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채 갚겠다는데 말리는 정부

민간 저금리 갈아타기에 "중도상환 수수료 내라" 제동

지역내일 2013-06-28
지자체가 정부에서 빌린 빚을 상대적으로 싼 민간금융권 자금으로 중도 상환하는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내일신문 5월15일 6면 보도>  정부 자금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가 지방채 중도상환에 따른 수수료나 손실부담 등을 이유로 승인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5월 4.5% 이상의 높은 금리를 부담하는 지방채 1067억원에 대한 중도 상환 의사를 기획재정부에 통보했다. 전북도는 지난 2006년 호우피해복구비 285억원, 2009년 지방교부세 감액분 보전 비용 782억원 등을 정부 공공자금 관리기금에서 차입했다. 전북도를 포함해 전국 지자체가 빌려 쓴 규모는 3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입 당시 정부 공공자금의 금리는 4.49~4.94%로 최근 시장금리에 비해 1% 이상 높은 수준이다. 전북도청 등은 민간금융권의 자금을 빌려 정부 빚을 갚는 ''차환''을 검토해 왔다. 시중은행이나 증권회사 등을 통해 정부 기금보다 1%정도 싼 빚을 얻어 조기에 상환하면 전북도만 해도 10년간 70~77억원의 이자를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정부는 그러나 지방채 조기상환이 지방재정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정부 재정엔 부담이 된다는 입장이다. 정부를 대표한 기획재정부는 전북도 등의 요구에 중도상환 수수료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자체에 빌려 준 원금 자체가 국채를 발행해 조성했고, 국채 만기가 3~7년 정도로 조기에 상환하면 국고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3조5000억원에 달하는 관련 지방채를 상환하면 정부가 2000억원 정도의 부담을 떠안을 수 밖에 없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가 안전행정부를 상대로 정부의 입장전환을 촉구하고 있지만 기획재정부가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전북도 김철모 예산과장은 "정부 요구대로 중도상환 수수료에 손실부담분까지 내고 나면 저금리 민간자금을 빌려 지방채를 갚는 효과가 사라진다"고 아쉬워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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