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입시를 위한 3학년 부장 선생님들의 조언
수시모집 기간이 다가오면서 수험생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고3에게 앞으로 6개월은 인생을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3년간 쌓은 실력을 바탕으로 성공입시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세우는데 집중해야 한다. 수시모집 기간을 앞두고 지원전략 수립을 위한 입시설명회가 봇물을 이루는가 하면, 입시컨설팅 업체들도 상담을 받으려는 학생로 북적인다. 하지만 현재의 입시에서 가장 좋은 멘토는 누가 뭐래도 학교 선생님이다. 내일신문은 7월 10일 분당 모처에서 분당지역 고교 3학년 부장교사 5명을 초청, ‘수시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와 2014년 성공를 위한 입시전략’을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PARTⅠ. 2013년 분당지역 입시결과 어땠나?
얼마 전 공개된 자료에 의하면 분당지역의 수능 1등급 비율은 학교 별로 30~20%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 지역에 비해 수시 논술전형에서 수능 최저등급 조건을 맞추기가 유리한 상황인 셈. 또한 학교별로 수시전형에 대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분당지역 고교들의 특성이기도 하다. 이러한 조건들이 2013년 분당지역 입시결과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궁금하다.
* 낙생고 김호은 교사 “기본 학력 높이는데 집중, 좋은 결과 이끌어내”
작년에 졸업한 학생들의 경우 입학성적이 낮아서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자체 평가는 절망적이었어요. 작년 6월 모의평가까지도 거의 전망이 없었어요. 학교는 학생들의 기본 학력을 높이는데 가장 집중했고, 그 결과 서울대 12명을 비롯해 예년보다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습니다. 입시는 결국 학력입니다. 우선 선발을 맞춰달라는 것이 대학의 요구이기도 하죠. 대학이 가장 좋아하는 학생은 공부 잘하는 학생이므로, 그 외의 대안은 없는 것 같습니다.
* 대진고 길형수 교사 “일반전형과 특별전형 7대 3 비율로 합격”
작년은 재작년에 비해 서울대 인원은 적었지만, 오히려 연ㆍ고대 합격생은 더 늘었어요. 논술 일반전형과 입사제 등 특별전형이 7대 3 정도 비율로 합격했어요. 상위권의 경우 논술 일반전형으로 가장 많이 진학했어요. 특별전형의 경우 어학전형, 국제화 전형 비중이 높았습니다. 인ㆍ적성 전형으로도 약 25명이 진학했는데, 이는 3~5등급 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여름방학부터 외부강사를 초청 특강을 열어 준비시킨 결과라고 할 수 있어요.
* 분당영덕여고 박현호 교사 “맞춤형 전략으로 수시 합격률 대폭 높혔어요”
영덕여고는 모든 전형에서 비교적 고르게 합격했어요. 수시와 정시 비율이 25대 75 정도였는데, 작년에는 44%로 수시합격 비율이 상당히 올랐습니다. 학교의 학생 맞춤형 수시전략이 좋은 결과를 낸 것이죠. 서울대에 수시 2명, 정시 2명이 합격했고, 작년에는 외국어특기자 합격생을 26명이나 배출했다는 점이 특이사항입니다. 논술전형이 가장 많은 만큼 각 과목 선생님들이 논술지도 역량을 키워 수업에 접목하는 방식으로 1학년 때부터 3년간 논술을 지도해 온 것도 주효했습니다.
* 한솔고 곽정훈 교사 “건강하게 학교생활 한 학생이 좋은 대학 가더라”
작년에 한솔고는 수시보다는 정시로 많이 진학하기는 했지만 특별전형, 글로벌 전형 등 다양한 전형에서 고르게 합격생을 배출해 예년에 비해 다채로워졌다는 점을 들 수 있어요. 전체적인 진학률도 많이 높아졌고요. 상위권 대학에 합격한 학생들을 보면 학교생활을 건강하게 잘했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특히 친구들끼리 서로 선의 경쟁을 하면서 돕는 ‘멘토멘티 프로그램’ 참여한 학생들이 많이 합격했어요. 자기주도학습 습관이 학력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 서현고 윤승현 교사 “학교보다 진로중심지도, 의대 진학률 높아”
작년에는 학생들의 진로에 따라 학과중심으로 진학지도를 했어요. 서울대를 고집하지 않은 탓에 예년보다 합격생이 적었지만, 의약대 진학률은 많이 올라갔어요. 작년 입시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결과 중의 하나는 인ㆍ적성 전형이었습니다. 중위권 학생들을 위한 좋은 입시전략이고, 이 학생들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 생각합니다. 작년에 적성으로 논술전형만큼 보냈는데, 가천대만 20건이 넘어요.
