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올라갈수록 뜨겁고 매운 음식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뜨거운 음식을 먹는 것도 이열치열(以熱治熱)이지만 매운 음식 또한 열과 땀을 통해 더운 기운을 밖으로 내보내 더위를 이기기에 안성맞춤. 연신 흘러내리는 땀과 매운 맛을 이기지 못해 눈물까지 쏙 빼고 나면 무더위를 이길 힘이 솟아나는 것만 같다.
다가오는 무더위를 이길 수 있는 우리 지역 매운 맛집을 모았다.
박지윤 오미정 오현희 리포터
국물자작 매운 주꾸미, 천호동 ‘소문난 주꾸미’
자작한 국물에 갖은 사리를 넣어 함께 먹는 맛이 일품인 성내동(천호동) 주꾸미 골목 안 ‘소문난 쭈꾸미’. 이곳 맛의 비결은 한약재와 생과일로 만든 양념장에 있다. 전라도식 주꾸미음식을 요리해내고 있는 이곳은 30년 전통의 맛이 고스란히 음식에 배 있다. 모든 음식을 직접 만들어내고 서빙까지 책임지고 있는 이곳 주인장. 넉넉한 인심과 깊은 음식 맛은 그 30년 고집에서 비롯된다.
이곳에서 주문을 할 때에는 주꾸미에 추가되는 재료만 따로 생각하면 된다. 주꾸미에 삼겹살과 새우가 추가되거나 주꾸미에 닭과 새우, 혹은 삼겹살과 닭과 새우 모두가 추가되기도 하는데 추가되는 음식재료를 확인하고 그 앞에 적힌 번호를 주문하면 된다.
‘주꾸미+삼겹+새우’을 주문하면 주꾸미, 삼겹살, 새우에 콩나물이 듬뿍 얹어진 철판이 가스불 위에 오른다. 재료가 익어갈수록 물기가 자작하게 생겨난다. 이 국물에 당면이나 만두, 스파게티, 치즈떡을 사리로 얹어먹으면 된다. 당면은 기본으로 제공되니 사리 추가할 때 참고하시길. 탱탱한 주꾸미와 아삭한 콩나물, 고소한 새우와 쫄깃한 삼겹살이 기가 막히다.
주꾸미를 어느 정도 다 먹고 나면 이제 볶음밥 차례. 날치알이 들어가면 2000원, 날치알에 모짜렐라치즈까지 얹으면 3000원에 푸짐하고 맛있는 볶음밥을 먹을 수 있다.
구수한 누룽지와 간이 적절하면서 맛있는 달걀찜은 무한리필 해 주니 안심하고 실컷 먹을 수 있다. 매운 맛은 약간매운맛(기본), 매운 맛, 완전 매운 맛이 있으니 알아서 주문하시길.
위치 : 강동구 성내2동 11-10호
대표 메뉴 : 주꾸미+삼겹+새우 1만원 주꾸미+닭+새우 1만원
주꾸미+삼겹 1만원 주꾸미+새우 1만원
문의 : 02-486-6587
청량고추의 매운 맛 ‘옛촌매운갈비찜’
간판, 유리창 등 외관부터가 빨간 색으로 ‘심상찮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옛촌매운갈비찜. 갈비찜을 먹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까지 빨갛게 달아올라있다.
양은냄비 뚜껑들이 벽면에 걸려있는 걸 보니 ‘이곳엔 양은냄비에 음식을 내주다보다’는 생각이 든다. 점심시간에 특히 인기인 점심특선을 주문하면 저렴한 가격에 매운돼지갈비김치찜과 밥을 함께 먹을 수 있다.
점심특선을 주문하자 갖가지 반찬들과 양은냄비에 담긴 매운돼지갈비김치찜이 가스불에 오른다. 살짝 끓기 시작할 때 맛을 보니 ‘먹을 만한 매운 맛’. 좀 더 맵게 먹기 위해 양념을 주문하자 ‘일단 먹어보라’는 말이 돌아온다. 바글바글 끓기 시작할 때 반찬으로 나온 콩나물무침과 어묵조림을 함께 넣어 함께 끓여먹으면 더욱 맛있다.
