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교육, 진짜 공부의 시작이다
내 아이 ‘진로교육’ 지금 어디까지?
목표가 분명한 사람은 위기를 극복할 가능성이 많다. 그래서 공부도 자기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모른다. 간혹 좋아하는 분야가 있어도 부모의 격려를 받지 못하거나 어떻게 키워나갈지 잘 모른다. 어린 시절 꿈꾸던 것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노력하던 근성이 남는다. 또 진로가 발전하면서 조금씩 변형될 수 있다. 완벽한 진로계획이 아니라도 좋다. 넓게라도 파다보면 깊이 팔 수 있는 분야가 생기게 마련이다. 진로교육, 막연할수록 더 일찍 시작해야 한다.
김부경 리포터 thebluemail@hanmail.net
막연한 꿈보다 현실성 있는 진로계획 필요
공부도 꿈이 분명해야 된다는데···. 공부보다 더 애매한 것이 꿈, 바로 진로이다.
주부 나진숙(41·우동)씨는 어린 시절 꿈이 확실했다고 한다. 초등 4학년 때부터 작가가 되겠다 결심하고 국문과까지 갔지만 현실성 없는 막연한 꿈만 꾸다 지금은 평범한 주부가 되었다. 그래서 두 딸의 진로 앞에 서면 더 자신이 없다고 한다.
“진로가 분명하다고 다는 아니죠. 진로는 직업이고 직업은 어느 정도 현실성과 경제성이 있어야 하니까요.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꿈이 이루어진다고 말하기엔 인생선배로서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제 초등학교 6학년인 딸과 진로 이야기를 하다보면 나씨는 마음이 무겁다. 아직 뭐가 꿈인지도 잘 모르는 아이에게 엄마가 꿈을 유도 하는 것 같은 자책도 든다. 그렇다고 순진하기만 한 아이 생각을 그냥 방치할 수는 없다.
그래서 얼마 전 딸아이와 주변 사람들 직업을 함께 적어 보았다고 한다. 생각보다 다양한 직업이 있었다. 아이가 진로에 대해 좀 더 현실적으로 접근해 보는 작은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아무 생각 없는 아들, 어떻게 해야 하나···
초등학교 때 곧잘 공부를 하던 아들이 중 2가 되자 갑자기 공부를 하지 않아 속을 끓인다는 김경미(42·좌동)씨.
“아들 하는 짓을 보면 다니던 학원을 확 다 끊어버릴까, 공부 말고 다른 길을 찾아야 하나 별 생각이 다 들지만 그래도 할 때까지 해보자며 버틴다”는 김씨는 최근 이 모든 것이 사춘기 아들의 방황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김씨는 힘들어 하는 아들에게 공부할 이유를 찾아주고 싶어 진로에 대해 알아보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진로체험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사춘기 아들을 데리고 다니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고···.
“학교에서도 정기적으로 다양한 전문직을 초청해 진로강좌를 열고 부모들도 아이의 재능을 잘 관찰해 조언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씨는 아이가 흔들려도 부모는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공부만큼이나 진로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학생들이 알고 있는 직업군, 한정되어 아쉬워
“유치원 때 꿈은 해녀였어요.”
유달리 고동을 좋아하던 주원이는 어렸을 적 고동을 많이 딸 수 있는 해녀가 되고 싶어 했다. 2년 정도 지속되던 해녀의 꿈은 수영을 배운 뒤로 재능이 없다며 자연스레 접었다.
한동안 뭔가 되고 싶다는 말이 없다가 초등학교 4학년쯤 꿈이 의사라고 했다. 몸이 좋지 않았던 할머니를 보며 막연하게 생각한 꿈이란다. 그러나 의사의 꿈은 그다지 절실하지 않았다. 꿈이 의사라고 답하면 어른들이 더 이상 귀찮게 묻지 않아서 내놓은 답이었다는데···.
초등학교 고학년 이후로는 초등학교 교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주원이 엄마는 무엇을 하든 응원한다고 말은 하지만 정작 아이들이 알고 있는 직업군이 너무 한정되어 있고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도 없어 아쉽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본 만큼 성장한다. 글로벌 시대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이 경쟁력 있는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좀더 체계적인 진로교육이 절실하다. 가장 자주 만나는 선생님, 아플 때마다 보는 의사 말고도 세상을 움직이는 멋진 일들이 많다는 것을 주원이는 언제쯤, 어떻게 알게 될까?
10년 뒤 신생 직업들 생각하며 적성 키워야
중 1 아들을 둔 최미애(40·민락동)씨는 최근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학교에 제출하는 진로상담조사서에 아들이 장래희망이 없다고 답한 것. 최씨는 아들이 사춘기 방황이라 생각하기에도 이해가 안돼 물었더니 아들 대답이 자신이 뭘 잘하는지도 모르겠고, 뭐가 되고 싶은지도 모르겠단다.
“초등 저학년 때 아들의 꿈은 태권도 관장님이었어요. 그러다 축구선수로 바뀌더니 고학년 때 아빠가 근무하는 은행에 다녀오더니 은행원이 되겠다는 거예요. 아이들이 자라면서 보는 것과 생각이 커지면서 꿈이 바뀌는 건 자연스럽다 생각했지요. 그러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겠구나 생각했는데 꿈이 없다는 말은 정말 충격이었어요”
최씨는 일단 직업에 관련된 책을 여러 권 사서 아들과 함께 보고있단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들의 적성을 키워줘야겠다는 생각에 공부 외에도 배우고 싶은 취미 등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 요즘 그나마 최씨에게 위안이 된 점은 최근 학부모강좌에서 들은 강좌내용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큰 꿈을 가지게 하라. 자신의 경쟁자가 같은 반, 같은 학교 친구가 아니라 영국, 일본 등의 전세계 아이들이 될 수 있도록 크게 생각하게 하라. 또한 아이들의 10년 뒤 미래엔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정말 다양한 직업들이 생겨날텐데 기존의 직업에서만 찾으려 하지말고 아이의 적성을 다양하게 키워 새로운 진로도 개척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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