PART2. 변수 많은 2014년 입시 어떻게 될까?
2014학년도 수시는 ‘학생부 100%전형’은 줄어들고 논술과 인ㆍ적성고사 등 ‘대학별 고사’는 확대되었다. 수시 일반전형은 2014학년도 전체 모집정원의 비율도 높지 않다. 뿐만 아니라 많은 수험생들이 목표로 하는 서울 및 수도권 주요대학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기에 수시로 대학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특히 올해는 선택형 수능을 도입해 입시전략 세우는 것도 예측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입시 어떻게 보나?
서울대입시, 탐구과목이 핵심변수 될 것!
* 윤승현 교사
2014년 입시에서 가장 큰 변화는 무엇보다 선택형 수능의 도입이라고 할 수 있어요. 자연계열은 작년과 비슷하겠지만 인문계열 학생들은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맞추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학교도 지나치게 서울대 입시에 치중하다 보면 연ㆍ고대마저 놓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요. 문제는 문과는 국사, 이과는 탐구2가 될 거예요.
* 길형수 교사
자연계는 탐구2 망가지면 서울대가 어려워집니다. 일반전형은 내신 필수, 정시는 수능필수로 지정해 놓았으니 서울대 지망생을 반드시 국사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국사 등급받기가 너무 어려워요. 결국 서울대 입시는 국사가 변수가 될 가능성이 꽤 높습니다. 학교에서 한국사를 위한 특별 과정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수능국사를 내신국사로 대체하는 등 국사에 대한 부담을 줄 방법을 학교에서 찾아줘야 합니다.
* 윤승현 교사
올해 서울대 일반전형 경쟁률 높아질 것 같아요. 수시 6회 지원이라지만 SKY가 목표인 학생들의 경우 서울대 연ㆍ고대 6회 다 채우기는 사실상 어려워요. 쓸 수 있는 전형 많지 않기 때문이죠. 올해 서울대는 6회라는 것 때문에 더 수시 경쟁률이 높아질 것이고, 정시에서 변수가 있을 것 같아요. 국사나 탐구2를 안한 학생들은 접근조차 못할 것이니까요.
* 박현호 교사
6월 모평 이후 국사 선택한 학생들이 상당히 회의적인 생각을 하고 있어요. 국사가 너무 어려워 등급도 안 나오니까 절망하더라고요. 실제로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이고 3등급을 찍게 되면 정시도 어려워지거든요. 그럼에도 반드시 서울대에 가야겠다고 마음먹은 학생들은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고 갈 수밖에 없습니다. 길 부장님의 말씀처럼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교육과정을 운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택형 수능은 영어가 관건, B형이냐 A형이냐
* 윤승현 교사
선택형 수능에서 가장 큰 변수는 영어일텐테,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B형에서 A형으로 갈아탈지가 관건일 겁니다. 제 생각에는 영어 B형 4등급인 학생이 A형으로 가면 1~2등급은 충분히 나올 수 있으므로 하나라도 등급을 올려야 하는 지방학생이나 예체능 계열 학생들은 많이 돌아설 것 같은데요. 그렇게 되면 A형도 경쟁률이 높아지고, B형을 등급받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호은 교사
저는 생각이 좀 다른데요. A형으로 옮기는 학생이 의외로 적을 수도 있어요. 낙생은 6월 평가에서 13명의 학생만이 A형으로 갈아탔어요. 학교에서도 갈아타는 것을 권유하지 않는 편이에요. 중하위권 대학이나 예체능을 제외하고 상위권 대학들은 어차피 B형을 요구하기 때문이죠. 중하위권 학생들이 A형으로 간다고 1등급을 받는다는 보장이 없어요. 그렇다면 차라리 B형을 선택하는 것이 전략일 수 있어요.
