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주식을 98% 가족과 친척 명의로 보유한 대주주와 2% 주식을 보유한 소액주주가 있었는데, 98%를 가진 대주주가 회사의 재산을 모두 양도하고 회사를 해산하였다. 이를 나중에 안 2% 주주가 항의하자 돈 5000만 원을 주고 권리를 포기하도록 하였다. 그 후 양수인이 약속대로 회사의 재산을 넘겨주지 않자 재산을 양도하라는 소를 제기하였다.
대주주는 다음과 같이 항변하였다.
“상법에 의하면 회사의 영업의 전부를 양도하는 경우에는 주주총회의 특별결의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주주총회를 개최한 바 없으므로 양도약정은 무효이다”
양수인은 다음과 같이 반박하였다.
“정말 상도의도 없다. 상법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98%의 주식을 친인척 이름으로 보유하고 있으면서 그 권한을 사실상 행사하고 있고, 2% 주식을 가진 주주도 권리를 포기한 상태이므로 주주 전원이 재산양도하고 동의한 것인데 이제 와서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하는 것이다”
양수인은 막대한 돈을 지급하였는데 나중에 주주총회가 개최된 적이 없었다는 이유로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얼마나 괘씸할까? 판례 중에는 1인 회사의 경우에는 1인 주주가 직접 영업재산을 양도한 경우 따로 주주총회를 거칠 필요가 없다고 한 것이 있고 주주총회를 소집하지 않았어도 주주 전원이 출석하여 결의하였다면 유효한 주주총회로 본다. 위 사례에서는 1인 회사도 아니고 주주 전원이 출석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유효한 주주총회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 위 경우 대법원은 신의칙이라는 근거를 들어 무효를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 있다. 98%의 지분을 사실상 행사하는 주주가 모든 권한을 가지고 반대급부를 수령한 다음 영업을 양도하였고, 2%의 주주도 권리를 포기한 이상 주주 전원이 동의한 것과 같은 결과가 되고, 양도회사의 대주주가 반대급부를 모두 수령한 후 나중에 영업양도가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는 것이다.
신의칙이라는 것은 법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 주는 것이고, 법이 상식을 벗어나서 존재할 수 없다는 점을 확신시켜주는 특별한 것이다. 법보다 더 무서운 신의칙이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법무법인 대륙아주 이재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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