국물이 자작해지면 이제 본격적으로 먹을 차례. 양념을 더 안 넣은 게 천만다행. 맵기가 장난이 아니다. 돼지갈비와 건더기, 그리고 국물을 김과 소시지, 달걀이 놓인 밥 위에 얹고 슥슥 비벼 먹는 게 제 맛. 금세 얼굴을 땀과 콧물 범벅으로 만드는 이곳의 매운돼지갈비김치찜은 매운 청량고추로 매운 맛을 낸다고. 건강하게 매운 맛이라 더욱 맛있게 느껴진다.
위치 : 송파구 방이동 62번지
대표 메뉴 : 매운소갈비찜 1만3000원 매운돼지갈비김치찜 9000원
점심특선(오후3시까지) 매운갈비찜 정식 6000원
문의 : 02-412-8899
매운맛의 지존 ‘해주냉면’
화끈한 매운 냉면이 당길 때 매운맛의 지존으로 꼽히는 신천역 부근의 해주냉면을 추천한다. 눈물 쏙 빼도록 매운 양념장은 청양고추, 마늘 등 10여 가지 재료를 섞어 만든다.
메뉴는 비빔냉면과 물냉면 단 두 가지. 주문하자 쫄깃하게 삶은 면발에 양념장, 오이절임, 고기, 계란 반쪽이 소담하게 담긴 냉면 한 그릇이 상에 오른다. 이 집의 매운맛은 얼굴이 화끈해지고 머리가 띵해질 만큼 강렬하다. 매운 음식에 자신이 없다면 함께 나오는 새콤 짭조름한 무김치에 면발을 싸서 먹어도 좋다.
테이블 위에는 항상 양념소스, 설탕, 식초, 겨자가 준비 돼 있다. ‘매운 맛의 끝’을 경험하고 싶다면 양념장을 첨가해도 좋고 너무 매워 속이 화끈거릴 땐 설탕을 넣으면 된다.
쇠고기 잡뼈와 생강을 넣고 끓인 뜨거운 육수, 주방에서 바로바로 담그는 무김치는 셀프서비스로 맘껏 가져다 먹어도 된다.
1983년 포장마차로 시작해 신천역 일대 입소문난 냉면집으로 자리 잡은 해주냉면은 가격도 착하다. 냉면 한 그릇 값이 여느 냉면집 보다 저렴한 4000원. 포장 판매나 택배도 가능하다. 매주 일요일은 쉬며 저녁 9시까지 문 열며 여름철에는 늘 손님들로 북적인다.
주소 : 송파구 잠실본동 183-4
가격 : 비빔냉면 4000원, 물냉면 4000원, 사리 1000원
문의 : 02-424-7192
토핑 얹은 떡볶이 ‘동대문 엽기 떡볶이 송파점’
매콤함이 매력인 떡볶이에 강렬함을 더한 동대문 엽기 떡볶이. 주문을 하자 지름 30cm 가량 되는 커다란 대접에 떡, 오뎅, 비엔나소시지에 당근, 양파 등 각종 야채가 어우러진 떡볶이가 푸짐하게 담겨 나온다. 동대문에서 첫 선을 보인 이 떡볶이는 주인장이 대구의 유명한 불닭발집을 찾아가 매운맛 비법을 배운 뒤 자신만의 노하우를 결합해 양념소스를 개발했고 손님들 사이에 인기를 끌면서 전국적으로 체인점이 늘고 있다.
입 안을 얼얼하게 만드는 톡 쏘는 매운 맛이 묘한 중독성이 있다. 떡볶이 위에 얹어 나오는 치즈를 떡에 돌돌 말아 먹어도 좋다. 손님들 속을 달래주기 위해 계란찜이 서비스로 나온다. 양은 3~4인이 먹어도 될 만큼 푸짐하며 남은 떡볶이는 친절하게 포장까지 해준다.
