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건강 쑥쑥 웃음꽃 활짝

산악자전거, 도로자전거 등 동호회 늘어

지역내일 2013-05-15

좋아하는 일은 서로 모여 함께하고 싶은 것. 이것이 애호가들의 마음인가 보다. 자전거 이용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는 자전거 동호회도 많아졌다. 생활체육협회 소속 자전거연합회에 등록된 자전거 동호회 수는 8개. 회원수는 약 250명이다. 하지만 자전거 연합회에 가입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동아리를 만들어 함께 라이딩을 즐기는 동아리들이 더 많다. 특히 온라인상에 가상공간을 만들어 모임을 이어가는 크고 작은 동아리들을 보면 자전거 종류도 다양하다. 험한 산을 오르는 ''MTB''동호회원부터 외발자전거 클럽도 있다. 안산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자전거 동호회 중 대표적인 동아리 두 곳을 취재했다.


자전거 타고 산을 오르는 사람들 ''안산 MTB 자운사''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안산지역 자전거 동호회 중 가장 규모가 큰 동호회는 ''안산 MTB''다. MTB란 산악용 자전거를 일컫는 말이지만 산악자전거로 즐기는 레저스포츠까지 포함해 사용한다. 2008년 안산에서 MTB를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 인터넷에 카페를 개설했다. 이 카페의 정식 명칭은 ‘안산 MTB 자운사’다. MTB 자전거로 운동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현재 이 카페 회원은 200여명이지만 정식으로 회비를 내고 활동하는 회원은 70여명. 매주 3차례 함께 모여 자전거를 탄다.
자운사 정기모임은 수요일, 토요일, 일요일이다. 수요일은 퇴근 후 저녁 8시 30분에 야간 라이딩을 하고 토요일과 일요일 아침 7시 고잔역 앞 ''안산 MTB''에서 출발한다.
안산 MTB 이상익 회장은 “안산은 산악자전거를 즐기기에 최상의 조건을 갖춘 도시다. 시내에서는 자전거 도로 잘 되어 있고 주변의 산들은 높고 험하지 않아서 자전거 타기에 안성맞춤”이라며 엄지를 추켜세운다.
그중 MTB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산은 ‘수리산’. 안산 중앙병원 뒷산에서 반월저수지를 거쳐 수리산 정상까지 다녀오는 27.4㎞ 코스는 회원들의 단골 코스다. 산과 물과 아름다운 길을 모두 볼 수 있어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들린다.
자운사 회원들은 MTB라는 공통점만 빼면 나이도 직업도 다양하다. 20대부터 60대까지, 주부에서 회사 CEO까지 산악자전거를 좋아하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회원 구성은 제각각이지만 함께 라이딩을 떠나면 하나가 된다.
“자전거를 오래 탄 회원은 전문가 수준이지만 이제 막 시작한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힘들다. 그러나 함께 라이딩을 시작했다면 끝까지 서로 도와가며 산을 오르는 것이 우리 모임의 원칙이다. 초보라고 뒤처지지 않고 잘 탄다고 너무 앞서지 않고 서로 챙기면서 산을 오르기 때문에 회원들의 결속력이 높다”는 김천수 회원.
자전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동호회’는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공기와 같은 존재다. 한 단계 한 단계 실력을 쌓아가고 운동 중 알게 된 대회소식이며 수리정보 등 노하우도 서로 공유한다. 그래서 자운사 회원들의 대화의 중심에는 늘 자전거가 있다.
5월 이른 아침. 아직은 찬 공기를 가르며 라이딩을 떠나기 전에 만난 ‘자운사’ 회원들. 마스크와 선글라스로 중무장 한 그들의 나이는 짐작할 수 없었지만 자전거에 대한 열정만큼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산악자전거 동호회 활동을 원하는 사람은 네이버 카페 안산 MTB ''자운사''에 가입하면 된다.


매일 출근 전 수변공원서 웃음꽃 피우는 ‘봉숭아 학당’
자전거 동호회 이름으로는 너무 독특한 ''봉숭아 학당'' 회원들을 만났다. 약속장소는 수변공원 끝자락 정자 아래. 약속장소에 도착하자 왜 자전거 동호회 모임 이름이 ''봉숭아 학당''인지 짐작이 간다.
''봉숭아 학당''은 매일 아침 수변공원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동아리다. 수변공원 끝에 위치한 정자는 이 길을 운동한 사람들이 운동 후 쉬어가는 포인트다. 매일 운동 후 한자리에서 만나 인사하던 사람들이 동호회까지 만든 것이다.
김진배 여성부회장은 “어느 날 정자에 모여 쉬면서 웃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지나가던 어르신이 ''뭐가 그리 재밌소? 꼭 개그프로 봉숭아 학당 같구먼'' 이라고 말해서 그 때부터 ''봉숭아 학당''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 때가 2009년이었다. 벌써 모임이 꾸려진 지 햇수로 5년째 접어들었다. 회원 수도 초창기에 비해 많이 늘어 지금은 25명이다. 매일 15명 남짓 회원들이 이 정자에서 잠깐씩 얼굴을 보는 것이 ''봉숭아학당'' 정기 모임이다. 잠깐 휴식 후에는 다시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 출근을 준비한다. 안산시내에서 자영업을 하는 사람도 있고 공단에 출근하는 사람 등 회원 구성은 다양하다. 특히 봉숭아 학당에는 부부회원이 많다.
양철순 회장은 “주중에는 매일 수변공원에서 운동하고 주말에는 화성 수원 서울 등 장거리 라이딩을 떠난다. 매일 만나다 보니 회원들 모두 가족처럼 가깝다”고 자랑한다.
동호회 결성 후 회원들의 자전거 실력도 일취월장 성장했다. 이제는 여성회원들도 자전거가 고장나면 스스로 고칠 수 있을 정도로 자전거 관리는 기본이다.
자전거가 동아리 회원들에 준 선물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가장 큰 선물은 건강이라고 회원들은 입을 모은다. 이태기 고문은 “남자 회원들은 대부분 고혈압이나 당뇨 등 성인병을 갖고 있는데 자전거 타고 난 후 대부분 좋아졌어요. 혈압도 낮아지고 당 수치도 좋아지는 등 건강을 찾은 것이 가장 큰 선물”이라고 말한다.
부부들끼리 대화와 웃음도 자전거가 가져온 선물이다. 김진배 부회장은 “서로 취미가 같으니 대화 거리가 있어서 좋아요. 자전거 타고 멀리 다녀온 날은 서로 그날 느꼈던 것도 이야기하고 특히 남편이 자전거 수리하는 걸 많이 가르쳐준다”며 활짝 웃는다.
자전거로 아침을 열고 웃음꽃을 피워가는 봉숭아학당 회원들의 모습에서 안산의 미래를 그려 볼 수 있었다.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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