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 김홍도의 고향이 안산이 아닌 서울 수표교 아랫동네였다는 학설이 제기돼 안산시의 ‘단원마케팅’에 차질을 빚게 될 전망이다. 명지대학교 미술사학과 이태호 교수는 지난 4월 국립중앙 박물관에서 열린 동양미술사학회 2013년 춘계학술대회에서 단원 김홍도의 세거지가 기존에 알려진 ‘안산’이 아닌 ‘서울 수표교 아랫동네’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 안동에서 발견된 ‘수금 초목 충어화첩 발문’에서 ‘김홍도는 낙성의 하량 사람으로 단원이라 자호하였다’는 구절이 발견되었다고 밝혔다. 낙성은 서울이고 하량은 청계천 다리(수표교) 아래마을 이름이라고 한다. 이 교수는 논문에서 “김홍도가 살던 곳을 구체적으로 지목한 유일한 자료”라며 “김홍도의 안산 출신설은 성급한 결론”이라고 주장했다.
김홍도가 안산 출신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강세황이 어린 단원을 가르쳤다는 기록에 따른 것이다. 이는 강세황이 처가가 있는 안산으로 이사한 후 김홍도를 만났을 것이라는 추측에 의한 것. 하지만 이 교수는 당시 사대부였던 강세황은 서울 염천동과 안산의 향저를 오고갔을 것이라며 강세황의 안산 정주설을 부정했다.
이 교수의 주장대로라면 단원 김홍도와 안산의 연결고리는 끊어지는 셈이다.
이에 대해 안산 지역사학계가 술렁거리고 있다. 정진각 교수(전 안산향토사연구소 소장)는 “현재 알려진 표암 강세황의 거처는 회현동, 염천교 옆, 그리고 안산이다. 김홍도가 그림 수업을 받았을 무렵 그가 어디에 살았는지가 핵심인데 만약 이 교수의 주장대로라면 김홍도와 안산은 무관한 지역이 된다”며 “표암 강세황이 30세 이후 안산에서 살았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기 때문에 양측의 학자들을 모아 학술대회를 열어 김홍도 세거지에 대한 학계의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안산시는 단원이 안산지역 출신이라는 전제하에 단원이라는 지명을 널리 이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매년 단원미술제를 시행하고 올해는 단원미술관도 개관했다.
안산 지역사 연구 모임 회원들은 “단원이 이미 안산시민에게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고 안산과 떨어질 수 없는 관계가 만들어진 만큼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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