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도심의 흉물로 방치됐던 옛 여월정수장이 도시농업공원으로 재탄생해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부천시는 지난 27일 오정구 여월동의 옛 여월정수장 터에서 ‘부천여월농업공원’ 개장식을 가졌다. 이날 개장식은 김만수 부천시장, 한선재 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오정노인복지관 난타동아리와 고강1동 어린이집의 재능나눔 공연, 물고기 방생, 밭갈이 첫삽뜨기, 모종심기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부천여월농업공원은 5만2422m² 터에 자리 잡은 기존 정수시설을 활용해 농사 체험장, 경관작물 파종원, 피크닉장, 캠핑장 등을 마련했다. 옛 저장고는 부들, 창포, 연꽃 등 수생식물과 미꾸라지, 붕어 등이 공생하는 생태연못으로 변신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중·상동의 인공수로인 ‘시민의 강’에 있던 물고기를 생태연못에 방생했다.
공원 내 산책로를 따라 가다보면 도당수목원을 거쳐 부천 둘레길(총길이 42.195km)의 제5코스인 ‘누리길’로 연결된다. 이 산책로는 현재 벚꽃과 진달래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우주온 성곡초등학교 학부모회 회장은 “흉물스럽게 방치됐던 정수장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고 텃밭도 가꿀 수 있는 공원으로 바뀌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부천시는 텃밭교실, 공동체 텃밭, 농사축제 등의 농사프로그램과 가족영화제, 가족 별자리 체험, 겨울철 썰매장 등의 프로그램 등도 운영한다. 이를 위해 천체망원경 등 부대시설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공원 내에 조성된 캠핑장은 5월 13일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텃밭에서 가족이나 아파트단지, 학교 단위로 참여해 재배한 농산물의 일부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해 참여와 나눔을 실천해 나갈 계획이다.
농업공원의 프로그램 운영은 부천형 사회적기업인 ‘지엔그린’이 맡는다. 신미자 지엔그린 대표는 “기존의 공원은 벤치와 녹지가 있는 수동적인 휴식공간으로 인식돼 왔다”며 “여월농업공원은 휴식만이 아닌 지역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역할을 다해 나가는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텃밭은 자연순환 유기농법을 원칙으로 절기에 따른 제철 농사를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 경작하면서 체험하고 소통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공간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천여월농업공원이 들어선 이곳 여월정수장은 1980년대부터 20여년 간 부천시민에게 수돗물을 공급했으나 도시규모 확대에 따라 까치울정수장이 대체 가동으로 되면서 지난 2001년 폐쇄된 채 방치돼 왔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폐쇄된 정수장의 활용방법에 대해 고민하다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공원으로 조성했다”면서 “도심에서 시민들이 편안히 쉴 수 있고, 생명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부천의 명소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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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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