* 길형수 교사
대진은 영어 1등급 비율이 30%가 넘어요. 상위권 대학 대부분은 B형을 요구할 것이기 때문에 상위권 학생들은 움직이지 않는 것은 분명하고요. 중하위권 대학은 A형으로 가는 게 맞아요. 4~5등급 대 학생들은 이미 돌아섰어요. 문제는 학교에서 어디까지 권유하고 돌려야 할까? 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작년에 비해 올해는 B형에서 확실히 좋은 등급을 받기 어려워진 것은 사실입니다.
복잡해진 입시, 수시 배치는 어떻게?
* 박현호 교사
수능도 이렇게 복잡해졌으니 올해 수시 모집에서는 수능 최저를 맞추는 것도, 예측하는 것도 어려워진 것 같아요. 수시모집을 어떻게 배치해야 할지 걱정입니다. 인적성도 비중이 확대되고 경쟁률이 높아지면서 내신 많이 보는 추세더군요. 시험만으로는 변별력이 없기 때문이겠지요?
* 김호은 교사
분당 학생들의 가장 큰 목표는 인서울이에요. 때문에 논술을 안 할 수 없어요. 모의고사 강점 없으면 지금이라도 적성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전형이 다양하기 때문에 한시라도 빨리 학생의 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특히 정시는 특정과목 강점이라면 더욱 전략이 중요해지죠. 이과는 수학과학 잘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으니까요.
* 윤승현 교사
입시가 갑자기 바뀌는 것도 아니고, 학생 역시 상황이 급변하는 경우는 드물어요. 아주 가끔 222가 111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은 3년간 관리한 대로 성적이 나오고, 결국 입시까지 그대로 가게 됩니다. 그 학생들 대부분은 수능 최저를 맞춰서 논술전형으로 가게 되는 것 같아요. 수시는 크게 적성과 논술로 잘 구분해 배치하는 것이 중요할듯 합니다.
PART3. 스펙이냐 스토리냐? 학생선발 기준은?
새 정부의 대학입시 정책이 수시는 학생부 중심, 정시는 수능 중심의 ‘대입전형간소화’를 골자로 한다는 방침이 발표되면서 수시로 대학가는 것이 조금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선택형 수능이 처음으로 도입되는 올해 정시에 부담을 느낀 수험생들의 관심이 수시로 집중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대학이 스펙보다는 전공적합성, 학교생활 중심으로 선발하겠다고 밝히면서 변별요소는 더욱 모호해진 측면도 있다. 엄연히 존재하는 고교별 차이, 스펙의 차이. 대학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하나?
학교 밖보다는 교내활동에 점수 준다!
* 윤승현 교사
작년 서울대 입시만 보더라도 확실히 학교 밖 스펙 안 중요해졌고, 기본적으로 학교생활에 충실한 학생이 합격했어요. 교외 활동보다는 교내에서 선행상 하나라도 더 받은 학생이 결국 합격하더라고요. 특히 서울대는 이 규정이 더 엄격한 것 같아요.
* 길형수 교사
작년에 내신 종합 3등급 학생인 학생이 서울대에 합격했는데, 스펙이라고는 화학 동아리 활동, 논문발표 정도가 전부였어요. 스펙은 약했지만 성실했고, 확실히 스토리가 좋았고 전공적합성도 높았죠. 학교에서 학생의 소질이나 전공적합성을 개발해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 박현호 교사
서울대 입학사정관은 공통적으로 학교 밖에서 시간을 보낸 학생을 싫어하는 것을 확실한 것 같아요. 학교 밖 활동을 많이 하게 되면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잖아요. 대학이 이제 그것을 인지한 것 같아요. 올해는 증빙자료 항목도 5개로 줄어 든 것만 봐도 스펙의 나열보다는 확실히 스토리가 중요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학교생활을 충실하게 한 학생이 결국 밖에서도 능력을 발휘하거든요.
학교에 대한 평가도 있다?
