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 - ‘한글알림이’ 청주대학교 황경수 교수

“세계문화유산 ‘훈민정음’ 널리 알리고파”

지역내일 2013-06-15
“창제 시기와 창제 원리가 밝혀져 있는 문자는 흔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한국어를 저급 언어처럼 생각하고 잘못 사용하고 있는 것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건물마다 영어 학원 간판이 즐비하고 ‘생각까지 영어로 하라’는 문구가 서슴없이 방송되는 요즘, 훈민정음을 알리고자 힘쓰는 청주대학교 황경수 교수(46)를 만났다.
 
강의· 연구, 24시간이 모자르다
황경수 교수는 국어를 주제로 학생, 시민, 공무원 등 대상을 가리지 않고 달려가 강의를 한다. ‘훈민정음(보물 70호)’ 강의는 청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처음 시작했다. 지난 5월에는 청주시(시장 한범덕)가 주최하고 청주대학교 국어문화원(원장 김희숙)이 주관하는 인문학 강좌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이야기’ 강좌를 진행했다. 공무원들에게는 ‘국어능력 향상반’을 열어서 한글 맞춤법, 표준어 규정, 표준 발음 등을 강의한다. 현재는 충청북도 공무원을 대상으로 ‘2013 찾아가는 국어 능력 인증 과정’이 열리고 있다. 공문서를 쓸 때 불필요하게 쓰는 어려운 말을 쉬운 말로 바꾸거나 잘못 사용하는 말을 줄이자는 생각에서다. 또 시민과 학생들에게는 ‘국어능력인증반’을 만들어 무료로 강의하고 있다.
이외에도 황 교수는 청주대학교 국어문화원 부원장으로 활동하면서 한국언어문화연구원(이사장 이기문)과 충청북도 국어능력인증시험 주관기관으로 협약을 맺었다. 

황 교수는 “대학생 시절 ‘훈민정음 강독’이란 전공 강좌를 들으면서 훈민정음을 공부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며 “지도를 맡았던 강규선 교수가 ‘훈민정음 연구(문화체육관광부 학술우수도서)’라는 책을 낼 때 작업을 도우면서 훈민정음을 알리는 일을 하리라 마음을 먹게 됐다”고 말했다.
 
훈민정음 배울 기회 많지 않아
황 교수는 청주대 국문과 학생들뿐만 아니라 다른 과 학생들이나 일반시민들에게 우리나라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면서 세계문화유산인 훈민정음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가슴이 벅찼다고 한다.
훈민정음 강좌는 해례본(언해본)을 토대로 진행되는데 강의가 끝나고 나면 수강생들이 어렵다는 말한다. 황경수 교수는 “우리가 꼭 알아야 할 훈민정음 이야기에 대해 어렵게 느끼는 모습을 보면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나 황 교수에게는 이렇게 아쉬운 감정은 잠깐이고 조금씩 선조들의 얼과 혼을 알리고 있다는 것이 즐겁고 행복한 일이다.

“훈민정음 강의내용은 우리나라 국민으로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꼭 들어봐야 할 소중한 지식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매년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열리고 있는 강좌에서 훈민정음을 강의하고 있죠. 강의를 통해 우리말과 글이 태어난 배경과 창제원리 등에 대해 남녀노소가 쉽게 배우고 우리말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것이 가장 큰 바람입니다.”
황 교수에게 앞으로 국어와 관련해 어떤 강의를 하고 싶은지 물었다.
“가정, 학교, 사회가 함께 어울려 사는데 언어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때 꼭 필요한 것이 바른 언어사용을 통한 인성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국어와 관련해 우리나라의 예절 문화를 알릴 수 있는 강좌를 만들어 강의를 할 생각입니다.”

한글과 훈민정음을 알릴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는 ‘한글알림이’ 황경수 교수의 이야기에 부끄러운 마음이 앞선다. 특히 자녀 교육에서 우리말보다 영어를 중요하게 생각했던 엄마였으니. 아이들의 인성교육에 대한 좋은 강좌가 생긴다는 소식이 더욱 반갑다.

황경수 교수
현: 청주대학교 교양학부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청주대 국어문화원 책임연구원
    충청북도 자문위원 등
논저:「중세국어문법론」
     「한국어문규정의 이해」     
     「한국어 교육을 위한 한국어학」
     「훈민정음 연구」등 다수

                                                       
윤정미 리포터 miso08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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