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된 여아가 화장실에 가지 않으려 한다고 왔습니다. 속옷에 노란색 분비물이 묻어 나온 지 며칠이 되었지만 아이가 불편해 하지 않으니까 그냥 두고 보았는데 어제부터 화장실 갈 때 보채고 울어 산부인과를 찾아야 될지 소아과를 가야 될지 고민하다 산부인과를 찾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아동은 질염에 걸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동은 질 점막구조가 얇고 상피층이 적은 미성숙한 질 구조 때문에 감염이 더 쉽게 이루어지고, 임균성질염도 감염된 성인이나 다른 아이들과의 손 접촉에 의해서도 전파될 수 있습니다. 유치원에서 집단적으로 임균성질염이 생길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성인과 달리 성적 관계가 아니라 손이나 감염된 수건, 속옷 등에 의해서도 감염이 될 수 있는 연약한 상태입니다.
아동이 외음부 증상을 정확하게 호소 하기는 어렵고 위의 증례와 같이 소변보기를 무서워하고 아파한다든지, 반복적으로 긁는다든지, 모호한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질병을 파악하게 됩니다.
외음부 질염은 아동기에 가장 흔한 부인과적 문제입니다. 사춘기 전에는 외음부와 질, 질전정이 항문에 가까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곳에 세균의 과성장을 가져와 원발성외음부염과 이차성질염을 잘 일으킵니다. 경피성태선, 지루성피부염, 아토피성외음부염과 같은 만성 피부 질환들이 같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아동기에 외음과 질에 대한 증상을 호소하고 반복적으로 상처가 있으면 성추행도 조심스럽게 고려해 보아야 합니다.
속옷에 질 분비물이 묻는 것은 여성의 일반적인 증상입니다. 정상적인 질 분비물은 질에서 떨어져 나오는 상피세포와 세포사이의 조직액이 밖으로 스며나오는 삼출액 때문에 생기는데 주로 냄새가 없이 맑은 것이 정상입니다.
하지만 질 분비물이 유난히 많거나 색깔이 진하고 냄새가 난다면 질염을 의심할 수 있으며, 쓰라림, 화끈거림의 증상도 함께 나타난다면 질염을 더욱 확신할 수 있습니다. 질염의 증상이 있으면 가능한 빨리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며 반복적인 질염이 발생할 경우엔 생활 습관에서부터 교정해 나가야 합니다.
화장실에서 휴지를 사용할 때 앞에서 뒤쪽으로 닦으며 외음부의 청결을 유지하고, 자극성이 있는 비누나 세척제, 여성용 위생분무기, 향기나는 화장지, 향기나는 질삽입물은 피해야 합니다. 생리기간 중에 탐폰 삽입을 하지 말고 피임기구를 깨끗하게 사용하며 꽉 죄는 바지, 면이 아닌 내의, 습기를 방출하지 못하는 의복 등은 피해야 합니다.
우성애산부인과의원 우성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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