* 곽정훈 교사
대학에서 학교파일 받기도 합니다. 대교협 파일 쓰게 되어 있는데, 특히 성균관대 입학사정관들이 학교를 보는 경향이 강한 것 같아요. 학력평가 등 학교자료를 통해 학교수준을 본다는 의미일 겁니다. 스펙도 적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학교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은 어쩌면 당연하겠죠. 고교 등급제가 암암리에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나에게 맞는 수시지원 전략은?
* 김호은 교사
무엇보다 학생들을 자신을 잘 알아야 합니다. 낙생은 개인별로 4회 이상 상담을 마쳤어요. 불안한 마음에 외부컨설팅을 찾게 되는데 그보다는 학생을 가장 잘 아는 담임선생님과 먼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6월 모의평가 성적을 기준으로 원서 쓰고 하루라도 빨리 수능에 몰입해야합니다. 수능이후에 접수하는 대학 하나쯤 넣는 것도 요령입니다.
* 윤승현 교사
맞습니다. 수시 지원 6개 중에서 1차 몇 개 2차 몇 개를 넣을 지는 선생님이 추천한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6개 중에는 자기실력에 맞는 대학 실력보다 높은 대학도 있을 수 있어요. 담임은 만약의 경우까지 생각해서 배치합니다. 수능이후 논술시험을 보는 대학은 안정적으로 지원해도 상관없어요. 수능성적 결과에 따라 시험을 안 볼 수도 있으니까요.
* 박현호 교사
대부분 모의평가를 기준으로 잘 나온 성적만 기억하다 망치는 학생들이 많아요. 반대로 스스로를 너무 낮게 평가해서 실력에 맞는 대학을 못가는 학생도 있죠. 고3 담임은 학생을 가장 잘 아는 입시전문가이기 때문에 선생님의 조언을 따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 길형수 교사
6월 평가에서 언ㆍ수ㆍ 외 만점 받은 학생이 수시에서 자신의 실력보다 낮은 대학에 지원했는데, 수능에서도 언ㆍ수ㆍ외가 만점이 나온 거에요. 수시에서 합격했기 때문에 서울대는 지원할 수 없었죠. 그런 안타까운 순간들이 꽤 있습니다.
남은 시간, 효율적으로 공부하려면?
* 곽정훈 교사
한솔은 5명의 교사가 팀을 이뤄 논술을 대비하고 있습니다. 3학년 학생들이 수능과 논술을 동시에 준비하는 것이 어렵지만 결국 두 개를 같이 가져갈 수밖에 없어요. 논술전형이 사실상 ‘수능 최저등급 충족전형’이다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죠. 수리논술도 마찬가지에요. 수능 수학이 받쳐주지 않으면 논술이 의미가 없다지만 사실 수학이 강한 학생이 자연스럽게 수리논술도 잘해요. 그러니까 논술은 손 놓지 말고 지금부터 매일 시간을 내어 대학별 기출문제와 유사문제를 풀어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 윤승현 교사
국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뭐래도 지문독해력이에요. 3학년 학생들에게는 EBS 교재를 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에요. 시간이 많지 않으니 무조건 많은 문제를 풀려고 하기 쉬운데, 그보다는 한 문제라도 꼼꼼히 볼 것을 권합니다. 한 문제라도 틀렸다면 지문 독해력이 낮은 것이므로 7~8번 이상 읽어서 지문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식으로 자신의 약점으로 보완해 나가야 합니다.
* 길형수 교사
듣기 문항 수가 늘어난 만큼 영어는 듣기에 소홀하면 안돼요. 앞부분이기에 그 다음 문제에 영향을 주어 시험을 망칠 수도 있어요. 매일 20~30분씩 듣기를 권합니다. 또 B형을 기준으로 7~8개 출제되는 빈칸 채우기 문제는 30%이상으로 전체점수를 좌우합니다. 빈칸 유형의 문제만 모아서 풀어보세요. EBS 수능특강, 수능완성, 등 4~5개의 교재는 확실하게 마스터하면서 변형된 지문이 나오더라도 당황하지 않도록 변형 유형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좌담회 참석자
낙생고 김호은 교사, 대진고 길형수 교사, 서현고 윤승현 교사,
분당영덕여고 박현호 교사. 한솔고 곽정훈 교사 (가나다순)
* 진행 및 정리 :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 사진 : 이세라 리포터 dhum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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