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출신 작가 리카 풀키넨의 두 번째 작품 ''진실''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이다. 할머니 어머니, 손녀로 이어지는 이야기의 구성은 삼대에 걸친 한 가족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화자인 ''안나''가 전체적인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지만 장마다 한 인물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작품은 엘사, 마르티, 엘레오누이, 안나와 1960년대를 살고 있는 에바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그들이 함께한 제각각의 기억을 펼쳐 놓는다.
심리학자인 엘사는 갑자기 찾아온 병으로 죽음을 앞두고 있다. 자택치료를 받으며 집에서 생의 막바지를 준비하는 동안 엘사는 남편 마르타를 비롯한 가족들의 보살핌을 받는다. 엄마인 엘레오 누이를 도와 할머니 엘사를 간호하는 안나는 할머니와 분장놀이를 위해 할머니의 옷장을 뒤진다. 그리고 1950년대 풍의 드레스를 찾아낸다. 할머니는 모른 척 안나에게 그 옷을 원한다면 입으라고 했고, 그들의 분장놀이는 시작됐다. 분장놀이가 끝날 때쯤 할머니는 안나가 입은 드레스가 ''에바''의 옷이었다고 냉정하게 이야기 했다.
마르타는 병원으로 가는 전차 안에서 자신이 늙었다는 걸 새삼 인식하게 된다. 어릴 적 이야기가 떠오르고 그중 에바의 아름다운 모습을 떠올린다. 에바는 엘사의 집에서 가정부를 구한다는 대학 전단지를 보고 엘사의 집으로 찾아간다. 그렇게 그들은 만났다.
엘사가 심리학 학회로 떠날 때면 에바는 그들의 가족이 되었다. 몇 주와 몇 달에 걸쳐 남자와 유지해 온 이상한 관계에서 행복을 발견한다.두 가지 현실 속에서 엘사의 집에서 마르타와 엘레오 누이와 머물며 밤이 되면 마르타의 방으로 가 그의 옆에 함께 누워 잠들었다.
에바는 마르타를 사랑했고 마르타도 에바를 사랑했다. 에바는 엘로우 누이를 사랑했고 마르타는 엘사도 사랑했다.
엘사는 바쁜 업무와 잦은 출장 때문에 딸인 엘레오누라에게 사랑을 베풀 기회를 잃는다. 대물림된 애정결핍으로 야기된 상처는 제3자인 에바를 통해 구체화되고 겉으로 드러난다. 안나의 추적으로 통해 밝혀지는 에바와 마르타의 부적절한 애정관계 역시 엘사와 엘레오누라의 애정결핍에 따른 상처를 밖으로 꺼내놓는다.리카 풀키넨은 마르티와 에바의 사랑이야기를 구체적인 묘사와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주지만 두 사람을 바라보는 세 여자의 시각은 비교적 무덤덤하고 냉담하게 처리한다. 거짓으로 포장하고 있던 진실이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려는 장치이다. 진실에서는 현실에서 일어난 갈등과 사건을 사우나에서 해소하는 식이다.사우나는 갈등을 봉합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공간이다. 아울러 이 소설에서는 핀란드인들의 정서와 기질, 생활방식, 문화와 전통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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