야경을 즐길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 좋은 추억 만들고 간다”고 흡족해했다.
아들과 함께 별밤열차에 오른 서순옥(남천동) 씨는 “기차 여행은 늘 낭만적이다. 와인을 음미해가며 즐기는 별밤의 여유도 참 좋았다. 이색적인 기차 여행, 여름에 꼭 한 번 경험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엄마와 함께 온 배서진(좌동) 학생은 “평소에 타던 기차와 다르게 카페처럼 꾸며놓아 신기해요”라며 연신 즐거워했다.
열차 승객들은 저마다 사연도 감상도 달랐지만 행복해하는 표정은 한결 같았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기에 더욱 값진 여행. 반년 동안 열심히 달려온 우리 모두에게 작은 쉼표가 되는 낭만 가득한 밤이었다.
7·8월 아주 특별한 기차 여행이 펼쳐진다
와인열차 주관사인 선진관광여행사의 왕병구 대표이사는 “와인&시네마 열차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인기리에 운행되고 있는 관광 열차”라면서 “올해 부·울·경 방문의 해를 맞이해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좋은 추억을 선사하고자 선보이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여름에는 부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색적인 경험을 해보시라는 취지”라고 전했다.
7월 26일(금)에 와인열차로 떠나는 울산 별밤열차. 울산은 아직까지 관광지로서의 매력은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바다를 배경으로 달리는 동해남부선이 조만간 복선전철화 되면 해안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 또한 사라진다. 울산 코스를 운행하게 된 이유다.
7월 27일, 8월 3·10·17일 와인열차로 출발하는 청도 프로방스 별밤열차는 낙동강을 따라서 움직인다. 이 구간은 우리나라 철길 중 가장 아름답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해질녘 환상적인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8월 11일(일)에 떠나는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하동행 열차는 와인&시네마트레인으로 운행된다. 섬진강을 따라 가는 구간으로 기차로 여행하기에 좋다. 느리게 가는 경전선은 여유와 낭만이 가득한 코스로 남도 여행의 백미로 꼽힌다.
8월 4일(일)에 출발하는 영동 와이너리 기차 여행코스도 주목해보자. 포도 생산지인 영동은 와인&시네마 열차가 만들어진 계기가 된 고장이다. 서울은 매주 화·토요일 정기 코스가 만들어져 있을 정도로 인기다.
코레일에서는 관광객들의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관광 코스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버스나 자가 운전을 이용한 여행도 재밌고 편리하지만 새로운 형태의 기차 여행 또한 매력적이다. 문의 804-3880
이수정 리포터 cccc0900@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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