취향에 따라 떡볶이 토핑으로 튀김 만두, 당면, 메추리알, 햄 등을 추가해 먹을 수도 있다. 사이드 메뉴로 손님들이 즐겨 찾는 건 주먹김밥. 동그랗게 만 주먹밥에 바삭한 김 가루를 듬뿍 묻혀 먹으면 얼얼한 속이 편안해지고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다. 새벽 1시까지 주문 배달도 가능하다.
주소 : 송파구 삼전동 133-5
가격 : 엽기떡볶이 1만4000원, 튀김만두?당면 토핑 각 2000원, 주먹김밥 2000원
문의 : 02-422-8592
화끈한 매운맛 ‘낙지세상’
힘이 없던 소도 낙지를 먹으면 일어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낙지는 영양이 많고 원기회복에 도움이 된다. ‘낙지세상’은 낙지를 이용한 여러 가지 요리를 선보이는 곳이다. 화끈하게 매운 맛으로 잃었던 입맛을 돌아오게 하는 낙지덮밥부터 푸짐한 낙지해물파전에 낙지 왕만두까지 낙지를 이용한 다양한 메뉴를 선보인다.
그중에서도 낙지덮밥은 매운 양념을 아낌없이 쏟아 부어 한 입 두입 먹다보면 혀가 얼얼해지고 정신이 없어진다. 이렇게 매운 입맛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계란찜과 미역냉국, 머스타드 소스를 곁들인 샐러드가 필수. 차가운 미역 냉국은 얼얼해진 입맛을 달래고 찬 계란찜은 부드럽게 넘어간다. 새콤달콤한 머스터드소스로 맛을 낸 샐러드 역시 매운 맛을 진정시키는 일등공신이다. 이 모든 반찬이 셀프 바에서 무한리필이 가능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낙지해물파전을 시키면 막걸리 한 병이 공짜로 오는 서비스도 있다.
지치고 더운 날 매운 맛으로 원기를 회복하고 싶을 때 ‘낙지가 있는 세상’으로 떠나보자.
주소 : 서울시 강동구 성내동11-1
가격 : 낙지덮밥 8000원 낙지해물파전 1만2000원 낙지 왕만두 6000원
문의 : 02-478-3003
거부할 수 없는 매운맛 뽕신
뽕신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어서 오십시오~~뽕신입니다’라고 주방과 홀에서 우렁차게 외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손님이 가게 안에 들어서고 나갈 때마다 온 종업원이 하나가 되어 외치는 소리를 들으면 그 힘참에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오픈 키친 방식의 빈티지하면서도 아기자기하게 꾸민 실내는 젊은이들이 좋아할만하다.
뽕신의 대표메뉴인 마뽕은 구운 마늘로 맛을 낸 얼큰하고 진한 맛의 마늘 짬뽕이다. 살이 통통한 홍합과 오징어, 새우가 푸짐하게 들어가 국물 맛이 깊고 시원한 것이 특징. 지리뽕은 개운하고 칼칼한 맛의 맑은 국물이 일품이다. 매운 맛을 가시게 할 메뉴로는 얇게 구워 나온 피자가 있다. 달링 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달달하니 달콤한 소스에 한 입 찍어 먹으면 매운 맛이 싹 사라진다. 치즈피자인 달링 말고도 베이컨이 들어가 짭조름 하면서도 담백한 뽕마르크 피자가 있다. 부드럽고 담백한 크림소스에 고추로 매운 맛을 더한 백뽕도 추천 메뉴. 크림소스의 느끼함을 매운 맛이 잡아주니 더 이상의 조합이 없다.
한 가지 유념할 점은 뽕신에 갈 때는 줄 설 각오를 단단히 하고 가야한다는 것. 이른 저녁 시간에 찾아 갔을 때도 가게 안에 빈자리가 없었던 만큼 식사 시간에는 가게 밖에 둘러진 주황색 선에 서서 메뉴를 미리 주문하고 기다려야 한다. 그래도 그 수고가 헛되지 않을 후회 없는 맛과 서비스를 자랑한다.
주소 : 서울시 강동구 성내2동 38-20
가격 : 마뽕 6000원 지리뽕 6500원 달링피자+마뽕+음료 1만6400원
문의 : 02-483-3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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