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새마을 주민 손으로 바꿨어요

지역내일 2013-06-28
은평구 27일 자축기념잔치

서울 은평구 신사동 주민들이 스스로 동네 환경을 개선하고 27일 이를 기념하는 잔치를 열었다.

신사동 237번지 일대 '산새마을'은 봉산자락에 위치한 이른바 '달동네'. 새가 많아 산새마을로 불리는 이곳은 1970년대 이주민 택지로 생겨난 마을. 낡은 다가구·다세대 건물과 좁은 골목 길, 부족한 주차공간 등 낙후된 주거환경으로 골머리를 앓던 지역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일거에 철거를 하고 재개발·재건축을 하는 대신 점진적으로 물리적 환경을 바꾸고 원주민 정주권을 확보하는 방식을 택했다. 주민들 스스로 마을가꾸기 모임을 꾸렸고 주민회의를 통해 개선방향을 찾았다. 그렇게 2년여. 오래된 도로는 아스팔트로 포장됐고 곧 무너질 것만 같던 계단과 옹벽은 안전하게 정비됐다. 골목길 담장은 알록달록 총천연색 그림 옷을 입었다.

달라진 마을 환경만큼 공동체도 되살아나고 있다. 마을 한가운데는 휴식공간으로 조성된 텃밭이 대표적 사례. 그간 쓰레기 무단투기장처럼 활용돼왔던 곳인데 주민들이 힘을 모아 공동 공간으로 바꿨다. 주민들이 구청 도움을 받아 20여톤에 달하는 폐목재와 각종 쓰레기를 처리하고 마을 공동텃밭으로 바꾼 뒤 작물을 재배, 홀몸노인 등 어려운 이웃에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주민들은 동네 안전을 위한 방범용 폐쇄회로텔레비전이 설치돼있지만 자발적으로 마을지킴이를 구성, 야간 마을순찰도 돌고 있다.

27일 열린 잔치는 마을을 새롭게 가꾼 주민들이 마련한 자축연. 청년부터 노인까지 마을 텃밭에 모여 그간을 돌이켰고 골목길 여행을 하며 바뀐 동네 환경을 공유하기도 했다. 은평구 관계자는 "산새마을에 이어 응암동·녹번동 일대 산골마을에서도 주민참여형 재생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조만간 역촌동 역말마을 주민들도 재생사업에 동참, 마을의 변화를 이끌어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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