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 창의력 사회성 사고력 문제해결능력 높여줘
“일본은 휴머노이드 아시모처럼 생활밀착형 로봇이 많이 발달했는데, 그 이유로 애니메이션 ‘우주소년 아톰’을 꼽습니다. 아톰을 보면서 꿈과 상상력을 키운 세대들이 자라나 그 꿈을 실현해 간 것이죠. 로봇은 이처럼 아이들에게 꿈을 줄 수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로봇을 만들고 접하면 자연스럽게 생각의 지경이 넓어지겠죠?”
로봇박사 남상현 교수는 어린아이 같은 환한 웃음을 지으며 로봇과 로봇교육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위축됐던 아이들이 로봇을 통해 자신감을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 로봇교육의 필요성을 새삼 느낀다”고 덧붙였다. 남 교수가 이끄는 ‘남박사로봇영재아카데미’는 로봇을 교육하는 곳이며 아이들의 꿈과 상상력을 키우는 놀이터다.
로봇교육, 융합교육에 제격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상상속에서만 존재하던 로봇이 요즘은 현실 생활에 다양하게 응용되고 있다. 로봇을 이용해 암수술을 하거나 캡슐로봇으로 막힌 혈관을 뚫기도 한다. 또 다큐멘터리를 통해 잘 알려진 ‘로봇다리 세진이’처럼 장애인의 다리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로봇은 이제 장난감을 넘어 새로운 과학기술의 영역으로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로봇교육은 기계공학, 전자공학, 컴퓨터 프로그래밍,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기술을 배울 수 있는 융합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융합교육은 기존에 이론으로만 접하던 수학과 과학을 기술 공학 예술과 연계함으로써 실생활 문제해결능력을 높이기 위한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에서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다양한 학문을 배경으로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인재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로봇을 배우고 만들며 공부하는 과정에서 상상력, 창의력, 협동심 같은 능력들이 자연스럽게 길러질 수 있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강의하는 남상현 교수가 유치부와 초등부 아이들에게 로봇을 지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로봇키트를 활용하면 혼자서도 로봇을 만들고 조종할 수 있지만 아카데미에서는 다양한 미션활동을 통해 전략적 사고력을 높이고 팀플레이를 하도록 유도합니다. 각종 대회를 준비할 때에도 최소 2인 1조의 팀별 활동을 하게 되므로 협동심이나 사회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죠.”
남 교수는 수업을 통해 로봇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갖고 있는 과학적 호기심을 채워주기도 한다. 책에서 읽은 내용, 다큐멘터리에서 본 내용 중에서 궁금한 것을 묻는 것. 그런 과정이 쌓이면서 학생들은 남상현 교수를 멘토로 여기고 진로나 학업 관련 고민을 자주 상담한다.
로봇 만들면 따분한 수학도 달라진다
로봇 교육의 또 다른 장점은 아이들이 공부한다는 생각 없이 즐겁게 수업에 참여한다는 점이다. 어려운 기계적 원리나 전기 작용을 배워도 따분하지 않고 재미있다.
남 교수는 “예를 들어 로봇을 움직이는 모터에 대해 알아보는 과정에서 자석과 전류 등을 공부하게 되는데 아이들이 호기심을 갖고 접근하다 보니 공부가 아니라 즐거움이나 놀이가 된다”며 “이렇게 배운 지식은 억지로 외운 내용이 아니라 오히려 기억에 오래 남는다”고 설명했다.
과학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이라면 로봇 교육을 통해 즐겁게 과학을 배울 수 있는 기회로 삼아도 좋다. 수학도 마찬가지다. 매뉴얼을 따라 조립해 만드는 로봇을 벗어나 자신이 직접 명령을 프로그래밍하는 로봇을 만들기 위해서는 함수 같은 수학적 지식이 요구된다. 함수는 중학과정에서 배우는 내용이지만 로봇 교육을 받은 초등생들은 어렵지 않게 함수를 활용해 로봇을 만든다.
수학이나 영어를 왜 공부해야 하는지 몰라 흥미가 없는 학생들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로봇 교육은 학생들에게 훌륭한 동기부여를 하고 있는 것. 지난해 발표된 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학 흥미도는 참여국가 중 꼴찌였으나 실력은 가장 우수한 것으로 드러나 수학교육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지난해 발표된 교과부의 ‘수학선진화방안’은 이런 문제의식을 반영한 것이다.
로봇교육은 수학과 과학이 실생활에 응용되는 좋은 사례로 꼽을 수 있다. 특히 로봇공학은 아직도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미래산업으로도 눈길을 끌고 있다.
유치원부터 대학생까지 로봇매니아 환영
남박사로봇영재아카데미는 5세 유아부터 대학생까지 나이 불문하고 로봇에 관심있는 이들에게 열려 있다.
유아들은 알록달록 예쁜 브릭과 장치들을 이용해 자동차나 로봇을 만든다. 또 브릭을 이용해 수개념이나 도형에 대해 배우기도 하고 미술, 공작 등과 접목한 다양한 탐험놀이와 역할극, 상황극을 통해 상상력 창의력 공간지각력 등을 높여준다.
로봇강아지 ‘제니보’를 활용한 교육이 특히 눈길을 끈다. 교사가 제니보와 함께 수업을 이끌어 가는데, 제니보의 동작을 보고 무엇을 하는지 맞히기, 제니보에게서 나오는 동요 함께 부르기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쓰다듬어주면 좋아하고 때리는 친구를 촬영해 피해다니는 제니보의 모습은 유아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곳에서는 키봇, 트리봇, 휴머노이드 등 다양한 로봇을 수업에 활용하고 있다.
초등부는 4단계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데, 각 단계는 1~2년의 과정으로 짜였다. 로봇과 각종 센서의 원리를 비롯해 프로그래밍과정을 익히며 과학탐구대회나 로봇대회 등을 준비한다. 또 영재교육원 진학 대비를 위한 준비과정도 있다.
중등부는 3단계 일반과정과 영재학교 및 과학고 마이스터고 등을 준비하는 입시준비과정으로 나뉜다.
고등부는 로봇특기자 전형 등 대학진학을 준비한다. KAIST 연세대 서울과학기술대 한양대 광운대 등 여러 대학의 입학사정관제 전형에 맞는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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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옥 리포터 jungga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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