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것보다 하고 싶은 것이 더 많은 꿈 많은 소녀. ‘낙천적인 성격이 가장 큰 무기’라는 이연진(중2)양은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걱정하고 시간만 낭비하느니 차라리 ‘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하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세상이 제 아무리 넓어도 가슴에 품은 꿈을 위한 날갯짓을 계속 하겠단다. 멈추지 않는 도전을 즐기는 긍정 에너지가 가득한 이연진 학생을 만났다.
외교관의 꿈 갖게 해준 ‘독서’ =
연진양은 어릴 때부터 엄마 손을 잡고 도서관에 다녀버릇했다. 책 읽는 것이 좋았다. 온가족이 책읽기를 좋아하다 보니 쌍용도서관은 연진양의 놀이터였고 배움터가 됐다. 가족 네 명이 대출증을 만들어 매주 20권씩 책을 빌려 읽었다. 지금까지 연진양이 읽은 책만도 6000권이 넘는다.
외교관의 꿈을 키운 것은 초등 2학년 때 ‘반기문 총장님처럼 되고 싶어요’란 책을 읽고 써 낸 독후감이 교내대회에서 수상하면서였다.
“반기문 총장처럼 유엔 같은 곳에서 일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죠. 지금까지 흔들리지 않고 있어요.”
이 꿈을 더욱 단단하게 다져준 것도 독서였다. 김효은씨의 ‘외교관은 국가대표 멀티 플레이어’라는 책을 읽고 나자 외교관의 꿈은 더욱 확실해졌다. 반드시 우리나라를 위한 외교관이 되리라 결심했고 희망하던 청심국제중학교에 입학했다.
연진양은 지난 겨울방학을 잊을 수가 없다. 학교에서 홍콩, 인도 등 아시아 5개국 160명이 참여한 국제대회, CSIAMUN 2013(2013 청심국제중학교 모의 유엔)을 개최했다. 연진양은 이곳에서 프레스(언론) 역할로 합류하면서 마치 국제 유엔 현장에 있는 듯 외교관 활동을 생생하게 체험했다.
“실제 외교관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자세하게 알 수 있었어요. 아주 재밌었고 많은 도움이 됐어요.”
“꿈이 있기에 포기할 수 없다!” =
연진양이 중국어를 다시 하게 된 동기는 꿈을 이루기 위한 준비였다. 연진양은 일곱 살 때부터 김 매 원장(베이징중국어 원장)에게서 중국어 수업을 받았다가 학교공부를 위해 잠시 접었다. 그러나 외교관의 꿈이 있기에 포기할 순 없었다. 다시 지난해 가을부터 김 원장의 수업을 들으며 ‘전국 제7회 대한민국 중국어말하기대회’에 출전했다.
이 대회는 여느 말하기대회와 달리 연단에서 발표를 하고 난 뒤 중국인 심사위원들이 즉석에서 던지는 몇 가지 질문에 중국어로 답해야 했다. 어떤 질문을 하는지 알아듣지 못하면 대답하지 못한다. 원고 암기만이 아니라 진짜로 중국어를 구사할 줄 알아야 하고 능숙하게 답해야 수상권에 진입할 수 있었다.
연진양은 초등 3학년 때 우수상을 비롯해 대회에 나갈 때마다 수상했는데, 해가 갈수록 참가자들의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특히 올해는 치열한 예선을 뚫어야 했다. 본선에 진출했지만 장려상에 그친 아쉬움은 중국어 공부에 더 큰 동기부여로 다가왔다.
“바쁜 학교생활 병행 중에 이룬 기특한 결과예요.” 연진양의 어머니 송민규(39)씨는 학습 의욕이 많은 딸아이가 대견하기만 하다. 언제든 딸을 격려하는 송민규씨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김 매 원장은 “중국에서 장기간 체류한 아이 못지않게 발음이 좋고 열심히 하는 습관이 배어 있다”며 “다른 아이들은 사춘기 들어서면서 짜증이 많아지는데, 연진이는 학교생활만으로도 벅찰 텐데 전혀 그런 기색이 없다”고 칭찬했다.
연진양은 기숙사생활을 하기 때문에 김 원장에게서 주말만 2시간씩 수업을 받는다. 지난 5월 HSK(한어수평고시)에 응시해 급수도 땄다. 김 원장은 “HSK는 중국어토플시험이라 생각하면 된다”며 “중문과 졸업생이 5급을 따면 논문을 통과할 정도이고, 6급은 원어민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연진양은 현재 HSK 5급을 준비하고 있다.
자투리 시간 이용 효과 커 =
연진양은 중학생이 된 후 학교생활이 더욱 바빠지고 여러 수행 평가들로 틈이 없지만 결코 중국어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 교내에서도 중국어 단어장을 들고 다니며 틈틈이 암기한다. 연진양은 “자주 잊어버려서 집안이 온통 단어를 적은 포스트잇으로 도배가 돼 있다”며 웃었다. 매번 수업 전에 보는 단어 시험 준비는 금요일 청심국제중에서 천안까지 귀가하는 차 안에서 해결한다.
“어릴 때부터 스케줄 짜는 법부터 시간별로 관리하는 법을 배웠어요. 엄마랑 같이 의논하며 계획을 결정하면 왜 해야 하는지 이해가 되고 필요성을 느끼게 돼요.” 엄마를 전적으로 믿는 연진양이다.
최근 학교에서 내준 수행평가는 조별로 중국어연극을 진행하고 동영상을 찍는 것이다. 연진양은 어렵다기보다 흥미롭다는 반응을 먼저 보였다.
“걸림돌이 있거나 힘든 일이 있어도 심각해 하기 보다는 해결할 방법을 골몰히 생각해요. 공부도 이 정도 했으면 때려치울 법도 한데 저는요, 그런 게 없나 봐요. 꿈이 있어서 그런가요?”
큰소리로 밝게 웃는 연진양의 목소리엔 긍정의 기운이 넘친다. 실수하더라도 낙담하지 않으며 실패하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습관의 힘이 들어있다. 연진양은 론다 번이 지은 ‘시크릿’처럼 자신이 희망하는 대로 된다고 믿으며 한걸음 더 자신의 꿈에 다가서고 있다.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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