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극단 제2회 정기공연 ‘뻘’이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5월 31일에서 6월 2일까지 공연된다. 연극 <뻘>은 안톤 체홉의 <갈매기>를 모티브로 80년 오월 그 후 1년, 전라남도 벌교를 무대로 재창작한 작품이다. 원작 <갈매기>가 인간 욕망에 대한 보편적 형상화라면, 연극 <뻘>은 남도의 생명력을 상징한다. 함민복 시인은 뻘을 두고 ‘말랑말랑한 힘’이라 했다면, 우리 지역에서 흔히 쓰는 표현대로 하자면 ‘찐득찐득한 힘’이 바로 남도의 뻘, 남도의 생명력인 것이다. 남도인의 삶과 역사를 들여다보더라도 매우 검질기게 끈기 있는 것이 그야말로 ‘찐득찐득한 뻘’ 같다 할 수 있다. 푹푹 빠져드는 질펀한 뻘밭을 헤치고 꼬막을 찾아가야 하는 고단한 길, 그 끝에는 희망이 있기에 가지 않을 수 없는 길이다. 인물들의 욕망과 원초적 생명력이 뒤섞인 공간 ‘뻘’. 천 년은 묵어야 일 미터가 쌓이는 뻘처럼 밀물과 썰물을 반복하면서 역사는 쌓이고 기억된다. 신구 세대를 상징하는 개성 있는 캐릭터,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 대사, 이야기가 담긴 노랫말 등이 잘 엮어진 작품이다. 특히 대중가요, 민요, 구전가요를 넘나드는 노래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극의 의미와 재미를 한층 더해 준다. 세월이 흘러도 전해오는 노래처럼 인간의 삶은 강인한 생명력을 갖는다. 뻘의 노래 속에서 복잡하게 얽힌 각 인물들의 꿈과 욕망을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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