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인 벌레잡이식물원 이화진 원장

벌레잡이식물 3~4개면 “벌레야, 안녕!”

지역내일 2013-07-02

곤충 등의 작은 동물을 잡아 그것을 소화시키고 그 일부를 양분화하는 벌레잡이식물. 요즘 벌레잡이식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집안에 식물을 키우는 것만으로 날벌레, 모기 등을 없앨 수 있고, 또 그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작은 날벌레조차도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현대인들에게 벌레잡이식물은 벌레를 잡아줘 편안함을 제공할 뿐 아니라 대부분 늪지식물이라 가정 내 습도 유지에도 큰 도움이 되죠. 키우는 방법 역시 어렵지 않아 요즘 부쩍 벌레잡이식물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벌레잡이식물원 이화진(47) 원장의 설명이다. 2600여m2(약800평)의 부지에 100여 종의 벌레잡이식물을 보유하고 있는 벌레잡이식물원은 이 대표의 노력과 벌레잡이식물에 대한 그의 사랑과 열정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곳이다.

이화진


벌레가 정말 싫었어요!
 벌레잡이식물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부터 궁금했다. 그가 들려준 답은 간단했다.
 “벌레가 정말 싫었어요. 그런 벌레를 없애주는 식물이 있다기에 단번에 관심이 갔습니다.”
1998년 봄에 벌레잡이식물과의 첫 만남이 이뤄졌다. 벌레잡이식물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던 당시 그는 외국박람회를 방문하는 지인을 통해 새로운 벌레잡이식물을 구입하기도 했다. 자신의 정보를 나누고 또 관심 있는 여러 사람들과의 교류를 위해 2000년 4월에는 국내 최초 벌레잡이식물 인터넷동호회(http://cafe.daum.net/drosera)를 만들었다.
 “13년 전만 해도 벌레잡이식물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던 때라 저희 동호회를 ‘특이한’ 동호회라며 방송국에서 취재를 하러 오기도 했어요. TV에 소개된 후 단번에 회원이 1000명으로 늘더군요. 현재 1만 명의 회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벌레잡이식물, 전문적으로 키워볼까?
 관심으로 시작된 벌레잡이식물 사랑은 전문적으로 벌레잡이식물을 키우는 벌레잡이식물원 개원으로 이어졌다. 그때가 2001년. 이 역시 국내 최초 벌레잡이 전문농장이었다. 길동에 개원한 벌레잡이식물원은 2005년 하남으로 이전했고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인터넷(http://www.greenshark.co.kr) 중심으로 판매도 진행하고 있으며, 방문은 미리 전화 예약한 고객들만 가능하다. 
 현재 이곳에는 네펜데스, 사라세니아, 파리지옥, 벌레잡이 제비꽃, 끈끈이주걱 등 100여 종의 벌레잡이식물이 있다.
벌레를 없애기 위한 벌레잡이식물의 효과는 “놀라울 정도”라고 이 대표는 말한다.
 “풍납동 한강변 아파트에 살았는데 한여름에 베란다 문을 활짝 열고 살아도 날벌레나 모기가 전혀 없었어요. 근데 전시회를 위해 집에 있던 벌레잡이식물들을 며칠 동안 전시장으로 가져간 사이 집에 벌레가 생겼더라고요.”
 그는 “벌레가 많지 않다면 가정에 2~3개의 벌레잡이식물만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며 “키우는 것 역시 벌레잡이식물의 정확한 정보를 알면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벌레잡이 식물은 대부분 습지식물로 보통 가정에서 키우는 식물과는 키우는 방법이 다르다.
이 대표는 “벌레잡이식물은 ‘벼’와 똑같이 생각하면 된다”며 “네펜데스를 제외하곤 대부분 시간 맞춰 물 줄 필요 없이 물에 담가만 두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곳은 평생 AS를 실시하고 있는데 “어떤 문제가 있어도 살리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 이 대표의 강한 의지다. 벌레잡이식물의 가격은 하나당 5000~1만 원선이다.
벌레잡이식물원 www.kcps.net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이화진 대표가 추천하는 “이것 중 3개만 키워보세요!”
1. 네펜데스
 네펜데스는 달달한 향으로 항아리 모양의 통 안으로 벌레를 유인하는 ‘함정식’ 벌레잡이식물의 대표주자. 벌레가 통 안으로 들어오면 통 속의 물이 산성으로 변해 벌레를 녹여먹는다. 개미, 파리, 모기 등의 퇴치에 좋으며 커다란 통이 있는 네펜데스는 새나 쥐도 먹는 대식가다. 물에 담가두는 게 아니라 위로 물을 매일 듬뿍 뿌려줘야 한다.


2. 끈끈이주걱
 잎 표면에 분포하는 방울방울 이슬이 접착력이 있는 끈끈이로 ‘끈끈이식’ 벌레잡이식물에 속한다. 작은 곤충을 유혹하는 달콤한 향을 내 곤충이 붙으면 녹여서 소화 흡수하는 방식이다. 끈끈이주걱은 종자의 수도 많고 발아율도 높아 번식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종이기도 하다. 주 먹이는 ‘모기’다. 


3. 벌레잡이제비꽃
 끈끈이주걱과 마찬가지로 ‘끈끈이식’ 벌레잡이식물. 1mm의 짧은 섬모로 곤충을 잡는다. 습한 것이 좋지만 지나치게 습할 경우 잎이 물질 수 있으니 조심할 것. 강한 햇빛이나 고온에도 주의해야 한다. 날벌레나 모기 등을 잘 잡고 꽃이 펴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 준다.


4. 사라세니아
 네펜데스와 같은 ‘함정식’ 벌레잡이식물. 야외에서는 통 한가득 벌레를 먹는 대식가로 벌레의 몸부림에 의해 소화액이 분비되므로 살아있는 곤충만 먹는다.


5. 파리지옥
 벌레잡이식물하면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되는 종류지만 곤충을 없애는 데에는 큰 효과가 없다. 두 장의 벌린 잎 안으로 곤충을 유인, 들어온 벌레를 포획한 후 소화액으로 벌레를 녹여먹는 ‘포획식’ 벌레잡이식물이다. 한번 벌레를 잡으면 소화하는데 3~7일 정도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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