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 - 이비가짬뽕 권혁남 대표

“이비가짬뽕을 맛보는 것 자체가 행운이지요”

매일 끼니때마다 맛에 대해 20년 고민 … 1만 시간 투자한 ‘맛 전문가’

지역내일 2013-05-05



“한 우물을 파라는 말을 옳은 말입니다. 만 가지를 다 하려고 하면 안 되고 자기가 관심 가는 것에 대해 늘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 머리가 좋고 나쁘고는 그리 중요하지 않더군요. 저는 맛에 대해 전문가입니다. 전문가가 되려면 한 가지 일에 일만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하던데, 저는 매일 끼니때마다 맛에 대해 고민하면서 20년을 살았죠. 그런 고민 끝에 짬뽕사업을 시작했거든요. 그러니 전문가 아니겠습니까.”
권혁남 이비가짬뽕 대표는 사람이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외식업을 하는 그에게 맛에 대한 생각은 특별했다. 하루 세끼를 먹으면서 배부르게 먹는 것에만 급급해 맛을 느끼거나 음미하지 못한다는 것을 비참한 일이라고 표현했다. 먹는다는 것은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기 때문에 먹는 순간순간 맛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자신의 특별한 미감에 대해 자부심도 대단했다. 권 대표는 사실 음악은 100번을 들어도 잘 모르겠더라고 말하면서 맛은 늘 온 몸으로 느끼고 산다고 했다. 


발효추출물 효모를 화학 조미료 대신 사용
이비가짬뽕은 이런 절대미감의 권 대표 덕에 특별한 노하우를 갖게 됐다. 이비가짬뽕은 시중에서 파는 조미료가 아닌 발효 추출물 효모를 화학 조미료 대신 사용한다. 당밀, 이스트를 자가분해 해 여과, 농축 시켜 효모추출물과 분말을 생산한다. 이것이 유리아미노산과 핵산이 풍부하게 함유된 이비가짬뽕의 천연조미료가 되는 셈이다. 특허출원 중인 이 효모추출물은 이비가짬뽕의 제 1의 경쟁력이다. 그 외에도 로컬푸드로서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100% 태양초를 고집하며 청양, 예산 농민과 손잡고 일하고 있는 것, 통영 서산에서 당일 채취한 해산물을 사용한다는 것, 한우사골로 국물을 내는 것, 우리쌀을 고집하는 것 등도 이비가짬뽕의 특별한 경쟁력이다. 뿐만 아니다.  국물맛을 최고로 끌어 올리기 위해 온도계를 사용하고, 국물의 염도를 측정한다. 반죽도 반가공 상태로 1인분씩 포장 유통해 주문과 함께 면을 뽑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맛의 계량화를 실현했다.


올해 전국 100호점 목표
지금은 성공신화를 쓰고 있지만 권 대표에게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독립해 1997년에 사업을 시작하고 두 번의 실패를 겪었다. 사업실패와 함께 빚도 수억원에 달했다고. 그러다 2002년 화장실 문화를 선도했던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라는 카피가 뜨면서 도약의 계기가 마련됐다. 지금도 가끔 화장실에서 볼 수 있는 이 카피는 권사장이 건강식품 사업을 시작하면서 화장실에 사용했던 것이란다. 카피 하나가 사람들에게 각인되면서 그의 골든 화이버플러스가 함께 홍보되었던 것은 물론이다. 골든 화이버플러스는 4년 동안 100억 매출을 올리면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사실 이 건강식품 사업이  성공하면서 간절히 바라던 외식업에 뛰어들 수 있었다.
가맹점에 대한 문의가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가맹조건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무엇보다 건강과 관련된 일이니만큼 다른 사람의 건강에도 신경쓸 줄 아는 마음, 재료를 아끼지 않고 맛을 추구하는 마음 등이 반드시 갖춰야 하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돈에 집중하지 않고 맛에 마음을 기울이다 보면 돈은 자연히 따라오리라 생각한다고. 대전은 9호점을 끝으로 사실상 지점 오픈이 끝난 상태다. 지역 상권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15만~20만 인구에 한 개 점을 오픈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비가짬뽕은 올해 전국 100호점을 목표로 뛰고 있다. 


박수경 리포터 supark2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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