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지역 잘 나가는 고교 학술동아리_명덕여고 CSI 과학발명부

일상 속 상상력 발명으로 연결… 발명하는 재미에 푹

지역내일 2013-05-20

CA 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취미 동아리 대신 최근 진로와 관련된 학술동아리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대학 입시에서 수시 전형 비중이 늘고 입학사정관 전형이 확대되면서 동아리 활동이 주요 비교과활동 ‘스펙’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니드에 따라 나만의 경쟁력을 높이면서도 스펙으로도 활용이 가능한 동아리들이 인기다. 우리지역 잘 나가는 고교 학술동아리 명덕여자고등학교편에서는 일상의 사소한 생각들이 모여 발명품을 만들어내는 ‘CSI 과학발명부’를 만났다. 과학고가 아닌 인문계 여자고등학교에서 수년간 대한민국 학생발명전시회, 과학전람회 등의 주요 발명대회와 각종 창의력올림피아드에서 두각을 나타낸 이야기를 들어본다. 


생활 속 불편함이 곧 발명 아이디어
‘발명’이라고 하면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전유물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생활 속에서 느끼는 불편함이 곧 발명 아이디어라 소개하는 학생들이 있다. 바로 명덕여자고등학교 발명동아리 ‘CSI 과학발명부’ 학생들이다.
명덕여자고등학교 발명동아리 CSI는 2학년 22명, 1학년 11명 총 33명으로 이뤄진 발명동아리이다. CSI는 월 2회 동아리활동시간에 모여 2시간 동안 발명 아이디어도 나누고 실험도 하면서 학생발명전시회나 창의력올림피아드 등 각종 대회를 준비한다.
리포터가 찾아간 5월 둘째 주에는 특별히 인터뷰를 위해 조별로 모여 발명에 관련된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었다. 총 6개조로 나누어 물 로켓 날리기, 비열실험, 모형항공기 만들기, 로봇 프로그램, 소리파동을 이용한 기주공명 실험을 하는 등 각자가 맡은 분야에서 열공하고 있었다.
CSI를 맡고 있는 고영수 교사는 “발명은 관찰에서부터 시작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관찰은 다양한 생각을 갖게 하고 그 불편함을 극복하거나 더 나은 환경을 위한 작업이 바로 발명에까지 이어지는 것”이라며 “동아리 활동시간에는 아이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내고 그것을 발명품으로 구체화 시켜나가는 활동을 한다”고 설명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아이들은 창의적인 사고를 하게 되고 각종 대회에서 수상하는 결과를 얻어내면서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도 한다. 그렇다고 담당교사가 아이디어를 제공하거나 아이디어를 발전시켜나가는데 큰 역할을 차지하는 건 아니다. 고영수 교사는 “큰 방향만 짚어줄 뿐 아이들 스스로 답을 찾아가도록 유도한다”며 “결국 아이들이 아이디어부터 발명품까지 모두 만들기 때문에 저는 할 일이 없어요”라며 웃는다.


내일의 발명왕들, 아이디어는 일상생활 속에서 찾아
CSI는 대외적으로 상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학교 내 동아리 중 가장 활발한 활동으로 인정받고 있다. CSI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1차 서류전형을 통과해야 되는데 이 서류전형에 자기소개서와 더불어 자신이 만든 발명품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어야 한다. 1차를 통과하고 나면 2차 면접에서 지원하게 된 동기에 대한 질문과 1차 때 제출한 발명품에 대한 평가를 받는다.
동아리 회원 선발 때부터 발명품에 대한 평가가 있기 때문일까. CSI 회원들은 발명에 대한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넘쳐난다. 그 결과는 각종 대회를 휩쓴 상에서 알 수 있다.
CSI를 이끌고 있는 기장 정여진(2년)양은 “한 달에 두 번씩 모여 각자가 생각하는 발명 아이디어를 나누고 발명 아이디어에 대한 구체물을 만든다”며 “이렇게 탄생한 발명품으로 여러 가지 대회에 출전도 하고 상을 받는 경우도 대부분”이라고 밝힌다.
명덕여고 CSI 회원들이 팀이 되어 출전한 창의력올림피아드에서도 예선을 통과했다. 대회의 주제는 ‘자기가 진실이라 생각했던 것이 진실이 아니라면’이었다. 이 대회에서 아이들은 바보 온달의 관이 움직이지 않은 역사적 상황을 재설정해 연극으로 보여주었다. 정여진 학생은 “바보온달이 죽은 척 해 관이 움직이지 않았는데 온달이 재채기를 하는 바람에 관 뚜껑이 열렸을 때 평강공주가 치마로 얼른 관을 가려주어 위기를 넘긴 과정을 연극으로 보여주었다”고 한다.
정미준 학생(2학년)은 대한민국 학생발명전시회에서 은상인 교과부장관상을 받았다. 미준양의 발명품은 평소 콘센트에 먼지가 쌓이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콘센트에 먼지가 자꾸 쌓이는데 물로 닦을 수도 없고 그냥 두면 화재가 날 위험도 있어요. 그래서 열었다 닫았다 할 수 있는 콘센트 커버를 만들었습니다.” 이 작품은 햄버거 가게에서 음료를 테이크 아웃할 때 테이프를 붙여주는 것을 보고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미준양은 “생활을 하면서 불편한 것이 있을 때 다른 사람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 메모를 해두고 발명아이디어로 사용한다”고 전한다.
채민주 학생(2학년)은 창의력올림피아드에서 동상을 받았고 대한민국 학생발명전시회에서는 은상을 받기도 했다. 민주양의 발명품은 ‘머리끈 빗’으로 친구들이 체육시간이 끝나면 머리를 묶기 위해 빗을 빌리는 모습을 보고 머리끈과 빗을 함께 묶을 수 있는 발명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정유미 학생(2학년)은 대한민국 학생발명전시회에서 ‘글씨를 바르게 쓸 수 있는 파일’로 동상을 받았다. 수행평가 과제로 A4 용지에 글을 쓰는데 글씨가 자꾸 올라가 예쁘게 써지지 않는 것을 불편하게 여긴 유미양은 자를 댄 것처럼 반듯하게 글을 쓸 수 있는 파일을 만들 계획을 세웠고 결국 동상도 받고 수행평가도 잘 받는 결과를 얻어냈다.
명덕여고 CSI 동아리 학생들은 올해도 한국학교발명협회가 주관한 2013 대한민국 & 1회 아시아 창의력올림피아드 대회에서 은상 3팀, 동상 1팀이 수상하는 결과를 얻어 미국에서 열리는 2013세계학생 창의력올림피아드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져 학교 앞에 플래카드가 걸리기도 했고 특허청 주관의 대한민국 창의력챔피언대회에서 6팀이 본선에 진출하는 등 과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기도 했다. 올해도 대한민국 학생발명전시회에 90~100개 정도의 작품을 제출하기도 했다.
“같은 것이라도 다르게, 새롭게 보면 발명에 눈이 뜨인다”는 CSI 회원들은 “과학자, 연구자만 발명을 하는 건 아니다. 실생활에서 고쳐가는 것으로 모든 학생들이 할 수 있는 것이 발명”이라고 갈무리한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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